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도보 여행 후기 (2017.11.27. - 2018.11.29.) 11월 말의 제주는 늦가을의 정취에 푹 빠지기 아주 좋은 곳이다. 서울에서 벚나무 단풍은 가을을 알리는 첫 신호 정도 밖에 안 되었지만 이곳의 벚나무 단풍은 또 다른 맛을 느끼게 해 준다. 여행 첫날은 햇살도 좋고 바람도 잔잔했지만 아쉽게도 미세 먼지가 심해 한라산을 볼 수 없었다. 해질녁 동검은이 오름을 돌아 나오다 곶자왈에서 길을 잃고 헤맸다. 개구멍을 통해 겨우 동검은이 오름을 빠져 나왔을 때의 그 미묘한 감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한 시간 전만해도 길을 잃고 헤매며 두려움에 판단력이 잠깐 흐려지기도 했지만 내 앞에 한 상 차려진 맛있고 싱싱한 참돔과 방어회를 먹으며 친구와 딸 아이, 그리고 딸아이 친구와 함께 웃으며 삶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