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길

남파랑길 14코스: 황리 사거리 - 통영시립충무도서관

hadamhalmi 2021. 7. 27. 01:03

 

2021년 7월 23일(금)

 

도보 구간: 황리 사거리 - 적덕 삼거리 - 구집 마을 - 내죽도 수변공원 - 통영시립충무도서관, 12.8 Km (실제 걸은 거리: 17Km)  

걸린 시간: 5시간 

 

 

아침 7시,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친구와 첫 차를 타고 통영 버스터미널에 내리니 11시다. 버스에서 내려 줄을 서서 체온을 잰 후 문이 열려 있는 살균실로 들어가 손소독제로 손을 닦은 후 통영 터미널을 빠져 나왔다. 무엇을 살균하려는 건지 이해가 안 되었다.

 

길을 건너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택시를 타고 황리 사거리로 가려고 했는데 마땅한 식당이 눈에 안 보인다. 혹시나 하고 버스 시간표를 보니 6분 후에 황리 사거리로 가는 663번 버스가 온다. 버스를 타기 위해 서둘러 버스 정거장 근처 편의점에서 김밥과 물을 사고 나와 663번 버스를 탔다. 25분 정도 지나니 황리 사거리에 있는 임외마을 버스 정거장이다. 

 

길을 건너 버스가 왔던 방향으로 조금 내려가니 14코스 남파랑길 안내가 버스정거장 옆에 서 있다. 서울 날씨가 너무 더워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서울보다는 기온이 4도 정도 낮아 걸을 만하다. 게다가 시작하는 지점의 인도는 벗나무가 그늘을 만들어주어 조금 편안하게 시작할 수 있었다.

 

오늘 우리는 황리 사거리에서 숙소가 있는 내죽도 수변공원까지 걷기로 했다. 산길을 내려와 적덕 삼거리를 지나니 날씨가 더워 몸이 지친다. 햇빛이 내리쬐는 해변 도로를 따라 걷다 구집 마을회관 옆 정자가 비었길래 우리는 약속이나 한 듯 배낭을 내려 놓고 드러 누웠다. 물이 70% 정도 들어 있는 생수병이 여기 저기 평상 위에 놓여 있는데 보니 배게로 사용하는 것 같아 하나씩 베고 누었다. 바닷바람이 살랑살랑 불어 오는데 자연 바람이 너무나 시원해서 일어 나고 싶지가 않았다. 충분히 휴식을 한 후 정자 옆 수돗간에서 수건을 적셔 머리에 쓰고 다시 출발했다.

 

길을 걷다 손덕마을회관 앞 버스 정거장에 앉아 쉬는데 내가 화장실이 가고 싶어 마을회관에 들어가 도보 여행자인데 화장실을 사용해도 되겠냐고 물으니 누워 계시던 할머니들이 일어나서 답하기 어려운지 머뭇거리신다. 그러면서 어디서 왔냐고 물으시길래 서울에서 왔다고 하니 할머니들은 즉시 위험해서 안 된다고 빨리 나가란다. 코로나 때문에 이해는 하지만 섭섭했다. 

 

다시 배낭을 메고 땡볕으로 나와 해변을 따라 한참을 걸어 가니 멀리 이마트가 보인다. 우리의 목적지가 얼마 남지 않은 것을 보니 힘이 생긴다. 수변공원으로 가는 길에서 경로를 이탈해 잠시 이마트에 들러 수박 쉐이크를 사 먹으며 더위를 식힌 후 마트에서 간단하게 장을 봤다. 드디어 오후 4시 반에 내죽도 수변공원 근처 숙소에서 오늘 도보를 마쳤다. (여기서부터 통영시립도서관까지의 남은 1Km는 일요일 아침 15코스를 걸으러 가는 길에 걷기로 했다.)

 

 

 

황리 사거리
참깨꽃
구집 마을회관 정자
그늘에서 쉬고 계시는 할머니들이 우리를 보더니 더운데 사서 고생하냐고 말씀하신다. 
동백나무 열매
손덕 버스정거장. 바로 옆에 손덕마을회관이 있다.

 

23일에는 숙소가 수변공원 근처에 있어서 13코스 도보를 수변공원 근처에서 마쳤다. 수변공원에서 충무시립도서관까지 남은 1Km는 25일 아침에 15코스를 걸으러 가면서 이어서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