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처음으로 혼자 여행길에 나선 날이다. 아이들이 대학 가는데 다른 부모처럼 신경을 쓰지는 않았지만 두 살 터울인 아이 둘 다 재수를 해서 대학에 들어갔으니 4년 동안 수험생 부모로 살았다. 이젠 내 짐도 홀가분해졌고 나도 여유를 갖고 인생을 즐기며 살 때가 온 것 같아 용기를 내서 집을 나섰다. 다행히 한 주 전에 올레길을 다녀 온 회사 동료가 생생한 정보를 주어 올레길을 걷는 것이 한결 수월하다. 동네 사람들에게 물어 버스 정류장으로 나가니 벌써 어둑어둑해진다. 버스를 타고 숙소인 월드컵 경기장 찜질방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