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길

남파랑길 32코스: 임포항 - 부포사거리

hadamhalmi 2021. 2. 24. 14:52

 

2021년 2월 23일(화)

 

도보 구간: 학동 마을 - 수태산 임도길 - 보현식당 - 무선 저수지 - 부포 사거리, 16 km

걸린 시간: 4시간 반

 

 

오늘은 32코스를 걷고 서울로 올라가야 한다. 오늘 아침은 어제보다 기온이 내려가 쌀쌀하다. 어젯밤에 임포항 슈퍼에서 사 온 빵과 음료로 아침을 먹은 후 안채에 가서 잘 자고 간다고 인사를 하려고 갔는데 두 분이 주무시는지 조용하다. 그래서 방해가 될 것 같아 인사 없이 조용히 숙소를 나왔다.

 

참고로 임포항에는 큰 횟집은 3개나 있지만 편의점이 없고 대신에 아주 작은 시골 수퍼 2개가 있다. 한 곳은 옛날 점방규모이고 빵 종류는 안 팔고 현금만 받고, 다른 한 곳은 규모가 조금 더 큰데 몇 가지 방을 팔고 카드 사용이 가능하다. 이곳 사람들은 삼천포로 장을 보러 다닌단다.  

 

어젯밤에 걸으며 잘 보지 못한 학동 마을을 잠깐 둘러 본 후 부포 사거리를 향해 32코스를 시작했다. 학동마을 담장은 다른 마을의 담장과 달리 기와가 아닌 구들장 돌로 올렸다고 어젯밤 숙소 주인장이 설명을 해 주었다. 기와는 비싸고 주산에 이런 돌이 많아서 그렇단다.

 

학동마을을 떠나 30분 동안은 가파른 산길을 열심히 걸어야 임도길이 나온다. 낙엽이 쌓이고 좁고 가파른 길은 스틱이 있으니 올라는 가는데 정방향으로 걷는 사람들을 생각하니 너무 위험해 보여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임도길은 비교적 순탄하지만 수태산을 도는데 2시간이나 걸려 아주 지루했다. 만일 다음에 이 길을 걷는다면 어젯 저녁 식당에서 만난 아저씨의 조언대로 수태산 정상으로 가는 안내 표시를 보고 0.5m 올라 가서 정상을 찍고 보현식당 쪽으로 0.5m 내려가는 코스를 택할 것 같다. 

 

원래 우리는 어젯 저녁에 만난 아저씨가 알려 준대로 보현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했다. 그런데 우리가 식당에 11시경에 도착해서 밥을 먹으려면 20분이나 걸린단다. 그래서 산채 비빔밥을 먹으려는 계획을 취소하고 아쉽지만 그냥 가기로 했다. 보현식당부터 무선 저수지까지는 경사가 급한 내리막길이고 아스팔트 길을 30분 이상 걸어야 하는데 무릎과 고관절이 많이 아팠다. 다행히도 평지로 내려와 걸으니 통증이 많이 사라져서 부포 사거리까지 걷는 데 별 어려움은 없었다. 

 

부포 사거리에서 길을 건너 버스정거장에 들어가 보니 버스 안내 시간표가 없다. 나중에 고성시외버스터미널에서 보니 버스 번호는 없고 어디 가는 방향으로 버스 시간표를 알아봐야 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버스가 많이 단축되어 고성군에서 버스를 타는 것이 무척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는 예상했던 대로 카카오 택시를 불러 타고 10분 정도 지나 고성 자동차여객터미널에 도착했다. 먼저 매표소로 가서 서울 가는 오후 2시 35분 발 버스표를 산 후, 한 시간 정도 여유가 있어 근처 중국 음식점에 가서 점심으로 탕수육과 간짜장을 시켰는데 간짜장은 지금까지 먹어 보던 중 제일 맛이 없다. 볶은 소스에 물기가 많고 야채와 고기를 다져서 볶은 것이 처음 보는 조리법이다. 그래도 탕수육은 먹을 만했다. 터미널 근처 음식점이라 큰 기대는 안 했지만 조금 심했다.

 

점심을 먹고 나와 시간이 있어 커피를 마시며 터미널 앞 야외 의자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데 바로 옆에 터미널 식당이 보인다. 터미널 안에 있는 기사 식당인데 아차 싶었다. 다음에 걸으러 내려 올 때는 이 집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200년된 최승지 고택
우리가 묶은 숙소는 오른쪽 작은 방이다.
학동 마을. 담장 위에 기와 대신 구들장 돌이 올려져 있다.
여기서부터 임도길 시작이다. 2시간 정도 걸으면 보현식당이 나온다.
자란만
멀리 문수암이 보인다.

 

보현식당 건너편에 수태산 정상으로 올라 가는 길이 있다. 여기서 정상까지의 거리는 500m이다.
무선 저수지
남파랑길 32코스 시작점인데 광고지가 붙어 있어 남파랑길 리본은 날지를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