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 구간: 기성 망양1리 - 기성망양버스터미널 - 향곡마을 - 구산해변 - 월송정 – 후포항, 42 Km
걸린 시간: 10시간
어젯밤 우리가 잔 방이 해변 쪽으로 창이 나 있어 아침을 먹기 위해 일어나니 해가 뜨기 시작한다. 해변으로 나가 일출을 보고 아침을 먹으러 1층 식당으로 들어 가니 혼자 일하시는 아주머니가 몹시 바빠 보인다. 아침으로 소박한 반찬 네 다섯 가지와 쌈, 그리고 소고기 미역국이 나왔는데 특이한 것은 민들레 쌈이다. 민들레 무침은 덴마크 여행 중에 해 먹어 봐서 알지만 민들레 쌈은 처음이다. 먹어 보니 민들레 쌈은 쌉싸름한 것이 맛이 있다.
이 모텔에는 주로 철도 공사를 하는 인부들이 머물러 식당이라지만 함바집 성격이 커서 아침, 점심, 저녁 식사를 위해 짧게 문을 연단다.
울진터미널 근처 식당에서 먹었던 아침 부페 음식보다 이 아주머니의 소박한 아침이 더 맛이 있다. 식사 후 어제 못 걸은 25코스의 마지막 구간과 24코스의 종점인 후포항까지 가려면 적어도 10시간을 걸어야 하니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8시에 걷기 시작했다.
해변을 가다 송림이 있으면 해파랑길 표시와 상관 없이 무조건 송림으로 들어가 걸었다.
울진 공항을 지나 해변가에 있는 조용한 향곡 마을 정자에 누워 피곤한 다리를 쉬게 한 후 출발.
오래 걸었더니 발바닥에서 불이 난다. 피곤한 발을 식히려고 바닷가로 내려가 배낭은 모래사장에 던져 놓고 바위에 걸터 앉아 바닷물에 발을 담그니 살 것 같다. 근데 9월의 바닷물은 생각보다 따뜻하다.
등기산에서 내려 오는 길은 해파랑 표시가 안 보여 우리의 짐작대로 길을 찾아 후포항으로 내려 왔는데 이 길 아주 흥미롭다.
오늘 하루 10시간 동안 걷느라 피곤한 몸에 맛있는 음식도 필요하고 울진에 왔으니 울진 대게도 먹어보기 위해 '동해 수산'으로 들어 갔다.
대게 가격을 흥정을 하는데 너무 비싸다. 할 수 없이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홍게를 먹기로 했다. 이곳은 게를 쪄서 내오기까지 기다리는 동안 먹을 꼴뚜기, 고둥, 문어, 방풍나물 외에는 스끼다시가 하나도 없다. 오직 게에만 집중하게 만드는 식당이다.
대게와 홍게도 손질하지 않고 찐대로 주어서 어떻게 먹어야 할 지 난감하다. 주인 아주머니에게 먹는 방법을 물으니 아주머니가 와서 먹을 수 있게 준비해 주신다. 주인 아주머니는 준비를 안 해 줘서 가격이 싸다는데 14만 원이 적은 돈인가? 그런데 옆 자리에서 홍게를 주문한 아저씨들도 어떻게 먹을 지 난감해 아주머니에게 물어 봤는데 우리와는 달리 어떻게 먹으라고 말씀만 해 주시곤 가 버리신다.
대게와 홍게가 얼마나 큰지 둘이서 원 없이 먹었다. 대게 값이 홍게보다 두 배 비싸서 그런가 대게가 홍게보다 달고 맛있다. 그런데 울진대게가 유명해 대게를 먹었지만 정작 우리가 먹은 대게는 수입산이고, 홍게만 국내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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