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미노-스페인 프랑스길

11. 아타푸에르타 - 부르고스

hadamhalmi 2014. 6. 17. 22:00

2014 6 17()

 

도보 구간: 아타푸에르타 - 부르고스, 22.1Km, 5시간 20 

 

 

아침 일찍 알베르게를 나서는데 안개가 자욱하다. 작은 산을 넘을 때는 안개와 습기로 아침 도보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어제 같은 숙소에서 지낸 더블린에서 온 '라오스'와 얘기를 하며 함께 걸은 덕분에 부르고스까지 지루하지 않게 걸었다.

 

1989년 독일 통일 운동에는 수동적으로 조금 참여를 했던 라오스는 독일 드레스덴 출신으로 화학을 공부한 청년이다. 졸업 후 독일에서 세제 공장에서 일하다 대체복무를 더블린의 병원 조무사로 일했단다. 제대 후 더블린에서 일을 구해 계속 그곳에서 살고 있는데 지금은 직장을 그만 두고 다른 직장을 구하는 사이에 도보 여행길에 나섰단다.

 

라오스는 독일 통일 전에도 아버지, 어머니가 돈을 저금해 일년에 한 번은 동유럽 국가로 가서 휴가를 지내곤  했고 통일 후에도 큰 변화 없이 안정정인 생활을 하고 있어서 다른 동독인들과는 달리 이등 국민이라는 생각은 안 한단다.

 

11시경 부르고스 시내에 들어와서는 편안하게 월드컵 축구를 보기 위해 호텔에서 묶겠다는 라오스와 헤어져 혼자 공립 알베르게 앞으로 가니 벌써 스펜서 씨가 와 있다.

 

12시부터 입실이 가능하니 일찍 도착한 순례자들은 배낭을 숙소 앞에 놓고는 건너편 바에서 기다리 있다. 나도 배낭을 놓고 바로 가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나와 3번째로 입실했다. 공립 알베르게의 시설이 이렇게 좋을 수가...

 

경찰에게 길을 물어 찾아간 슈퍼마켓은 1층은 재래 시장 형태로 생선과 신선한 과일이 풍부하고

2층은 일반적인 대형 슈퍼마켓이다.

  

스펜서 씨와 간단하게 장을 보고 돌아와 대성당을 관람했다. 부르고스를 둘러보는 성곽 순환 관광 버스를 타고 성곽 주위도 한 바퀴 둘러 본 후 숙소로...

 

숙소로 가니 토산토스 알베르게에서 만난 오스트리아 아가씨 기젤라와 어젯밤 숙소에서 같이 잔 미국 아줌마, 그리고 야마모토도 와 있다.

 

안내 센터에서 받은 정보를 가지고 혼자 부르고스에 있는 아트 박물관 3곳을 찾아 둘러보고 돌아왔는데 그때까지도 기젤라와 야마모토는 바에서 술을 마시고 있다.

 

체중을 줄이고 싶어 순례길에 나선 기젤라는 몸이 무거워 다리에 무리가 갈까 봐 조금씩 걷는단다.  기젤라와 함께 대성당 앞 식당 노천에서 순례자 메뉴를 시켜 먹는데 바람이 너무 강하게 불고 추워서 앉아 있을 수가 없다.

 

할 수 없이 식당 안으로 자리를 옮겨 저녁 식사를 하던 중 옆에 앉아 식사를 하던 베를린에서 온 한 부부가 우리가 하는 얘기에 끼어 들어 함께 이야기를 하며 식사를 마쳤다. 이들도 까미노 길을 걸었고 그 길이 좋아 이번에 부르고스로 여행을 왔단다.

 

 

 

성곽에서 내려다 본 부르고스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