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미노 데 산티아고 28

8. 벤토사 - 산토도밍고 데 라 깔사다

2014년 6월 14일(토) 도보 구간: 벤토사 -아조프라- 산토도밍고 데 라 깔사다, 32.5 km, 6.5시간 오늘부터는 한국 사람들과 헤어져 각자의 속도대로 걷기로... 산토도밍고 데 라 깔사다에서 시내 구경을 하다 두 사람을 만났다. 두 사람은 수녀님이 운영하는 사설 알베르게에 있는데 가격은 조금 싸지만 시설이 맘에 안 드신단다. 오늘 난 스페인 순례자가 안내해 준 시립 알베르게에 짐을 풀었는데 가격도 저렴하고 대만족이다. 민호 씨가 교회 전망대에 돈을 내고 올라 갔다 왔다길래 나도 종탑에 올라가 보았다. 내친 김에 추가 입장료를 내고 닭을 기른다는 교회 안으로도 가 보았다. 정말 교회 안에 닭장이 있다. 다음 날 도보길에서 만난 한 순례자에게 닭 한 마리가 좁은 닭장에 사는 게 너무 안쓰럽다고 ..

7. 비아나 - 벤토사

2014년 6월 13일(금) 도보 구간: 비아나 - 로그로뇨 - 벤토사, 25Km, 9시간 오늘은 날씨가 더우니 5시 20분에 출발해서 벤토사까지 가기로. 땡볕에 길을 몰라 벤토사 근처에서 숙소를 찾는데 한 순례자가 나타나 자기가 가는 길로 따라오면 된단다. 이 순례자 얼마나 빨리 걷는지 조금 후 순식간에 눈앞에서 사라졌다. 벤토사 사설 알베르게에 도착하니 같은 방에 이 순례자와 한스 할아버지가 침대를 잡고 있다. 이 순례자는 영국에서 온 '제로미'. 건강 치료차 도보 여행에 나섰다는 제로미는 두 아이의 아버지인데 이번 도보가 작년에 이어 두 번째란다. 나와 제로미는 걷는 속도가 비슷해 이후에 산티아고까지 가는 길에도 여러 번 같은 방에서 지냈다.

6. 비야마요르 데 몬자르딘 - 비아나

2014년 6월 12일(목) 도보 구간: 비야마요르 데 몬자르딘 - 산솔 - 비아나, 33Km, 9시간 오늘부터는 걷는 구간을 조금씩 늘려 가능하면 이틀을 줄이기로 계획을 세웠다. 그래야 산티아고까지 도보를 한 후 버스로 피니에스테라를 다녀올 수 있다. 날씨가 점점 더워져 오늘 아침은 5:40분에 출발. 어제 저녁, 한스 할아버지가 오늘의 목적지인 비아나가 아름다운 도시라고 한 것에 기대를 걸고 간 비아나. 땡볕에 걸어 온 보람이 있다. 역사의 숨결을 고스란히 느끼게 하는 도시다. 오늘 도보 사진도 다 사라졌는데 다행히 비아나 사진 몇 장이 남아있다.

5. 씨라퀴 - 비야마요르 데 몬자르딘

2014년 6월 11일(수) 도보 구간: 씨라퀴 - 라스텔라- 비야마요르 데 몬자르딘, 25.4Km, 8시간 40분 날이 점점 더워져 오늘은 조금 일찍 걷기로 해서 오전 6시 20분 출발. 비야마요르 데 몬자르딘 사설 알베르게에서 한 방에 자는 한스 할아버지는 이번 까미노가 9번째란다. 13살때부터 일을 시작해 46년 간이나 금속기계 분야에서 일을 한 이 할아버지는 60세에 정년 퇴직을 했지만 연금 삭감 없이 전액을 받는단다. 저녁은 알베르게 식당에서 미리 예약한 각국의 순례자들과 함께 먹었다. 자원 봉사자들이 요리한 음식이 그리 맛이 있지는 않았지만 여럿이 함께 먹으니 그런대로 먹을 만 했다. 식사 후에는 각 나라 언어로 된 성경책을 선물로 준다. 난 요한복음서를 받았지만 가져간 성경책이 있는데다 짐이..

