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세화의 집에 묶으면서 만난 한 올레꾼과 7코스를 걸었다. 7코스(17.2Km)에서는 길을 여러 번 잃었지만 8시간이나 걸려서 결국 목적지까지 잘 도착했다.
민박집 아주머니가 아침마다 주먹밥과 사과 한 개씩 그리고 얼린 물을 준비해 주셔서 올레길을 걷는 일이 훨씬 편했다.
마산에서 이사온 지 일년 반 지났다는 아주머니와 아저씨는 정이 많으신 분들이다. 아주머니가 아침마다 정성껏 차려 주시는 밥과 누룽지 한 그릇을 비우고 나면 배가 든든해서 점심 때 주먹 밥 한 개 만으로도 올레길이 가뿐하다.
할머니 한 분이 밭의 입구에 앉아 떡과 막걸리로 아침 요기를 하고 계신다. 인사를 드리니 떡을 좀 먹어 보라신다. 사양을 해도 계속 권하시길래 작게 한 점을 떼어 먹었다. 떡이 달달한 것이 맛이 좋다. 할머니 혼자서 이틀간 이 열무 밭의 잡초를 다 뽑아야 하신단다.
사진 찍으려고 허락을 구하니 거절하신다. 그래서 밭의 끄트머리에서 멀리 한 컷을 찍었다.
성산하수종말처리장에서 점심을 먹고 쉬다 고성리 마을길로 간다는 생각에 아무 생각 없이 아침에 내린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길.
가운데 보이는 빨간 집이 허영만의 만화 '식객'에도 나오는 유명한 '아바이 순대집'이다. 갑자기 올레길 표시를 따라오지 않은 생각이 들었지만 늦었다 싶어 주민들에게 물어 물어 어렵게 다시 올레길로 들어 섰다.
올레 표시를 따라 가 보니 갑자기 아스팔트 길이 나오고 오른쪽에 작은 공동묘지가 있다. 이곳이 신양공동묘지인줄 잘못 알고 깜짝 놀라 대수산봉 가는 길을 찾기 시작했다. 올레 도우미에게 물어도 보았지만 도움이 안 된다.
그래도 덕분에 지금은 사유지라 길이 막힌 대수산봉 가는 옛길에도 가 보았다. 사람들이 다니지 않아 계단길에는 풀만 무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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