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도보여행

소백산

hadamhalmi 2013. 8. 14. 17:43

어젯밤 산골민박 주인 아저씨의 조언을 듣고 등산 코스를 비로봉을 올라 희방계곡으로 내려 오는 것이 아니라 죽령 휴게소를 거쳐 소백산역까지 종주 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이 더위에 12시간을 걸을지 의문이지만 한번 해보기로 하고 아침 7:20분에 숙소를 나섰다. 마침 산골 민박의 뒷길이 비로봉으로 가는 등산길이라 삼가리 탐방입구에서 시작하는 것보다는 조금 수월하다.

도보 구간: 달밭골 산골민박 - 비로봉 - 연화봉- 죽령휴게소 - 죽령 옛길 소백산역
걸린 시간: 11시간

   

샘터
둥근이질풀
동자꽃
비로봉 올라가는 길에서.. 이곳부터 비로봉을 거쳐 연화봉까지는 야생화 천국이다.
이곳에 올라 주변 경치을 보니 환상적이다. 숨을 헐떡걸리며 올라 온 보람이 있다.
물레나물
물봉선
송이풀
긴산꼬리풀
진범
연리지
소백산 천문대

더운 여름 긴 산행에 꼭 필요한 물을 천문대 옆에서 만나니 더없이 반갑고 등산객을 배려해 주는 마음에 감사하다. 그런데 걷다 보니 뭔가 이상하다. 이곳에 차를 타고 올라 오는 사람들이 있는 걸 보니 죽령 탐방 안내소까지 혹시 시멘트 길인가? 휴, 이 땡볕에 시멘트 길을 걸어야 하다니.... 

소백산 천문대부터 죽령휴게소까지는 시멘트길이고 내리막길이다.
어수리

                                

병조회풀
제2연화봉 쉼터에서 마라본 풍경
멀리 풍기읍이 보인다.

죽령 탐방 안내소를 내려와 죽령에 나오니 세상에 마을 사람들이 길가에 차를 세워 놓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 주변에 좋은 숲이 있는데도 시원한 바람이 분다는 것 하나로 냄새나는 화장실 앞에서도 차로 옆에 사람들이 삼삼 오오 모여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 

친구가 더는 못 걸어 가겠다며 버스편을 알아보는데 3:30분이 풍기가는 막차란다. 5시나 되어 내려 왔으니 할 수 없이 죽령 옛길을 걸어 소백산 역으로 가기로 결정. 해지기 전에 빨리 가야하니 피곤한 다리지만 힘을 내기로...

죽령 휴게소에서 너무 덥고 지쳐 아이스커피를 마셨다. 인스탄트 맥심 커피에 얼음 3-4개 띄우고 종이컵에 300ml 정도 타주며 2,000원을 받는다. 세상에나...

충청도 죽령에서 죽령 옛길로 가는 길을 찾아 헤매고 있는데 할아버지 한 분을 만나 길을 물으니 친절하게 우리를 경상도 죽령 땅으로 넘어가는 죽령 옛길을 안내해 주신다. 지금은 풍기에 사시는 분이지만 고향은 경기도란다. 

죽령 옛길은 너무 평범하다.
칡꽃
코스모스
호두 나무
희방사 마을

소백산역에 들어가 내일 풍기역에서 출발하는 기차 시간표와 이곳에서 묶을 숙소를 물으니 역에 계시는 분들이 친절히 안내를 해 주신다. 먼저 안내 해 주신 숙소로 가서 밥을 먹으려고 들어 갔더니 주인이 없다. 다시 나와 또 다른 민박집으로 찾아 가려고 하는데 역에서 일하시는 분이 마침 퇴근길에 풍기로 나가는데 태워주시겠단다.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고 차를 타고 가는데 철도청에서 25세 이하 청년들에게 할인해 주는 숙소인 풍기 관광호텔을  안내해 주셔서  일단 호텔로 가기로 했다.

프론트에서 철도청 직원이 말한대로 사정을 말씀 드리니 하룻밤에 4만 원하는 온돌방을 주신다. 호텔 사장님은 7월 25일부터 8월 4일만 피하면 도보 여행할 때 이 가격에 주실 수 있으시단다. 짐을 풀고 나와 사장님이 안내해 주신 생고기 집으로 가서 주먹밥과 미숫가루를 먹으며 땡볕에 11시간을 걸은 버틴 지친 몸을 회복시키기 위해 한우 갈비살을 저녁으로 먹었다.

호텔로 돌아 오는 길에 내일 아침 부석사 가는 버스 시간표를 알아 보고 돌아 오는데 풍기 인견 가게가 문을 열고 있다. 궁금해 가서 보니 썩 좋은 물건은 아니지만 가격이 저렴해 풍기 인견 블라우스를 하나씩 사 가지고 호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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