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 일정으로 혼자 떠난 통영 도보 여행.
원래 남파랑길을 걷는 친구와 떠나기로 일정을 잡았는데 중간에 친구가 허리를 다쳐 혼자 여행을 떠났다. 지난 2월 말에 고성 부포 사거리에서 남파랑길 32코스를 마쳤다. 그런데 고성 터미널에서 부포 사거리로 가는 버스 교통편도, 도보를 마치고 원산리 바다휴게소에서 고성이나 통영으로 나가는 버스 연결이 불편해서 31코스는 건너 뛰고 통영 구간을 걷기로 했다.
기온이 10도 대로 많이 내려갔지만 그래도 3일 내내 반팔 티를 입고 걸을 정도의 날씨였다. 도착한 날의 날씨는 맑았지만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아 시야가 깨끗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다음날 비소식이 있어서 그런지 오후가 되니 날씨가 흐려졌다.
여행 둘째날은 해가 났지만 강풍이 불었다. 그래도 통영지맥을 따라 긴 능선을 걸은 덕분에 발암산 정상에서 강풍의 위력을 느낀 것 외에는 바람 소리와 벗하며 걸었다. 원래 둘째 날에는 배를 타고 비진도로 가 미인 전망대에 앉아 멋진 풍경을 보며 멍을 때릴 계획이었으나 강풍 예보에 남파랑길로 코스를 변경했다. 하지만 발암산 정상의 풍경이 멋져 비진도에 가지 못한 게 하나도 아쉽지 않았다.
셋째 날에는 부슬비 내리는 평안 일주도로를 즐기며 걸었다. 섬 풍경이 너무 멋졌고 길도 편안하고 한적해서 일주도로를 걸으면 지루할 거란 편견이 싹 없어졌다. 오후가 되니 바람은 좀 불었지만 비가 그치고 해가 나서 여행하기 딱 좋은 날씨였다.
남파랑길의 표시는 예상대로 불친절해서 '두루누비'의 남파랑길 지도가 없었다면 걷는 시간이 더 많이 필요했을 뻔했다. 그냥 자유롭고 편안하게 걷고 싶지만 항상 걷다가 지도를 펴고 맞는 지 확인하고 걸어야 했다. 길을 준비해 준 손길이 고맙기도 하지만 도보 여행객의 입장에서 조금 더 친절하고 세심하게 표시를 해주시면 좋겠다.
2박 3일동안 머물렀던 숙소는 아주 깨끗하고 편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항구 주변이라 그런지 주변에 유흥시설이 많아 밤늦게까지 노래 소리가 들려 시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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