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12일(화)
도보 구간: 영실 휴게소 – 윗세 족은오름 전망대 – 윗세 오름 대피소 – 어리목 탐방소 – 어리목 버스정류장, 16Km
걸린 시간: 4시간 20분
어제 아침에 1100고지 습지에 갔을 때만해도 한라산에 눈이 하얗게 덮여 있었다. 그런데 제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8시 반 버스를 타고1100도로를 지나 가는데 하루 만에 눈이 다 사라지고 없다. 대 실망이다. 영실 탐방 안내소 버스정류장에 내리니 9시 반이다.
평소에는 영실 탐방안내소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영실 휴게소까지 걸어 올라 가는데 오늘은 택시를 타고 가기로 했다. 줄을 서 있으니 택시 기사가 와서 니 한 대에 7000원이란다. 세 명이 합승을 해서 타고 가는 중에 각각 3000원, 2000원, 2000원씩 모아 택시 기사님께 드리니 기사님은 내려서 우리보고 택시비를 가위 바위 보로 결정하라고 할 생각이었다며 조금 아쉬워하신다. 택시를 타면 영실 휴게소까지 5분 정도 걸린다.
설산을 걸을 거란 기대를 하고 갔지만 따뜻한 날씨로 영실 등산 구간에는 눈 흔적도 없고 봄기운으로 가득하다. 아이젠을 할 필요가 없어 스틱만 준비하고 등산을 시작했다.
날씨가 화창해서 그런지 버스를 타고 가다 잠깐 본 산방산은 오늘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이었는데도 영실 병풍바위를 보며 올라 가는 길에서도 더 확실하게 보인다
2시간 정도 걸어 올라간 윗세오름 대피소 앞 넓은 나무테크에 앉아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점심을 먹는데 옆에 있던 한 젊은 청년이 까마귀들에게 과자를 던져 준다. 갑자기 주변에 모여 있던 까마귀들이 벌떼처럼 청년에게 몰려 들어 날개를 퍼덕이니 주변이 어수선하다. 던져 올린 먹이를 낚아 채가는 모습에 흥분해 이 청년은 다시 한 봉지를 들고 먹이를 주니 그 주변은 까마귀 떼들로 아수라장이다.
조금 떨어져서 그걸 본 내 옆의 어린아이도 엄마에게 과자를 달라고 해서 까마귀에게 먹이를 던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바로 그 앞에 있는 탐방대피소 안내 직원은 아무런 조치를 안 하고 있다. 청년이 과자 2봉지를 다 준 후에야 한라산 탐방시간 안내를 하며 자연생태계 보호를 위해 까마귀에게 먹이를 주면 안 된다는 방송을 한다. 때늦은 안내 방송에 어이가 없다.
두 시간 반 동안 땀 흘리며 올라간 대피소 앞 나무테크에 깔개를 깔고 지친 발도 쉬게 할 겸 신발을 벗고 편안하게 쉬고 있었는데 청년에게 날아 가던 한 까마귀의 똥이 내 양말 위로 떨어졌다. 머리 위에 떨어 지지 않은 걸 다행이라 생각하며 물 휴지로 급하게 처리를 한 후 한가하게 점심 휴식을 하려던 계획을 접고 어리목으로 하산하기로……
하산길에서는 만세동산을 지나니 길에 눈이 쌓여 있어 아이젠을 하고 내려 왔다. 어리목 탐방 안내소에 도착하니 3시 15분이다. 여기서 15분을 더 걸어 내려오면 있는 어리목 버스 정류장에서 3시 55분 버스를 타고 제주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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