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길

제주올레 2코스(광치기 해변 - 온평포구) - 구 7코스

hadamhalmi 2008. 10. 10. 17:44

 

전날 세화의 집에 묶으면서 만난 한 올레꾼과 7코스를 걸었다. 7코스(17.2Km)에서는 길을 여러 번 잃었지만 8시간이나 걸려서 결국 목적지까지 잘 도착했다.

 

 

 

 

민박집 아주머니가 아침마다 주먹밥과 사과 한 개씩 그리고 얼린 물을 준비해 주셔서 올레길을 걷는 일이 훨씬 편했다.

마산에서 이사온 지 일년 반 지났다는 아주머니와 아저씨는 정이 많으신 분들이다. 아주머니가 아침마다 정성껏 차려 주시는 밥과 누룽지 한 그릇을 비우고 나면 배가 든든해서 점심 때 주먹 밥 한 개 만으로도 올레길이 가뿐하다.

 

표선에서 성산행 버스를 타면 약 20분 후에 고성리 버스 정류장에 내린다. 내린 곳에서 오른쪽으로 길을 따라 10분 정도 내려 가면 7코스 시작점인 광치기 해변이 나온다.
광치기 해변가는 길
 광치기 해변 입구
 앞에 가야 할 식산봉이 보인다.
콩만한 크기의 알갱이들이 널려 있어 자세히 보니 조개 껍질이다.
7코스는 성산일출봉으로 시작해서 성산 일출봉으로 끝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거의 모든 길에서 이곳을 볼 수 있다. 
같이 간 올레꾼은 전날 이곳이 1코스인줄 알고 가다 개가 세 마리나 있어 무서워서 돌아 왔단다. 이곳에는 작은 개 한 마리만 풀어져 있고 개들이 비교적 온순하다.
 멀리 오른쪽 끝으로 성산 갑문이 보인다.
말려서 베겟닛 속으로 쓸 순비기나무 열매를 따시는 할머니. 냄새를 맡아 보니 향이 좋다. 잎이 잘 떨어지지 않느다고 푸념을 하신다.
순비기 열매 

할머니 한 분이 밭의 입구에 앉아 떡과 막걸리로 아침 요기를 하고 계신다. 인사를 드리니 떡을 좀 먹어 보라신다. 사양을 해도 계속 권하시길래 작게 한 점을 떼어 먹었다. 떡이 달달한 것이 맛이 좋다. 할머니 혼자서 이틀간 이 열무 밭의 잡초를 다 뽑아야 하신단다

사진 찍으려고 허락을 구하니 거절하신다. 그래서 밭의 끄트머리에서 멀리 한 컷을 찍었다.

 

길을 잃고 헤매다 잘못 들어 온 오조리 마을.
백년초
 괭이밥
 식산봉 입구에서 바라 본 오조리 마을
황근 보통 7월에 핀다는 꽃이 10월초에도 피어 있다.
 오조리 마을 성터 입구

 

 

 

 담장에 아까시낭 나무를 심어 놓았다. 나무의 끝 잎이 빨개서 꼭 꽃이 핀 것 같다.
 이 집 주인은 사루비아를 무척이나 좋아하나 보다. 집안 가득 사루비아 꽃이다.
두 그루의 큰 나무가 대문이다.
 집보다 창고를 더 튼튼하게 지었다.
 층층이꽃
인동 덩굴
 꿀풀꽃
 패랭이 꽃
순비기꽃
 며느리 다리

성산하수종말처리장에서 점심을 먹고 쉬다 고성리 마을길로 간다는 생각에 아무 생각 없이 아침에 내린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길.  

가운데 보이는 빨간 집이 허영만의 만화 '식객'에도 나오는 유명한 '아바이 순대집'이다. 갑자기 올레길 표시를 따라오지 않은 생각이 들었지만 늦었다 싶어 주민들에게 물어 물어 어렵게 다시 올레길로 들어 섰다.

  

제주도에서 보기 드문 벼가 고개를 숙이고 있다. 화산 지대라 물이 잘 빠져 논에 물이 없다.
햇볕에 벼를 말리려고 손으로 일일이 벼를 뒤집느라 바쁘신 아주머니. 일이 많이 힘들다고 하신다.
손으로 씨를 뿌리시는 할머니 
오조리 마을에서 나와 대수산봉 가는 길을 또 놓쳤다. 마을 사람들에게 물어 길을 겨우 찾아 들어섰다.   처음에는 거미줄을 되도록 안 다치려고 몸을 구부리고 지나 갔지만 나중에는 거미줄이 하도 많아  막대기로 치면서 갔다.
 대수산봉 가는 숲길
 개승마

올레 표시를 따라 가 보니 갑자기 아스팔트 길이 나오고 오른쪽에 작은 공동묘지가 있다. 이곳이 신양공동묘지인줄 잘못 알고 깜짝 놀라 대수산봉 가는 길을 찾기 시작했다. 올레 도우미에게 물어도 보았지만 도움이 안 된다.

그래도 덕분에 지금은 사유지라 길이 막힌 대수산봉 가는 옛길에도 가 보았다. 사람들이 다니지 않아 계단길에는 풀만 무성하다

 

결국 30분 이상을 헤매다 온 길로 되돌아가  마을 할아버지께 물어 알려 주신 길로 돌아서 가니 처음에 나왔던 길이다. 대수산봉을 포기하고 가다 보니 입구가 나온다. 결국 올레길 표시대로 가면 되었을 것을 의심 때문에 힘만 들었다.
대수산봉 정상에서
 멀리 성산 일출봉과 우도가 보인다. 
고성리 신양공동묘지
이제부터 중산간 도로다.
며느리 배꼽
 금강아지풀
 혼인지
털머위꽃
 콩짜개 덩굴
 환해장성
황루알 표지판이 없어 이곳이 '황루알'인지는 마을 슈퍼 아주머니께 물어서 알았다.
 온평 포구
올레 코스를 끝내고 온평리 정거장으로 버스 타러 가는 길
밭에 털썩 주저앉아 잡초를 뽑고 계신 할머니
 문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