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바투 동굴을 다녀와서인지 차가 밀리지 않아 예정보다 일찍 KL 시내로 돌아왔다.
오는 길에 방콕은행 전 한 정거장에 내렸더니 길이 낯설다.
한참 지도를 보며 거리에 서서 연구를 하다 겨우 방향을 잡고 툰에이치 에스리 리 거리에 있는
스리마하 마리암만 사원을 보러 가는 길에 만난 사원.
스리마하 마리암만 사원을 보수 중이라 혼잡하다.
아침에 바투 동굴로 가서 힌두사원을 보고 온지라 KLCC 페트로나스 빌딩으로 가려고 파사르 세니역으로 향했다.
파사르 세니 역에서 바라 본 강변
파사르 세니역에서 KLCC 역까지는 5 정거장이다.
역은 곧장 KLCC 타워 지하와 연결 되어 있다. 이곳의 화장실은 무료이다.
지은 지 얼마 안되었을텐데 시설은 글쎄?
이곳 2층에 있는 음식 백화점에서 치킨 라이스를 점심으로 먹고 휴식을 취한 후
3층으로 올라가 페트로나스 갤러리에서 그림과 조각품을 감상.
이곳은 우리와 달리 우리의 2층이 1층이다.
KLCC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 뒤편에 있는 공원.
너무 잘 정돈되어 있어 조금 지루하다.
공원 안에는 수영장도 있어 더운 여름 날씨에 물놀이 하는 아이들이 있다.
누군가 모자를 두고 갔다.
모자 안쪽에 또박또박 쓰여진 이름 때문인가 아무도 안 가지고 간다.
줄줄 흘러 내리는 땀방울을 주체 못하고 있는 나와는 반대로 이 아이들은 더위 덕분에 물놀이가 더 즐겁우리라.
이슬람 사원 스피커에서 울리는 소리를 듣고 여기저기서 급하게 달려 나와 경건하게 예배를 드리는 남자들.
이슬람 사원의 안내자의 말에 따라 의식을 치룬 후
이렇게 많이 모인 사람들이 어떻게 자기들의 신발을 찾아 신고 가는 지 무척 궁금하다.
여자들은 의식에 참여하지 못하나보다.
바로 옆 공원에서 자신들 나름의 의식을 치루고 있다.
옆 회교 사원에 모인 남자들과 달리 이 청년은 사랑을 하느라 심각하다.
컨베션 센터 뒤편에 있는 휴식 공간.
이곳에 앉아 더위를 피하며 쉬고 있는데 갑자기 남자들이 몰려 온다.
생각해 보니 의식 후 일자리로 돌아 가는 사람들이다.
들꽃
지도를 펴 들고 물어 물어 찾아 간 헤리티지(문화 유산) 센터.
이곳에 도착하니 2시 30분이 조금 넘었다.
3시에 있는 말레이 가옥에 대한 가이드 설명을 듣기까지 시간이 남아 더위에 지친 몸도 쉬게 할겸
먼저 2년에 걸친 작업을 비디오로 보았다.
본래 북쪽 지방의 지방 수령의 집으로
1930년대 말레이 가옥을 보존하기 위해 1996년 통채로 뜯어와 이곳에 다시 세웠다.
기와 보수 중.
이곳 기와는 긴 사다리꼴 모양으로 손목에서 팔목까지의 길이로 위는 좁고 아래는 폭이 넓은 게
우리 기와 보다 두께가 얇고 가벼우며 두두려 보니 소리가 맑다.
헤리티지 샌터 안에 전시된 그림.
나와 함께 말레이 가옥과 전통에 대해 가이드의 설명을 들은 영국 여행객.
외부는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내부 사진 촬영은 금지.
우리와는 달리 가옥 안으로 들어가 둘러 보며 말레이인들의 생활상을 직접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허브 중 하나인 바질 꽃.
이 집의 뒷 마당에는 요리에 필요한 여러가지 허브가 자라고 있다.
뒤쪽에 보이는 건물은 말레이 양식으로 지어진 호텔.
