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은 구간: 고래불 해수욕장 - 축산항. 17.5Km
오늘은 17.5Km를 걷고 집에 가는 날이다.
일기 예보는 오늘 아침도 흐리단다.
해서 일출 보는 것을 포기하고
아침 7시부터 축산항을 출발해 고래불 해수욕장까지 걸을 예정이었다.
축산항 근처에 아침을 먹을 만한 곳이 없어
'24시 슈퍼'(절대 24시 편의점이 아님!)에서 커피 마실 뜨거운 물을 얻어 보온병에 담고,
생수를 사고 나와 도보를 시작하려는데 7:20분에 영해로 가는 버스가 서 있다.
갑자기 권사님이 버스를 타고 고래불 해수욕장까지 가서
거꾸로 걸어 오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하신다.
잠깐 생각을 해 보니 도보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 가려면 그게 더 시간을 절약할 것도 같고
이틀간 걸어보니 표시판이 잘 되어 있어 거꾸로 걸어도 별 문제가 안 될 것 같아
영해로 가서 고래불 해수욕장까지 가기로 했다.
마침 버스 기사는 영해에서 7:50분에 고래불 해수욕장 가는 버스가 있다고
친절히 안내를 해 주신다.
(축산항에서 영해 터미널까지는 약 25분이 걸린다.)
병곡 고래불 해수욕장 버스 정류장.
버스를 기다리시던 할머니가 아침 일찍 배낭을 메고 나타난 우리가 궁금하신지
대기실 안으로 불러 물어 보신다.
이곳이 영덕 블루로드의 출발점이다.
텅빈 해변가에 앉아 아침 햇살과 찬 바람을 맞으며 따뜻한 커피와 함께 삶은 고구마를 아침으로 먹었다.
이곳 해수욕장은 모래 사장도 길지만 해변가 바로 옆에 있는 광활한 늪지가 장관이다.
덕천 해수욕장의 송림숲으로 가야 하는 표시판을 못 보고 해변가에 닦여 있는 도로를 따라 걸었다.
송림숲
송천과 바다가 만나는 곳.
대진 해수욕장을 지나 대진항으로 가는 입구에 있는 '해변회식당'.
아들과 어머니가 운영하는 식당인데 두 분 모두 소박하시고 친절하다.
학창 시절 배웠던 기타를 다시 시작했다는 아저씬 복어 조리사 기능을 가지고 있다.
여름철 바닷가에 나가 연주회도 하냐고 물으니 연습하는 수준이라며 웃으신다.
바람부는 쌀살한 날씨에 몸도 덥히고 식사도 할겸 들어가
아침겸 점심으로 회와 매운탕을 먹었다.
회가 나오기 전에 주신 살짝 얼은 과메기에 김을 사서 먹는 맛이 비리지도 않고 일품이다.
오늘 아침에 잡았다는 전어, 그리고 우럭과 광어회.
대진항
반짝반짝 빛이 나는 장독들을 보니 부지런한 주인 아주머니 모습이 떠오른다.
상여집
영해 평야
괴시 전통 마을
목은 이색의 산책로
영해면
청미래 덩굴 열매.
옛날에는 뿌리를 약재로 썼단다.
간벌 작업 중인 아저씨들.
사진리 마을
사진 구름 다리
봉수대에서 바라 본 축산항
도보를 마치고 축산항에 도착하니 오후 4시다.
내려 오기 전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축산항에서는 '실비 식당'에서 백반을 먹을 수 있다고 해서
식당을 물어 찾아가니 마침 다방 거리에 있다.
축산항 식당들은 점심과 저녁만 한다는데
늦은 오후라 걱정을 하며 식당문을 열고 들여다 보는데
운좋게도 밭에 나가 일하고 돌아오시던 할머니가 우리를 보며 왜 그러냐신다.
세 명인데 밥을 먹으려고 한다니 그 정도는 있다며 들어 오라신다.
방에 들어가 상 앞에 앉아 있는데 6,000원짜리 백반이 너무 푸짐하다.
열 한가지 반찬에 동태탕 그리고 꽁치 조림이 떨어졌다며 주신 싱싱한 전어와 오징어회까지.
와~ 아침에도 회를 실컷 먹었는데
오후에도 회가 나오니 더이상 먹을 수가 없다.
오늘은 회 복이 터진 날이다.
점심겸 저녁을 먹고 부지런히 서울을 향해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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