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미노-스페인 프랑스길

19. 오스피딸 데 오르비고 - 엘 간소

hadamhalmi 2014. 6. 25. 23:00

2014 6 25()

 

도보 구간: 오스피딸 레 오르비고 - 아스토르가 - 엘 간소, 29.9Km, 8시간 

 

 

밤 늦게까지 불꽃 놀이로 마을이 시끄러워 잠을 설쳤다. 5시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6시 경 알베르게를 나와 보니 안개가 잔뜩 끼어 있다.  

 

오늘도 두 갈래 길이라 한적한 시골길을 택해 걸었는데 3시간 가량 걷는 동안 마을은 하나도 없고 차도와 나란히 걸어가는 지루한 길이다.

 

아스토르가로 가기 전 마을 입구 언덕에 가서야 호주의 오누이 순례자를 만났다. 여기서 두 길이 다시 만난다.

 

엘간소에서 숙소에 들어 가니 오스피탈에서 함께 지낸 이탈리아 할아버지도 와 계신다. 오후 4시경 검은 비구름이 몰려 오더니 소나기가 세차게 내리기 시작하니 갑자기 비를 피하는 독일 청년 순례자들이 들어 온다. 이들은 비박을 하는 아이들인데 오늘은 날씨가 너무 안 좋아 알베르게에서 잔단다.

 

이곳에서 미국에서 온 젊은 부부 순례자와 프랑스 청년 순례자, 그리고 이탈리아 아가씨 순례자를 만났다. 미국 순례자들은 저녁을 매우 소중히 생각해서 매일 저녁 요리를 해서 먹는단다.

 

프랑스 청년은 아주 조용하고 도보를 마친 후에는 있는 듯 없는 듯 지내지만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깊다.

 

이탈리아 아가씨는 오후 시간이 무료해 저녁까지 걷는다는 활발한 순례자다. 이탈리아 할아버지는 이탈리아 아가씨가 맥주와 감자 칩으로 저녁을 대신하려고 하니 자기가 준비했던 스파게티에 국수를 더 넣어 양을 두 배로 만든 후 저녁을 굶으면 안 된다며 아가씨에게 스타게티를 나눠주신다. 마음이 따뜻한 분이시다.

 

이곳은 작은 산골 마을의 작은 알베르게지만 시설은 깨끗하고 훌륭하다.

 

 

 

 

오른쪽 길이 옛 까미노 길이다. 난 곧장 가는 길로...
하루 종일 지루하고 아무도 없는 길을 혼자 걷다 아스토르가 입구에서 호주에서 온 오누이를 처음 만나니 얼마나 반갑던지...
아스토르가
가우디가 건축한 성
성당 오른쪽 입구에 여러 국가의 말이 쓰여져 있는데  그 중에 '신앙은 건강의 샘'이라는 한글 글귀도 있다.
마을 말미에 있는 이 사설 알베르게를 찾느라 마을을 두 번이나 돌았다. 알베르게를 찾아 들어 가니 바로 옆에 두고 내게 잘못 안내해 준 미국 순례자는 어쩔줄을 몰라하며 길 안내를 잘못해 줘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한다. 걱정이 되어 내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내가 들어 가니 그제서야 가던 길을 떠난다.
이 알베르게의 주인은 젊은 청년이다. 근처에서 간이 매점을 운영하시는 청년의 아버지가 먹으라고 가져다 준 신선한 체리. 작지만 달고 맛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