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길

남파랑길 28코스: 신촌마을 - 남망산 조각공원 입구

hadamhalmi 2021. 5. 2. 22:24

 

2021년 4월 29일(목)

 

도보 구간: 통영 신촌마을 버스정거장 - 삼화 삼거리 - 삼봉산 정상 - 세자트라숲 - 이순신 공원 - 남망산공원 입구, 17 km

걸린 시간: 4시간

 

 

동서울에서 아침 7시 30분 첫차를 타고 통영에 내리니 11시 40분이다. 주변에서 점심을 먹고 떠나려고 했지만 갈 만한 식당이 눈에 안 보인다. 터미널 앞 버스정거장에서 수아지오 가는 지를 물어보고 105번 버스를 타며 기사님에게 길을 잘 모르니 내려야 할 곳을 알려 달라고 하니 핸드폰을 사용하려던 기사님은 롯데 시네마라고 안내가 나오면 내리라고 알려 주신다. 그런데 조금 이상해서 지도를 검색해 보니 버스 정거장 이름이 롯데시네마가 아니라 '아울렛 줌'이다. 실제로 버스 안내도 아울렛 줌으로 나온다. 통영을 잘 모르는데 기사님을 믿었으면 큰일 날 뻔 했다. 

 

길을 건너 '수아지오' 버스정거장에서 12.23분에 신촌마을 가는 143번 버스를 갈아타고 28코스 시작점인 신촌마을에 내리니 12.40분이다. 어디가 시작점인가 하고 남파랑길 표시를 찾는데 특이하게도 버스정거장 안에 29코스 남파랑길 안내표시판이 서있다.   

 

오늘은 조금 추워졌지만 햇살도 있고 덥지 않아 기분좋게 걷기에 딱 좋은 날씨다. 신촌마을 버스 정거장에서 내려 식당을 찾았지만 여기도 점심 먹을 만한 곳이 없다. 그래서 길을 걷다가 늘 가지고 다니는 비상 식량으로 먹기로 하고 2박 3일 간의 도보 여행을 시작했다.

 

남파랑길 표시를 따라 기분 좋게 걷다 언덕에 있는 양촌마을 버스 정거장 나무 의자가 맘에 들어 짐을 풀고 쉬면서 가볍게 점심을 먹기로 했다. 그런데 눈 앞에 남파랑길 표시가 15코스다. 이상하다. 주변에 28코스 관련한 남파랑길 안내는 없다. 점심을 먹은 후 남파랑길 지도를 보니 나는 양촌마을이 아니라 음촌마을로 가야한다. 그래서 눈 앞에 보이는 남파랑길 빨간색 화살표를 무시하고 음촌마을 표지석 방향으로 5분 정도 걸어 들어가니 다시 남파랑길 화살표가 눈에 보인다. 28코스로 들어 왔다고 안심하고 산길로 올라 가는데 또 15코스 안내 표시가 나온다. 그래도 방향은 삼봉산이라 빨간색 화살표를 따라 걸었다. 그런데 임도길을 걸어 올라 가다 삼봉산 정상으로 올라 가는 입구에 가서야 28코스와 15코스의 갈림길 안내 표시가 있다. 이렇게 불친절하고 혼란스러운 길을 처음 본다. 두 구간의 길이 아무런 안내도 없이 중복이 되다니....     

 

여기서 나는 계속해서 임도길을 걷기가 지루해 잠시 28코스를 벗어나 15코스인 삼봉산 정상으로 가는 길을 택했다. 삼봉산 정상에 올라가니 산불감시 초소가 있고 쉼터가 있다. 힘들었지만 올라오길 잘했다. 평일이라 정상에는 아무도 없다. 배낭을 내려 놓고 테크에 앉아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한참 동안 통영 풍경을 즐기다 원래의 계획과는 다르게 이봉산 방향으로 산을 내려가 지도를 보며 왼쪽 길로 내려가니 28코스인 임도길이다. 다행이다.

 

삼봉산을 내려와 창원 지방법원이 있는 동네를 지나 해안길을 따라 걸어가니 통영 세자트라 숲이다. 세자트라숲을 지나니 관리가 잘 되어 있는 이순신공원이다. 공원을 나오니 지금까지 걷던 길과는 느낌이 전혀 다른 동호항이다. 조금 복잡하지만 활기차게 느껴지는 동호항을 빠져나오니 남망산 조각공원으로 올라가는 가파른 계단이 보인다. 다리도 아프고 계단은 싫어 길을 따라 남망산 공원을 돌아 가니 도착 지점인 남망산 공원 입구다. 내일 비가 온다고 해서 그런지 저녁이 되니 날씨가 흐리고 추워졌다.  

 

 

 

떡집에 팔 쑥을 캐서 다듬고 있는 아주머니는 이렇게 해서 한 봉다리를 가져다 주어도 15,000원 밖에 못 받지만 심심하게 있는 것보다 나아서 일을 하신단다. 쑥을 캐고 다듬는 시간을 따지면 두 시간은 더 걸릴텐데 최저 시급도 안된다.
멀리 내가 갈 삼봉산이 보인다.
남파랑길 안내 표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길을 사이 두고 양촌마을과 음촌마을 표식이 있는데 어디로 가야할 지 한참을 고민했다. 길을 걷고 보니 양촌마을로 가면 15코스고, 음촌마을로 가면 29코스다.
삼봉산 정상까지 0.5km라는 안내를 보고 얼마 안 걸릴 것 같아 정상을 찍고 돌아올 생각으로 올라갔다.  하지만 올라 길이 가파르고 힘들어 내려갈때는 다른 방향으로 갔다. 
여기서 가파른 왼쪽길로 내려가면 28코스 임도길과 만난다. 앞에 보이는 산은 이봉산.
아주머니는 양지기에 든 무엇인가를 갯벌에 뿌리더니 한참을 앉아서 보신다. 멀리서 보니 돌로 둥글게 구역표시를 해 놓은 것 같다. 아마도 이곳이 아주머니의 갯벌 양식장인가 보다. 
이순신 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