해파랑길

해파랑길 26-25코스: 울진 은어다리 - 수산교 - 덕신해변 -기성망양해변

hadamhalmi 2017. 9. 20. 21:39

 

도보 구간: 울진 버스터미널 - 울진 은어다리 -엑스포공원 - 수산교 - 망양정 - 무릉교 -덕신해변 - 기성 망양휴게소 - 기성 망양1, 30Km

걸린 시간: 7시간 10

 

 

동서울 터미널에서 8 15분 버스를 타고 울진 버스 터미널에 내리니 12시다.

 

오늘 오후에는 적어도 7시간을 걸어야 할 것 같아 점심은 뒤로 하고 우선 26코스의 나머지 구간을 걷기로 했다. 지난 번 도보를 마친 26코스의 울진 은어 다리까지는 강변을 따라 걸어갔다강변에 피어 있는 코스모스가 가을임을 더 느끼게 해 준다.

 

한달 만에 해파랑길을 걸으러 왔더니 넓은 들판의 벼가 노란빛을 띄기 시작해 계절이 바뀌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정원을 가꾸는 아저씨들이 점심을 드신 후 그늘에서 오수를 즐기고 있다. 안을 들여다 보니 코스모스가 활짝 피어 있어 갈 길이 바쁘지만 해파랑길 표시는 무시하고 일단 들어가 꽃 구경을 하고 가기로 했다. 그런데 입구에 진돗개가 묶여 있다.

 

이곳이 무엇 하는 곳 인지도 모르고 둘러 보니 매표소가 눈에 들어 온다. 입장료를 사야 하나 하고 멈칫거리고 있었더니 누워 있던 아저씨 한 분이 고개를 들어 '입장료는 필요 없고 개도 순하니 그냥 지나가라고' 친절하게 안내해 주신다. 들어가니 이곳이 엑스포 공원이다.

 

 

 

 

 

 

 

한참을 구경하다 들어 온 길로 가기에는 너무 많이 온 것 같아 길을 추측해서 계속 직진해서 걸었다.

 

아쿠아리움 근처 작은 연못을 돌아 출입구로 나가니 다행히 해파랑길 리본이 보인다. 여기서 정자 쪽으로 올라가면 엑스포 공원 외곽으로 왕피천을 따라 해파랑길이 나 있다.

 

 이곳에서 가끔씩 울진 송이축제 같은 큰 행사가 열려 한적한 길로 도보 여행객을 안내했을 것 같지만 엑스포 공원의 멋진 송림을 따라 엑스포 공원 정문으로 나가게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엑스포 공원 안쪽은 관리가 잘 되어 있어 걷기에도 좋아 보인다. 시간만 넉넉했으면 좀 더 즐겼을 텐데 아쉽다.

 

엑스포 공원을 나와 수산교를 건너니 25-26코스 해파랑길 안내판이 서 있다. 26코스 종점을 확인한 후 새벽 5시에 일어나 여기까지 온 친구가 배가 고프다 길래 수산교 근처에 있는 '성류 식당'에 들어가 점심도 먹고 잠시 쉬기로 했다.

 

날씨가 더워 막국수를 시켰는데 물이 많은 막국수는 시원하긴 해도 별 맛은 없다. 시장했던 친구가 음식을 가져다 준 젊은 아가씨에게 국수 양이 적다고 하니 국수는 없고 밥 한 공기 먹겠냐고 물으신다. 막국수에 밥이라서 난 잠잠히 있는데 친구는 흔쾌히 먹겠단다.

 

이 분은 반찬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는지 덤으로 잡채 한 접시를 주신다. 밥 한 공기를 막국수 국물에 만 친구는 게 눈 감추듯이  맛있게 먹어 치운다.

 

 

점심을 먹고 왕피천 강변을 따라 걸어 가는데 진풍경이 눈에 들어 온다. 왕피천 강변에서 땀 흘리며 택배 물건들을 분류해서 각자의 트럭에 빼곡히 싣는 광경을 보니  이 분들이 얼마나 힘들게 일하시는지 알겠다. 그런데 비가 오면 어디서 일하시나? 

 

 

 

 

 

망양정 망양해변 근처에 망양정 옛터가 있는 것을 보니 망양정을 이곳으로 옮겨 온 듯.

 

 

 

 

 

 

 

 

 

 

 

 

 

 

 

오산항 마을의 진풍경. 경작할 땅이 적어 그런지 집집마다 문 앞에 상자텃밭을 하는데 그 규모가 크다.

 

 

 

 

 

 

기성망양휴게소에서 저녁을 먹고 나오니 해가 져서 점점 어두워진다.

 

 

 

 

 

저녁 7시가 되니 길을 계속 걷기에는 너무 어둡고 위험하다.

 

망양정 옛터를 지나 망양 1리 초입에 들어 가니 멋진 아라누리 펜션 옆에 허름한 삼성모텔이 눈에 들어 온다. 마침 사장님이 나갔다 들어 오시며 기웃거리는 우리를 보고는 여자 둘이 하룻밤 자는데 4만 원 내란다.

 

캄캄한 밤에 숙소를 찾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고 낼 아침 7-8시 한 시간 동안 식당에서 아침도 먹을 수 있다니 조건도 좋아 이곳에서 하룻밤을 묶기로 했다.

 

그런데 돈을 지불하고 방에 들어 가니 텔레비전은 아주 구식이고 화면도 잘 나오지 않는다. 와이파이는 물론 안 된다. 천장은 물이 샜는지 여기저기 누렇게 얼룩이 져 있다. 게다가 해변가로 난 발코니의 방충망은 찢어져 있어 문을 열 수도 없다~

방에 낡은 에어컨이 있지만 언제 필터를 갈았는지도 모르니 덥지만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내려와 7시간을 땀을 흘리며 걸었더니 몸이 몹시 피곤하다. 그나마 이부자리는 깨끗해서 잠을 청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