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랑길

해파랑길 25-24코스: 기성 망양해변 - 기성망양터미널 - 구산해변 - 월송정 - 후포항

hadamhalmi 2017. 9. 21. 22:27

 

도보 구간: 기성 망양1 - 기성망양버스터미널 - 향곡마을 - 구산해변 - 월송정 후포항, 42 Km

걸린 시간: 10시간

 

 

어젯밤 우리가 잔 방이 해변 쪽으로 창이 나 있어 아침을 먹기 위해 일어나니 해가 뜨기 시작한다해변으로 나가 일출을 보고 아침을 먹으러 1층 식당으로 들어 가니 혼자 일하시는 아주머니가 몹시 바빠 보인다. 아침으로 소박한 반찬 네 다섯 가지와 , 그리고 소고기 미역국이 나왔는데 특이한 것은 민들레 쌈이다민들레 무침은 덴마크 여행 중에 해 먹어 봐서 알지만 민들레 쌈은 처음이다. 먹어 보니 민들레 쌈은 쌉싸름한 것이 맛이 있다.

 

이 모텔에는 주로 철도 공사를 하는 인부들이 머물러 식당이라지만 함바집 성격이 커서 아침, 점심, 저녁 식사를 위해 짧게 문을 연단다.

 

울진터미널 근처 식당에서 먹었던 아침 부페 음식보다 이 아주머니의 소박한 아침이 더 맛이 있다. 식사 후 어제 못 걸은 25코스의 마지막 구간과 24코스의 종점인 후포항까지 가려면 적어도 10시간을 걸어야 하니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8시에 걷기 시작했다.

  

 

 

 

해변을 가다 송림이 있으면 해파랑길 표시와 상관 없이 무조건 송림으로 들어가 걸었다.

 

오늘 넘은 6개의 고개 중 하나인 첫 번째 고개.
24코스 시작점이자 25코스 종착점인 기성 공용 정류장. 이곳에서 동서울 가는 버스가 9시 5분 하루 한 번 있다. 그런데 이곳 화장실은 너무 지저분하다.  주로 기성면 주민들이 사용할 텐데 시설을 조금 개선하면 좋겠다. 터미널이 너무 낡아 그렇겠지만 바로 옆 새로 지은 '기성면 사랑채' 건물과는 아주 대조적이다. 화장실 이용 시 기성면 사랑채로 가는 게 좋을 듯. 

울진 공항을 지나 해변가에 있는 조용한 향곡 마을 정자에 누워 피곤한 다리를 쉬게 한 후 출발.

 

구산 해수욕장 송림. 해변가에 있는 'Cafe 구산 블루스'로 가  냉커피를 마시며 충분히 쉰 후 출발.
월송정

오래 걸었더니 발바닥에서 불이 난다. 피곤한 발을 식히려고 바닷가로 내려가 배낭은 모래사장에 던져 놓고 바위에 걸터 앉아 바닷물에 발을 담그니 살 것 같다. 근데 9월의 바닷물은 생각보다 따뜻하다.

 

덜익은 수숫대로 방 비를 만드는 할머니.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으니 웃으시며 흔쾌히 허락하신다.
후포항이 가까워질수록 아쉽게도 공유지를 사유화 하는 현상이 많이 나타난다.
이곳에는 정자마다 발을 쳐 놓고 화투를 하고 있다. 손님들은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가 아니다. 이래도 되나?

등기산에서 내려 오는 길은 해파랑 표시가 안 보여 우리의 짐작대로 길을 찾아 후포항으로 내려 왔는데  이 길 아주 흥미롭다.

 

 

오늘 하루 10시간 동안 걷느라 피곤한 몸에 맛있는 음식도 필요하고 울진에 왔으니 울진 대게도 먹어보기 위해 '동해 수산'으로 들어 갔다.

 

대게 가격을 흥정을 하는데 너무 비싸다. 할 수 없이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홍게를 먹기로 했다이곳은 게를 쪄서 내오기까지 기다리는 동안 먹을 꼴뚜기, 고둥, 문어, 방풍나물 외에는 스끼다시가 하나도 없다. 오직 게에만 집중하게 만드는 식당이다.

 

대게와 홍게도 손질하지 않고 찐대로 주어서 어떻게 먹어야 할 지 난감하다주인 아주머니에게 먹는 방법을 물으니 아주머니가 와서 먹을 수 있게 준비해 주신다. 주인 아주머니는 준비를 안 해 줘서 가격이 싸다는데 14만 원이 적은 돈인가그런데 옆 자리에서 홍게를 주문한 아저씨들도 어떻게 먹을 지 난감해 아주머니에게 물어 봤는데 우리와는 달리 어떻게 먹으라고 말씀만 해 주시곤 가 버리신다.

 

대게와 홍게가 얼마나 큰지 둘이서 원 없이 먹었다. 대게 값이 홍게보다 두 배 비싸서 그런가 대게가 홍게보다 달고 맛있다. 그런데 울진대게가 유명해 대게를 먹었지만 정작 우리가 먹은 대게는 수입산이고, 홍게만 국내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