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길

남파랑길 29코스: 무전동 해변 공원 - 남망산 조각공원 입구

hadamhalmi 2021. 5. 4. 23:00

 

2021년 5월 1일(토)

 

도보구간: 무전동 해변공원 - 통영체육관 - 우포마을 - 민양 마을 - 충무중학교 - 경상대학교 통영캠퍼스 - 통영편백숲길 캠핑장 - 천대마을 입구 - (버스로 이동) - 경상대학교 해양과학대학 버스정거장 - 윤이상 기념관 - 서포루 - 동피랑 - 남망산 조각공원 입구, 22Km 

걸린 시간: 6시간 반

 

 

오늘은 29코스를 걷고 서울로 올라가야 한다. 배낭을 메고 숙소를 나가니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어제 도보를 마친 무전동 해변 공원으로 버스를 타고 가려고 했지만 기다리는 시간이 많아 택시를 탔다. 이른 아침이고 비도 부슬부슬 내려서 그런지 해변가는 조용하고 한산하다. 

 

오늘 도보 구간의 2/3 정도는 평안 일주도로를 따라 걷는 것이다. 통영의 한적한 도로인데도 가끔씩 운동하러 나온 주민들이 있다. 이곳은 벚나무가 가로수라 벚꽃 필 때 걸으면 좋을 것 같다. 무전 해변 공원에서 평안 일주도로를 걸으며 바다 건너 산을 보니 어제 내가 걸어온 길이 보인다. 내게 멋있는 통영의 바다 풍경을 선물로 주었던 발암산은 물안개에 가렸다 보였다 해서 비오는 날 걷는 또 다른 맛을 느끼게 해준다.

 

한적한 도로를 따라 통영체육관을 지나 평화롭게 걸어가다 보니 우포마을 가는 길에 노을 전망대가 있다. 멀리 사량도, 삼천포, 고성이 보이는데 풍경이 멋있어 감탄이 절로 나온다. 날씨가 좋으면 더 좋겠지만 흐린 날의 풍경도 아쉬게 없이 좋다.

 

평안 일주도로에서 벗어나 민양마을로 내려 가니 마을 한 곳이 8년 전 내가 보았던 모습과 비슷하다. 그때는 어두울 때 버스로 종점까지 왔다 버스 출발 전까지 잠시 내려 구경을 하고 돌아갔던 곳인데 그때 모습 그대로다. 집에 돌아와 내 블로그 기록을 보니 민양마을 이름이 빈양마을인줄 알고 왔다 갔던 바로 그곳이다.

 

민양마을을 벗어나 천대마을 입구에서 통영편백숲길 캠핑장 쪽으로 갔어야 하는데 남파랑길 표시를 놓쳐 다시 평안 일주도로로 올라 갔다. 길을 걷다보니 멀리 통영 대교가 보인다. 뭔가 잘못 된 것 같아 지도를 보니 해양과학대학에서 남파랑길과 만나는 것 같아 그대로 평안 일주도로를 따라 언덕을 내려갔다.

 

해양과학대학 벤치에서 쉬었다 길을 건너는데 남파랑길 표시가 보인다. 내가 놓친 남파랑길을 보니 8년 전 저녁에 걷다 위험할 것 같아 걷는 것을 포기한 길이다. 그 당시 사진 작가이신 '진미 식당' 주인아저씨가 추천한 길이였기에 아쉬움이 있어 내가 놓친 남파랑길을 걷기로 했다.

 

20분 정도 걸어가니 내가 놓쳤던 천대마을 입구 버스 정거장이다. 다행히 여기서부터 해양과학대학 버스정거장까지는 바로 지나가는 401번 버스를 탔다. 해양과학대학 버스정거장에서 내려 길을 건넌 후 다시 남파랑길로 들어섰다. 해안가를 따라 걷다 해저터널 입구로 가니 주변의 건물들은 옛모습 그대로라 정겹다. 

 

점심으로 통영의 '풍화 김밥'을 먹고 싶어 남파랑길을 잠시 벗어나 서호시장을 지나 '풍화김밥'집을 찾아가 2인분의 충무김밥을 맛있게 먹고 기운을 회복한 후 다시 길을 나섰다. 남파랑길로 되돌아 가는데 8년 전 친구와 함께 들어가 신발을 샀던 말표 신발 가게가 그대로 있는 것을 보니 무척 반갑다.

 

아침에 비가 내렸던 것과는 다르게 오후가 되니 바람은 좀 불지만 햇볕이 쨍쨍해서 반팔 티를 입고 걸어도 춥지 않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 서포루에 가 통영의 멋진 바다 풍경을 보니 피곤함이 싹 가신다. 서포루를 내려와 충렬사를 지나 동피랑에 갔는데 너무 상업화가 되어 이전 모습이 아니다. 요즘 벽화는 사진이 잘 나오는 강렬한 색으로 그려야 좋아하는지 벽화의 느낌이 모두 너무 강하다. 관광객으로 붐비는 동피랑의 변한 모습에 실망하면서 바쁘게 중앙시장으로 내려와 오늘 도보를 마쳤다.

 

 

평안일주로 노을전망대에서 본 풍경
갈목마을 버스 정거장에 있는 쉼터
멀리 사량도가 보인다.
평안 일주도로를 걷다 여기서부터 민양마을로 내려간다.
조가비가 쌓여 있는 것을 보니 8년 전 왔던 곳인 듯 눈에 익은 풍경이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그때 친구와 함께 밤중에 잠깐 버스에서 내려 동네 구경을 했던 곳이다. 
해양대학교 앞 사거리에서 길을 건너며 오른편 길을 보니 8년 전 방문 때 산책하다 밤길이 험해 보여 가다가 돌아온 길이다. 남파랑길 표시를 제대로 보고 걸었으면 이 길로 나와야 한다. 여기서 남파랑길을 정방향으로 걸어 내가 남파랑길 표시를 지나쳐 걸었던 천대마을 입구까지 갔다. 
여기서 버스를 타고 해양대학교 정거장까지 갔다.
여기서부터 다시 역방향으로 남파랑길을 걸어 통영 시내로 들어 갔다.
서피랑에서 본 강구안과 남망산 조각공원
서피랑
밭에서 일하시는 아주머니가 길가는 사람들 보라고 데이지꽃을 정성스럽게 심어 놓았다. 따뜻한 마음씨가 고맙다.
동피랑에서 본 강구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