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출근길에 창덕궁 쪽을 바라보니 하늘이 너무 파랗다.
요즘 매일 희뿌연 하늘을 보느라 우울했었는데 갑자기 기분이 좋아진다.
이렇게 하늘이 파라면 난 북촌의 한옥 마을을 사진 찍고 싶어진다.
사진을 찍으려고 오늘은 평소보다 한 시간 더 길게 점심 시간을 늘렸다.
하지만 북촌 마을로 가는 도중 안동 칼국수 집 앞에 핀 꽃들에 정신이 팔려 그만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수국과 버들 강아지
안동 칼국수 집 주인 아저씨.
음식점 앞에는 다양한 꽃들이 피어 있는데 거의 모든 나무 이름을 알고 계셔서 많이 배웠다.
마침 이름이 궁금했던 명자 나무도 있어 반가웠다.
점심 시간이라 카메라만 덜렁 들고 나갔다가 아저씨가 말씀하시는 꽃 이름을 외우느라 한참을 헤맸다.
당나무 꽃
돌단풍
금낭화
조팝나무 꽃
이름이 뭐냐고 물으니 아저씨가 웃으면서 잡초란다.
원래는 다른 식물을 심었는데 잡초가 다 잡아 먹어서 귀찮아서 그냥 두었더니 이렇게 무성하게 컸단다.
주인 아저씨가 유일하게 모르는 식물 이름.
둥글레
산고사리
옷 가게 앞에 꽃을 매달아 놓았다.
꽃이 너무 예뻐 물건을 운반하던 남자 직원에게 꽃 이름을 물어 보니 겸연쩍어 하면서 다른 여자 분을 데려온다.
이 분도 몰라 주인 아주머니를 불러 왔지만 지나가던 분이 알려 준 꽃 이름을 본인도 잊어 버리셨단다.
꽃 이름을 밝히지는 못했지만 덕분에 모두가 한바탕 웃을 수 있었던 기분 좋은 오후였다.
나중에 꽃집에서 물으니 이 꽃의 이름은 '엘레강스'란다.
북촌 마을은 골목마다 자리만 있으면 화분을 밖에 두어 지나가는 사람들을 즐겁게 해준다.
라일락꽃 향기를 맡으며 걸으면 기분이 상쾌해진다.
집앞에 조그만 자리라도 만들어 식물을 심는 북촌 마을 주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