4. 씨주르 메노르 - 씨라퀴

2014년 6월 10일(화) 도보 구간: 씨주르 메노르 - 씨라퀴 스펜서 아줌마, 민호 아저씨와 함께 걸은 길. 아침에 일어나 걸어 가는데 오늘 넘어야 할 앞산에 구름이 잔뜩 끼여 있다. 다행히 바람 불고 스산하던 날씨가 용서의 언덕을 지나니 해가 나고 덥다. 씨라퀴 교회 맞은편에 있는 알베르게는 이층으로 테라스가 아름답다고 해서 잔뜩 기대를 했다. 하지만 방이 너무 좁아 답답하다며 스펜서 씨와 민호 씨는 짐만 풀어 좋고 들어 오지도 않는다. 그래도 알베르게 아래층 식당은 인테리어도 마음에 들고 저녁도 맛있다. 맛있게 먹은 저녁 덕분에 심란했던 마음은 다 사라지고 내일 도보를 생각해서 일찍 잠자리로...

2. 론세스바예스 - 주비리

2014년 6월 8일 (일) 도보 구간: 론세스바예스 - 주비리, 21.8Km, 6.5시간 오늘은 피레네를 넘어 오며 만난 미국인 한인 교포 아줌마 스펜서 씨와 함께 걷기로... 아침은 스펜서 씨가 가져온 누룽지를 전자레인지에 끓여 먹고 출발했다. 까미노 프랑스길에서 아름다운 숲길 중 하나라고해 잔뜩 기대를 하고 걸었지만 그저 평범한 숲길이다. 주비리에 도착해서는 일요일이라 상점이 일찍 문을 닫아 장을 볼 수가 없었다. 다행히 스펜서 씨가 자기 짐을 줄여야 한다며 누룽지를 제공하고 한국에서 온 2명의 여성 순례자들도 각자 먹을 것을 가져와 대충 저녁을 해결했다.

1. 생장 피에드 포트 - 론세스바예스

2014년 6월 7일(토) 도보 구간: 생장 피에드 포트 - 론세스바예스, 27.1 Km, 9시간 (처음에는 까미노 일정을 30일로 계획지만 열심히 걸은 덕분에 이틀이 줄어 28일만에 산티아고에 도착했다. 그 덕분에 남은 이틀 동안 버스로 땅끝마을인 피니에스타를 다녀 올 수 있었다.) 아침 6시에 일어나 알베르게에서 차려 준 간단한 아침을 먹고 출발~ 날씨는 맑고 좋은데 내 등에 붙어있는 배낭 무게가 만만치 않다. 물과 먹을 것을 담으니 12Kg은 넘을 것 같다. 피레네 산으로 올라갈수록 바람이 무척 거세다. 제주도 강풍보다 센 느낌이다. 그래도 스페인쪽으로 넘어가니 바람이 잦아 들고 그늘도 많다. 내리막 길이라 걷기가도 조금 수월하다. 알베르게에 짐을 풀고 식당으로 가서 저녁으로 순례자 메뉴를 예약해 ..

생장 피에드 포트

총 765km의 까미노 데 산티아고로 가는 프랑스 길을 30일 일정으로 걸으려고 간 생장 피에드 포트. 파리에서 7:28분 TGV를 타고 5시간 걸려 바욘 역에서 내렸다. (TGV 좌석 정말 좁고 불편하다.) 바욘역 앞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생장으로 가는 기차를 타러 다시 역으로 가니 젊은 한국 여성 2명이 있다. 한 여자분이 기차가 아니라 버스로 생장에 간다고 알려 준다. 함께 버스를 타고 생장으로 가는데 버스는 생장 가는 사람들로 만원이다. 오후 4시경 생장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까미노 사무실에서 도보 여권을 만들고 가리비 조개껍질을 사서 배낭에 매달은 후 알베르게로 가서 짐을 풀었다. 오늘 저녁과 내일 피레네 산맥을 넘으며 먹을 간식거리를 사러 근처 까르푸에 가서 장을 보고 와 잠시 둘러 본 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