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미노 - 스페인 Camino del Norte

Camino del Norte: 24. Cadavedo - Luarca - Piñera

hadamhalmi 2025. 7. 12. 21:38

2025년 6월 3일(화)

도보 구간:  Cadavedo (7:10) - Queruas - Barcia - Luarca (11:30) - Piñera (12:45) (Luarca - Pinera: Alsa 버스(12:15) 타고 감), 17.9Km
걸린 시간: 5시간
날씨: 흐림, 비, 14-20도

 

밤새 비가 많이 내려 기온이 많이 내려갔지만 어젯밤 난방을 해줘 따뜻하게 잘 잤다.

어제 저녁에 잘 때는 이틀간 30Km를 걸어서 조금 쉴겸 숙소 근처에서 8:40분에 떠나는 버스를 타고 Luarca까지 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6시에 눈이 떠져 준비를 하다보니 버스 시간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남는다. 그래서 그냥 걸어가기로 하고 아침에 숙소를 나오니 바람이 불고 조금 춥다.

부슬비가 내려 우산을 쓰고 도로를 따라 걷는데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오신 할아버지 순례자가 현금 인출기에서 돈을 뽑고 있다. 이 분은 가끔 비박도 하는데 어젯밤에 텐트에서 자느라 조금 추우셨단다. 연세는 많아 보이지만 아주 잘 걸으신다.

그론즈앱을 신봉하는 나와 카미노 길 표시가 안 맞아 할아버지와 잠깐 혜어졌다가 다시 만나는 길에서 보니 할아버지가 내 앞에 가고 계신다. 첫번째 문을 연 바로 들어가 미국, 아일랜드, 스페인 순례자들과 함께 쉬기로 했다. 쉬고 있는데 오늘은 어제와 다르게 걷는 순례자들이 많다.

아일랜드, 스페인 순례자와 함께 Luarca로 들어가는데 언덕에서 내려다 보이는  Luarca  아름답다. 카페로 들어가 간단히 요기를 하고 쉬면서 버스 시간표를 보니 12:25분에  Pinera로 가는 ALSA 버스가 있다. 이틀간 30Km를 걸었고 오늘도 Luarca까지 16Km를 걸었더니 물집이 생기려는 지 걸을 때마다 발바닥이 불편하다. Piñera까지 15Km를 더 걷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되어 서둘러 카페를 나와 버스 터미널로 가는데 이탈리아 순례자인 로리스를 만났다. 막 Luarca에 도착한 로리스는 내가 버스를 타고 Piñera로 가려고 한다니 자기도 오늘 Piㅍera 알베르게에서 자니 함께 버스를 타고 가겠단다. 그러면서 시간이 얼마나 남았냐고 묻는다. 25분 정도 남았다니 담배 한 대 피울 시간이 필요하단다. 구글 지도를 보며 길을 가다 방향이 잘못된 걸 깨닫고 되돌아가다 로리스를 다시 만나서 함께 버스 터미널로 갔다.버스 시간이 남아 터미널 앞에 있는 슈퍼에 가서 내일 먹을 식량을 사고 나오니 우리가 타고 갈 버스가 예정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다. 12:15분경 버스를 타려고 줄을 섰는데 놀랍게도 버스에서 혜영 님이 내린다. 어제 걸은 구간이 너무 힘들어 Cadavedo에서 버스를 타고 왔단다. 내가 Piñera로 가려고 한다니 혜영 님은 오늘 여기에서 머무를 계획이란다. 그래서 서로 잘 걸으라는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로리스와 함께 탄 버스는 12:15에 도착해서 승객을 태운 후 12:17분에 출발을 했다. 버스요금은 기사에게 지불했다.

20분 후, La Piñera 버스 정거장에서 내려 7분 정도 걸어가 길을 건너니 Piñera 알베르게다. 알베르게로 가면서 로리스는 버스 탈 생각이 없었지만 너무 힘이 들었던 차에 내가 버스타고 간다니 그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순간적으로 내린 결정이란다. 

알베르게로 들어가니 체크인하기에는 이른 시간인데도 호스피탈레로가 들어오라며 우리를 친절히 맞이해 준다. 이 알베르게는 옛날 학교를 알베르게로 개조한 곳으로 자그마하다. 침대를 배정 받고 쉬는데 해가 난다. 빨래도 널고 오랜만에 침낭도 널었다. 모는 순례자들은 햇살을 즐기는데 나만 우산을 쓰고 햇볕에 앉아 있으니 모두가 나를 보며 웃는다.

조금 있으니 헤스터가 들어온다. 어제 40Km를 걷고너무 힘들어 뻗었는데 오늘 다시 28Km를 걸었단다. 대단한 체력이다. 오후 늦게 혜영 님이 알베르게로 들어와서 깜짝 놀랐다. 루아르카 시내서 놀다 그곳 알베르게에 갔는데 맘에 안 들어 버스를 타고 왔단다. 앏르게 정원에서 쉬고 있는데 Layla와 Liz가 Layla 딸과 함께 들어온다. 오랜만에 다시 만나니 반가워서 포옹 인사를 했다. 히혼에서 나와 헤어진 날 아빌레스에서 자고 다음 날 오비예도 관광을 하고 왔단다. 그러면서 나처럼 오비예도가 맘에 들었단다. 이 순례자들도 놀멍쉬멍 걷는데 Layla가 팀 리더다.  

오후에 쉬면서 내일 가는 La Caridad의 알베르게 예약을 인터넷으로 하는데 계속 오류가 난다. 호스피탈레로에게 도움을 청하니 인터넷 예약은 위험하니 하지 말란다. 그러면서 전화를 해 주는데 인터넷 예약은 다 찼고 방이 없단다. 하지만 그냥 와서 어제 Ivan과 전화를 한 사람이라고 얘기를 하면 방을 주겠단다.

저녁 시간이 다 되어 마지막으로 대원 님이 들어 왔다. 오늘 저녁에는 거의 모든 순례자들이 함께 했다. 오늘 들어 온 순례자들 거의 모두가 어제 걸은 해안길에서 힘든 얘기를 하느라 시끌시끌하다. 식탁 규모가 작지 않았지만 분위기가 아주 좋았고 저녁 메뉴도 맛있고 후식까지 먹을 게 넘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