헤리티지 센터 사무 공간
가이드와 함께 헤리티지 센터를 나서기전 팔과 다리에 모기 퇴치 스프레이를 뿌리고 갔지만 효과가 별로 없다.
이 집을 다 둘러 보고 나니 여기 저기 물려서 몸이 가렵다.
다시 사무실로 돌아 오니 헤리티지 트러스트 회의 차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 가이드가 우리에게 찬물을 권한다.
나와 영국인은 쉬지 않고 두 컵의 물을 연달아 벌컥벌컥 마시며 더위를 식히고 있는데
이들은 익숙해서인지 너무 태연하다.
의자에 앉아 더위를 식히고 있으니 이번에는 과자를 갖고 나와 권한다.
이곳의 관람료는 각자 알아서 입구에 마련된 모금함에 넣는데 최저가 10RM이란다.
헤리티지 센터를 나와 부켓빈탕으로...
부켓빈탕은 우리나라 청담동처럼 명품들의 전시장이다.
별 흥미가 없어 이곳을 급히 빠져 나와 타임스 스퀘어 건물로 가는 길로 나오니
길 하나 넘었을 뿐인데 말레이 사람들의 일상을 볼 수 있다.
푸두 감옥소 벽화.
벌써 저녁 6시다.
하늘은 비가 올 것처럼 구름이 잔뜩 끼어 있다.
오늘 밤 비행기를 타기 위해 저녁 8시 호텔에서 만나 함께 공항으로 가기로 해서
조금 일찍 미드밸리로 돌아 가기로 결정.
철도를 타려고 항투 역에서 티켓을 사려는데 퇴근 시간이라 줄이 무척 길다.
지도를 보니 KL Sentral역은 갈아 타지 않고 직접 갈 수 있을 것 같아
앞에 서 있는 아가씨에게 물어 보니 마지드 자멕에 가서 갈아 타란다.
한참을 기다려 내 차례가 되어 다시 한번 창구 판매원에게 물으니 다른 편으로 가서 모노레일을 타고 가란다.
휴~, 표 한 장 사기 정말 힘들다.
모노레일 판매소에서 표를 사고 역으로 올라가니 사람들이 무척 많은데 달랑 두 칸짜리 모노레일이 온다.
복잡하지만 그래도 가장 빠른 방법이니 얼른 올라 탔다.
KL Sentral 역은 모노레일역을 센트럴역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 10분 정도 걸어서 돌아 가야 한다.
KL Sentral역에서 미드벨리 역으로 가는 KTM 커뮤터를 타러 내려 가니 이곳은 한국의 구로역처럼 무척 혼잡하다.
타고 내리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 지하철 파업 때 나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어
무척 혼잡하지만 카메라 가방과 배낭을 앞쪽으로 꼭 움켜 쥐고는 열차에 올라 타고 썰물처럼 사람들에 밀려 미드밸리 역에서 내린 후
미드밸리 쇼핑몰 지하에 있는 한국 식당 '고향'으로 가 비빔밥(약 17 RM)을 시켜 먹었다.
이틀 전 태국 동료들과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가 우연히 만난 식당인데
음식이 전반적으로 좀 짜고 달긴하지만 그리 비싸지 않고 먹을만 하다.
호텔로 가서 아침에 맡긴 짐을 찾고 밤 비행기로 유럽으로 떠나는 세 명과 8시에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데
한 사람이 갑자기 쇼핑을 하고 오겠단다.
도대체 30분 안에 무슨 쇼핑을 한다고 생각하며 기다리는데
웬걸 두 개의 명품 핸드백을 사 가지고 정확히 8시에 나타난다.
그것도 무지무지하게 싼 가격으로.
공항 탑승구가 달라 이들과 작별 인사를 나눈 후 쿠알라룸푸르를 뒤로 하고 밤 11:30분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매일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6일간 영어만 하느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긴 했지만
내가 태어나서 가장 오랫동안 영어로 생활한 시간이었다.
도보 구간:
차이나타운 - 파사르 세리역,
KLCC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 KLCC공원 - 컨벤션 센터 - 헤리티지 센터 - 부켓빈탕 - 타임스 스퀘어 - 푸두 감옥소 - 항투아 역
걸린 시간: 6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