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 구간: 후포항 - 금곡마을 - 병곡마을 - 고래불해수욕장, 18Km
걸린 시간: 3시간 20분
오늘은 오전에 부지런히 걷고 오후 2시 25분 버스로 서울로 올라 가야 하니 마음이 조금 바쁘다.
어제 저녁을 너무 거하게 먹어 오늘 아침은 모텔방에서 남은 떡, 마늘 바게트빵과 요구르트로 간단하게 원두 커피를 마시며 소박하게 해결했다. (이 모텔에서 손님들을 위해 전자레인지와 원두커피를 제공해 준다. 시설은 깨끗하고 좋은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후포항에서 가장 최근에 지은 모텔이 와이파이가 안 된다는 것.)
식사 후 도보를 시작하기 전 어제 저녁 보지 못한 종점 표시 안내판을 찾으러 나가 보니 후포항 수협 건너편 공용화장실 앞에 있다. 우리는 화장실 이용을 안 했으니 그냥 지나쳐서 못 보았나 보다.
12시 전에 도보를 마쳐야 하니 아침 8시부터 걷기 시작했다.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 잠깐만 쉬면서 열심히 걸었더니 고래불해수욕장에는 11시25분에 도착했다.
병곡 버스 정류장 앞에서 조금 기다리니 11시 35분에 영해 터미널 가는 버스가 온다. (버스비는 카드 사용이 안되어 현금으로. 영해까지 한 사람당 1,200원이다.)
병곡마을에서 고래불 해수욕장으러 넘어 가는 해안가에는 폐업한 양식장이 즐비하게 있다. 멋진 풍경을 그냥 놓아 둘리 없는 펜션 주인들이 양식장 옆에 풀장 딸린 숙소를 근사하게 지어 놓아 대조적이다.
폐업한 양식장이 해변가에 흉물로 남아 있는 것 보단 이런 펜션이 들어 서는 게 대안이란 생각이 든다.
경찰서 건너편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10분 정도 달려 영해 터미널에서 내려 먼저 동서울 가는 버스표를 샀다. 그리고는 점심도 먹고 마른 가자미를 사러 근처 영해 시장으로 갔다.
시장에서 건조망을 산 후 가게 주인 아저씨가 알려 준 식당에 들어가니 시장 사람들이 애용하는 식당이라 가격도 저렴하다.
칼국수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다음 달에 내려와 걸을 영덕 구간에 관해 얘기를 하고 있으니 옆에 앉아 식사를 하시는 아저씨들이 해파랑길에 대해 조언을 해 주신다.
한참을 기다려 나온 칼국수 국물이 조금 짜서 찬물을 한 컵 붓고 나니 간이 적당하다. 반찬으로 나온 열무 김치와 김치처럼 양념한 고구마 줄거리도 맛이 있다.
이곳 분들은 다른 사람 일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지 무엇이든 물어보면 조금 지나치게 친절하시다.
길을 가며 우리끼리 얘기를 하는 것을 들으시곤 우리가 찾는 시장을 알려 주시는 분도 있다.
건조망 사는 가게를 물어 봤던 생선집 할머니는 우리가 길을 잘못 들자 그 방향이 아니라며 소리치시며 왼쪽으로 가라고 알려 주신다. 밥을 먹고 나오는 길에 다시 뵈니 건조망 잘 샀냐고 확인도 하신다.
터미널에서 만난 두 할머니의 경상도 사투리의 억양이 세서 혼나는 느낌이라며 같이 여행하는 친구는 조금 무섭단다. 하지만 모두들 순수하신 분들인 것을 아니 그냥 웃어 넘길 수 있다.
식사 후 시장에서 마른 가자미를 사고 난 후 노점에서 할머니에게 대추, 가지, 토종 밤을 사고도 한 시간이 남는다. 평소에는 여행을 마치면 지역 경제에 그리 큰 기여를 안 했는데 이번에는 지름신이 들었는지 너무 많이 샀다. 친구는 시장 옆에 살면서 무겁게 가지를 뭐 하러 사냐고 흉을 본다.
터미널로 되돌아 오는 길에 '커피 베이'에 들어가 빙수와 냉커피를 마시며 인터넷 검색을 하며 시간을 보내다 버스 시간에 맞추어 터미널로 갔다.
제 시간에 영해를 떠난 버스는 영덕 터미널을 거쳐 무정차로 서울을 향해 달렸지만 금요일 저녁이라 5시간 걸려 동서울 터미널에 도착했다. 그래도 이게 다 영덕-당진 간 고속도로가 개통된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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