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 구간: 시흥 초등학교 – 말미 오름 – 알오름 – 종달리 초등학교 – 성산 갑문 – 성산 일출봉 – 수마포 – 광치기 해변
밤새 비가 많이 내렸다. 아침에 일어나니 다행히 비가 살살 뿌린다.
버스를 타고 시흥리 초등학교 앞에서 내리니 해가 난다. 옛날 이발소를 보러 마을로 내려가는 길에 마주친 할망 민박. 마을로 가는 길에 만난 할아버지에게 이발소에 대해 물으니 이젠 영업을 안 한다고 하셔서 다시 시흥 초등학교로 올라 갔다.
휴게소 옆에 있는 평상에 앉아 바다를 보며 세화의 집 아주머니가 싸 주신 주먹밥을 먹고 나니 갑자기 소낙비가 내린다. 벗어 두었던 양말과 신발을 급하게 신고 우비를 꺼내 입는데 해변가에서 게를 잡던 아주머니가 우리에게 오셔서 핸드폰을 빌려 달라신다. 아주머니는 집에 열어 놓은 창문과 널어 놓은 빨래를 거두어 달라며 옆집에 전화를 하신다. 물건을 사러 오신 한 아저씨가 이 아주머니에게 말을 거는데 이젠 제주도 말이 들린다. 아저씨는 두 분의 대화를 알아 듣는 나에게 의아해 하며 어디서 왔냐고 묻는다.
성산 갑문을 지나 성산 일출봉으로 향하는 올레길이 새롭게 났다. 갑문을 지나자마자 성산항 쪽으로 올레 표시가 나 있다. 표시를 따라 가는데 가는 방향이 성산항 쪽이라 의심을 하며 다시 되돌아와 솔레 민박집 1층에 있는 슈퍼 아저씨께 길을 물으니 성산항 쪽으로 가는 것이 맞단다.
다시 되돌아 가는데 앞서 간 한 올레꾼도 표시가 이상하다며 되돌아 온다. 함께 성산항 방면으로 길을 가며 길을 찾는데 주차장 옆으로 난 길은 빗물로 잠겨 있어 우회해서 올라갔다.
수마포 해변 입구에서 만난 한 아주머니는 자신은 아직 오분 자기는 못 잡고 보말과 매콤한 맛 나는 작은 소라 같은 것만 잡을 수 있단다. 수마포에서 '태양을 삼켜라'의 촬영을 했다며 가보란다.
수마포를 둘러 보고 해변가로 내려 와 아주머니에게 많이 잡으셨냐고 물으니 비닐 봉지를 보여 주신다. 그러더니 비닐 봉지에 들어 있는 자두 두 개를 우리에게 하나씩 주셔서 먹어보니 엄청 시다. 그래도 정성껏 주셨으니 삼다수 물로 씻은 후 맛있게 먹었다.
광치기 해변에는 1코스 마치는 지점이 명확하게 표시되어 있지 않아 조금 불편하다. 처음 온 사람들은 리본만 따라가다 2코스로 접어들기에 안성맞춤이다. 2코스 시작점을 지나 고산 성산 농협 앞까지 걸어 나와 버스를 타고 표선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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