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도보 여행

태백산 눈꽃 트래킹 1

hadamhalmi 2009. 2. 7. 11:22

 

도보 구간: 유일사 입구 장군봉 태백산 천제단 - 당골

 

 

오늘은 회사 소풍으로 태백산 눈꽃 트래킹을 하는 날이다. 전날 일기 예보를 보니 서울이나 태백이나 기온이 거의 비슷하다. 요즘 하도 날씨가 따뜻해서 과연 눈을 볼 수 있을까 하는 우려를 갖고 태백산 유일사 입구로 출발

 

산행 일정을 보니 점심 먹을 시간이 충분하지 않을 것 같아 가는 도중 치악 휴게소에 들려 아침 겸 점심으로 우동 한 그릇을 먹었다. 유일사 입구 태백산 도립 공원 매표소 입구에 도착하니 평일인데도 산행을 하려는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지난 주말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 앞 사람 발걸음만 보고 밀려 올라 갔다고 하니 이 정도 사람에 불평을 해서는 안되리라.

 

 

 

산행길에 들어서니 벌써 길이 미끄럽다.

옆의 밭을 보니 눈도 별로 쌓이지 않았고 오늘은 날씨도 푸근해서 눈꽃에 대한 기대는 포기하고 그저 즐겁게 산행을 해야겠다. 하지만 조금 더 올라가니 환경이 싹 바뀐다. 길은 빙판이고 주변에 눈이 제법 쌓여 있다. 다들 아이젠을 하느라 분주하다.

  

 태백은 지금 물이 부족해서 굉장히 힘든가 보다. 이 분은 식수를 구하기 위해 작은 바가지로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물통에 퍼 담고 계신다두 통을 다 채우려면 팔도 아프고 힘이 드실 텐데. 흰 끈으로 두 물통을 나를 모습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아직 물이 흔한 서울에 사는 나도 물을 아껴 써야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왼편으로 눈을 돌리니 들꽃으로 유명한 함백산이 보인다. 그런데 눈에 덮여 있지 않아 또 한 번 실망(?). 
어디를 가건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산을 올라 가면서도 쓰레기 뿐만 아니라 침도 아무데나 뱉고.... 으휴... 트레킹을 하며 쉬러 왔는데 벌써 스트레스가 쌓인다. 오늘은 도 좀 닦아야 하리라.
 아직 겨울이지만 나뭇가지에는 물이 오른 모습이 간간히 눈에 띤다.
 유일사를 지나 주목 단지 근처에 가니 목탁 소리가 들린다. 근처에 절이 있나 했더니 스님 한 분이 산행길에 서서 봉양을 하고 계신다. 시주를 하는 사람이나 스님이나 정성으로 고개를 숙이는 모습에서 서로의 정성을 느낄 수 있다.
 이제 가는 눈발이 점점 세지기 시작한다.
 버너 사용이 금지되어 있지만 라면을 끓이기 위한 정성이 대단하다.
주목

우리나라 최대 주목 단지 중 한 곳에 오니 드디어 눈꽃이 눈앞에 펼쳐진다.

  

장군봉(1566m). 갑자기 바람이 세지고 눈발이 더 세게 날리니  석탑으로 둘러 쌍인 장군단 안으로 사람이 몰려 라면을 먹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이런 악천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눈바닥에 앉아 먹는 것에 열중하는 사람도 있다.
 날이 춥고 앞이 잘 보이지 않아 서둘러 천제단으로 이동.
 천제단(1560m).
이제 당골로 하산.
가는 나뭇가지에 달린 눈덩이가 이렇게 큰데도 가지가 버티는 것을 보니 자연의 힘은 놀랍다.
산에 올라 오는 길도 힘들었지만 하산 하는 길은 더 힘들다.
 눈 앞에 맞닥트린 광경에 아무런 느낌도 없다. 우리에게 먹는 것이 이렇게 중요한가? 이게 우리의 문화니 받아들여야겠지. 단종 비각 주위에 둘러 앉아 밥 먹는 사람들 때문에 비각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구경할 엄두도 못내고 주변만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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