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세상

서울 동자동

hadamhalmi 2010. 4. 3. 22:09

 

 

오늘은 쪽방 도배를 하러 가는 날이다.

지하철을 타고 서울역에서 내려 12번 출구로 나가 왼쪽길로 올라 가면

근처에 용산 상담소가 있다.

이곳에서 1시까지 모여

안내해 주는 쪽방에 가서 도배를 해주는 것이 오늘의 과제다. 

오후 1시 모임인데 조금 일찍 도착해서 먼저 동네를 둘러 보았다.

 

이 동네 이름은 동자동.

이곳도 재개발의 열풍에서 제외는 아니라 동네 초입에는 건설 현장이 들어서 있다.

약 20분 동안 둘러 본 동네는 어려운 사람이 많은지 곳곳에 월세방 광고와 복지 시설이 있다.

 

 

 

 

 

 

 

 

 

 

 

 

 꽃집의 꽃이 예쁘다.

 

 

오늘 내가 간 곳은 동자동 28번지에 있는 쪽방이다.

할아버지 한 분이 살고 계시는 이곳은 0.9평의 작은 방으로 

지금까지 내가 본 곳 중 환경이 가장 열악하다.

 

이곳은 바퀴 천국이다. ㅠㅠㅠ

먼저 해야 하는 일은 할아버지 짐을 길가에 다 내놓는 것이다.

우리 팀은 여자 4명과 남자 1명으로 총 다섯 명이다.

다행히 한 명의 여자 청년이 바퀴를 무서워하지 않아 물건을 내놓는 일은 무사히 끝났다.  

 

그런데 이 방의 벽지가 다 일어나 있어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상태가 나쁜 곳은 다 뜯어 내고 신문지로 초배를 하고 바퀴약을 잔뜩 뿌리고 방문을 닫고 나와

집 앞 공원에 종이 상자를 깔고 벽지를 자르고 풀칠을 했다.

 

우리 모두 초보자라 도배하는 일이 서툴고 해야 할 일도 많다 보니 다른 팀보다 많이 늦다.

하지만 일을 먼저 끝낸 다른 팀의 전문가(?) 두 분이 우리를 도와 주기 시작하니 일의 진도가 빨라진다.

오늘의 임무는 도배만 해 드리는 것이다.

 

하지만 바퀴의 온상인 장판을 그대로 두고 도배만 하는 것이 영 마음이 편치 않아

일하는 사람들과 의견을 모은 후 진행자에게 부탁을 해서

장판을 새 것으로 바꾸어 주는 것으로 결정이 났다.

 

7명이 달라 붙어 0.9평의 벽지를 바르는 일은   

오후 2시에 시작해 저녁 7시가 넘어서 끝이 났다.

 

일은 힘들었지만 할아버지 방이

그 동네에서 가장 깨끗한 방으로 변신을 하게 되어

마음이 편안하다.

  

또 청년과 장년, 여자와 남자 구분없이 일곱 명 모두가 열심히 힘을 모아

자기가 감당할 수 있는 일을 맡아 겸손하게 처리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 모습에서 난 오늘 또 한 가지를 배웠다.

역시 나누면 그 열매는 몇 배로 늘어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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