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도보 여행

숯모르 숲길 (한라 생태숲 - 섯개오름 - 편백나무숲길 - 장생의 숲길 - 거친 오름 - 노루 생태관찰원)

hadamhalmi 2012. 12. 7. 00:18

 

도보 구간: 한라 생태숲 - 섯개오름 정상 = 절물 휴양림 편백나무숲길 - 장생의 숲길 - 거친 오름 - 노루생태관찰원 - 민오름 - 큰지그리 오름 - 교래휴양림

걸린 시간: 7시간 30분

 

 

도보 여행 셋째날.

 

오늘은 5.16 도로에 있는 한라산 생태숲에서 교래자연휴양림까지 걸을 예정이다. 서울에서 내려 올 때는 봉개동 민오름에서 교래자연휴양림까지 걸을 계획이었다. 그런데 숙소 아주머니가 11월부터 한라 생태숲에서 절물 휴양림 개오리 오름의 편백숲과 삼나무 숲을 지나쳐 노루생태관찰원까지 연결하는 8Km의 '숯모르 편백 숲길'이 생겼다고 말씀을 해 주셔서 이 구간과 민오름 구간을 연결해서 걷기로 했다.

 

오늘은 일정이 길어 아침에 '불당골 해장국집'에 가서 북어 해장국으로 몸을 따뜻하게 한 후 터미널로 가니 바로 조금 전 5.16 도로로 가는 버스가 떠나 버렸다. 마침 교래를 거쳐 표선으로 가는 8:28분 버스가 있다는 안내원의 도움으로 한라생태숲 입구에 내리니 9시다.

 

한라 생태숲 입구에서 숯모르 편백숲길을 걷는다고 하니 야자 매트길을 끝까지 따라 가면 된다고 알려 주신다. 생태숲에서 흙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  야자수잎으로 만든 '인공의 길'을 거의 전 구간 걸을 생각을 하니 마음이 답답하다. 물론 환경을 생각해서 큰 돈을 들여 준비 했겠지만 화산석 토양 위를 걷는 자연의 느낌은 전혀 없고 그저 건강을 위해 걷는 딱딱한 길일 뿐이어서 아쉬웠다.   

 

노루생태관찰원에서 만난 한 젊은 부부는 노루가 어디있냐고 묻는다. 하긴 이곳을 걸으며 본 노루는 생태원 입구 우리에 있는 노루가 전부였다. 다들 어디로 간건지. 

 

생태원 입구로 나오니 안내원이 제주도는 대부분 민둥산이니 필요가 없다면서 다음부터는 스틱을 가지고 다니지 말란다. 스틱의 집을 낀 채로 다닌 것을 보더니 안심이 된다는 표정이다.

 

숙소 아주머니가 혹시 길을 잃으면 안 된다며 스틱에 부착된 나침판이 있어 빌려 준 것인데 그렇지 않아도 지금까지 걸을 때는 별 쓸모도 없는 것이 여간 귀찮은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것이 쓸모가 있을 줄이야.

 

 

 

한라숲 지하수 굴착 시 출토된 암석들
숲길을 걷는데 솜털 같은 눈발이 사뿐히 내리는 것이 환상적이다. 눈을 맞아 즐겁다는 생각이 든 것은 아주 오랜만이다.
아스파라거스 열매
  장생의 숲길에서 노루생태관찰원으로 가는 갈림길에서.
동자석
거친 오름에서 바라 본 풍경
거친 오름에서 내려 와 점심을 먹으며 쉬는데 구름에 가려졌던 한라산 정상이 모습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