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도보 여행

선자령

hadamhalmi 2021. 7. 11. 12:59

 

2021년 7월 10일(토)

 

도보 구간: 대관령 신재생 에너지 전시관 -  KT 통신탑 - 선자령 - 목장길 사거리 - 국사성황당 - 대관령 신재생 에너지 전시관, 15Km

걸린 시간: 5시간

 

 

친구와 야생화를 보러 간 선자령.

 

장마가 시작되었지만 소강 상태이고 산악 기상을 보니 선자령에 비 예보가 없어 일정대로 가기로 했다. 동서울 터미널에서 8시 버스를 타고 횡계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11시다. 길 건너 택시 타는 곳에 택시를 타고 대관령 신재생에너지 전시관으로 가서 바우길 1코스를 걷기 시작했다. 코로나 환자가 급증해서 되도록 사람들과 접촉을 줄이기 위해 오늘 점심은 싸가기로 했다.

 

걷기 시작할 때는 맑은 날씨였지만 KT 송신탑 근처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다 그쳤다. 반정 갈림길을 지나서 선자령으로 가기 위해 왼쪽 길로 들어가니 앞서 가던 친구가 숲속에 점심 먹을 만한 좋은 장소를 찾았다고 부른다. 세상에서 하나 밖에 없는 멋진 숲속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나니 연무가 올라 온다. 서둘러 짐을 챙겨 선자령으르 향해 가는데 다시 비가 오락가락한다.

 

풍력 발전 시설이 많이 설치된 풍경을 즐기며 선자령에 도착해 잠시 쉬고 있는데 갑자기 소낙비가 세차게 내린다. 비 피할 곳이 없어 얼른 비옷을 입고 목장 방향으로 산을 내려 갔다. 가파른 언덕길을 내려가 목장길로 들어서니 비가 그치고 다시 해가 난다.

 

목장길 삼거리에서 대관령 방향으로 숲길로 들어 가니 계곡에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친구와 계곡으로 내려가 잠시 발을 담그고 쉬기로 했다. 하지만 물이 차서 오래 발을 담구기가 어려웠고 시간도 늦은 오후 3시 경이라 서둘러 짐을 챙겼다. 계곡에서 올라와 대관령을 향해 걸어가는데 갑자기 주위가 컴컴해 지고 비가 세차기 내리기 시작한다.

 

천둥도 치고 비가 너무 거세게 내려 금새 길은 흙탕물로 넘쳤다. 세찬 빗소리와 멀리서 들려오는 천둥소리 만으로도 공포스러운데 흙탕물이 쏟아져 내려오는 바위 계단을 올라가야 하니 발걸음이 급하다. 정신없이 걸어 언덕으로 올라가니 고맙게도 비가 잦아 들었다. 삼거리에서 이 날씨에 양떼 목장길로 가는 것이 무리일 것 같아 양떼 목장길보다는 짧은 거리인 국사 성황당 방향으로 가서 아스팔트길을 따라 내려가 도보를 시작한 대관령 신재생에너지관으로 갔다.

 

숲 안내소 옆 평상에서 비를 피하며 바람막이 옷을 입고 서울 가는 버스 시간표를 보니 저녁 18:10분 버스를 탈 수 있다. 2시간이나 기다려야 해서 평상에 앉아 잠시 요기를 하고 쉬었다 아침에 타고 간 기사님께 전화를 했다. 6분 후에 온 택시를 타고 횡계 터미널로 가 터미널 건너편 원칼국수 집에서 뜨뜻한 국물을 마시며 추운 몸을 녹이고 싶었는데 주인 할머니는 오늘 팔 국수를 다 팔아서 재료가 없단다. 그래도 추운데 들어와서 쉬라는 할머니의 배려에 감사를 드리고 우리는 터미널 2층 다방으로 올라가 따뜻한 차를 마시며 우리 밖에 손님이 없는 한적한 옛날 다방에서 시간을 보내며 버스를 기다렸다.

 

버스 시간에 맞추어 터미널로 내려왔지만 에어컨이 있는 버스를 탈 생각을 하니 많이 걱정이 되었다. 오늘따라 늘 가지고 다니던 초경량 잠바를 집에 두고 와 떨어진 체온을 높이는 게 쉽지 않았다. 혹시나 하고 편의점 들어가 핫팩이 있는지 주인에게 물어 보니 겨울에 팔고 남은 상품이 아직 있는지 창고에 가서 봐주시겠단다. 다행히 핫팩이 남아 있어 4개를 구입해 친구와 2개씩 나누어 가졌다. 한 여름에 핫팩을 쓰게 될 줄이야. 이 핫팩 덕분에 나와 친구는 별 탈 없이 도보 여행을 잘 마칠 수 있었다.  

 

 

 

뱀무
미역줄나무
기린초
큰조아재비
바우길 2코스 가는 길
참좁살풀
숲에 자리를 펴고 앉아 점심을 먹고 나니 갑자기 연무가 끼기 시작한다.
여기서 우리는 100m 짧은 왼쪽 길로 갔다.
까치 수염
여로
꿀꽃
참조팝나무
도깨비 엉겅퀴
큰꿩의 다리
속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