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길

제주올레 15코스: 한림항 - 고내 사거리

hadamhalmi 2010. 2. 28. 23:23

 

도보 구간: 한림항 한수리 - 수원리 복지회관 - 납읍리 금산공원 - 고내봉 - 고내 사거리

 

 

여행 2일째. 새별오름에서 돌아 오는 길에 한림항 입구에 내려 조금 늦긴 했지만 15코스를 걷기로 했다오후 2시부터 시작하니 해지기 전까지 부지런히 걸어야 한다.

 

15코스 시작을 알리는 푯말 바로 옆에는 공동으로 생선을 말리는 작업장이 있다. 이곳에서 아지를 널고 있는 할아버지를 만났다. 아지의 제주도 이름은 각재기라고 알려 주신다이곳에서는 모든 생선을 다 말리나 보다. 도미, 제주 조기, 옥돔, 아지, 아구, 상어 등 여러 가지 생선이 널려 있다.

 

 

 

 

도미
 옥돔
상어
 아구
한수리 환해장성

한림항에서 물을 사오는 것을 깜빡 잊었다. 마을 아주머니에게 상점이 있냐고 물으니 없단다. 난감해 하고 있는데 마침 근처에 수원리 복지회관이 있다. 건물로 들어가 할아버지에게 물 좀 얻을 수 있냐고 물으니 이층 수원리 사무소에서 물을 담아 가라신다. 빈 통에 물을 담고 내려 오면서 할아버지께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드리고 길을 재촉했다.

 

 대림안길 입구를 들어서는데 공터에서 아이들이 흙을 쌓고 놀고 있다. 흙놀이 하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하는 거냐고 물으니 자신들이 개발한 놀이란다. 자기들이 개발한 놀이가 여러 개 있다며 보여 주겠다고 한다. 아쉽지만 오랫동안 기다릴 수가 없어 그냥 지나갔다.

 

 선운정사를 지나 오르막길에 있는 난간에는 안전때문에 노란색을 칠해 놓았겠지만 주변 풍경과 영 어울리지 않아 생뚱맞다.
 금산공원 입구 공원을 들어서니 숲이 울창하다.
숲을 한바퀴 돌고 나오며.

 

 

 백일홍길
 밭일을 마치고 돌아 가는 아주머니. 길가에 세워진 트럭에 먼저 올라 타 다른 분들을 기다리고 계신다.

 

고내봉에 들어서니 해가 지기 시작한다. 정상에 올랐다 내려 오는데 점점 어두워진다. 마침 동네에서 산책 나오신 분들 네 명이 있어 어둑어둑한 산길을 내려 오는 것이 무섭지 않다. 동네분들은 어두워진 길도 잘 걸어 내려 가신다. 어두워진 길을 걷다 다리를 다칠까 걱정이 되어 준비해 간 헤드랜턴을 꺼내 머리에 쓰니 동네분들이 수군거리신다.

 

고내촌에 내려 오니 벌써 어둡다. 동네분들과 헤어져 하가리 갈림길까지 발검음을 재촉하며 혼자 어두운 숲길을 따라 걸어 가는데 내 불빛에 놀란 꿩들이 도망가느라 주변이 시끄럽다.

 

하가리 갈림길에서 고내 사거리까지 나오는데 주변은 캄캄하고 자동차도 드문드문 달린다. 주변에 버스정류장을 찾았지만 캄캄해서 도대체 모르겠다. 게스트하우스에 전화를 걸어 물어보니 애월 고등학교 앞까지 걸어 가서 버스를 타란다.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하니 저녁 7 30분경이다.

 

오늘은 아침 7시부터 14코스의 6.1km, 비양도 6km, 새별 오름 4km 그리고 15코스의 18.5km 걸었다. 하루에 네 곳을 걸은 것도 처음이지만 히루에 34km를 걸은 것도 처음이다

숙소에 돌아와 발바닥을 보니 물집이 여러 곳에 생겼다.

 

3개월 만에 장기 도보를 한데다 갑자기 너무 많이 걸어 그런 것 같다. 바늘로 물집을 터트려 소독을 하고 약을 바른 후 일찍 잠을 청했지만 너무 힘이 들어서 그런지 잘 수가 없다옆 침대의 한 아주머니는 지난 밤 게스트 하우스에서 잠을 못 자 너무 피곤하다며 금방 코를 골며 주무신다.

정말 피곤하신가 보다. 내일 아침에 내 다리가 온전 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