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길

남파랑길 여행 후기: 통영 거제 구간 13-15코스

hadamhalmi 2021. 7. 27. 17:50

 

2021년 7월 23일 친구와 떠난 2박 3일 여행 후기 

 

2박 3일의 도보여행을 떠나기 전 폭염이 계속되어 여행을 가야하나마나 친구와 고민을 하다 가기로 했다. 너무 더우면 남파랑길이 아니라 다른 숲길을 걷기로 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여행을 떠났다. 다행히 서울보다 통영, 거제, 고성의 날씨는 서울보다 4-5도 낮았고 가끔씩 산과 바다에서 부는 바람 덕분에 더위를 식힐 수 있었다. 시골마을을 지날 때면 폭염 주의보 방송이 나오기도 했다. 숙소에 돌아와 저녁에 잘 때는 에어컨이나 선풍기 없이 문만 열고 자도 된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서울과 수도권의 코로나 단계가 4단계라 우리도 조심스러웠지만 지역 주민들도 우리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과 접촉은 최소한 줄였고 거리두기를 철저하게 유지했다. 친구가 코로나 때문에 되도록 식당에 안 갔으면 좋겠다고 해서 시도한 첫날 숙소에서의 저녁은 완전 망쳤다. 이마트에서 산 유부초밥과 닭강정은 너무 짜서 먹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숙소에서 먹는 것은 하루만에 포기하기로 했다. 다음 날 간 숙소 근처 한정식은 내가 맛 본 한정식 중 최악이었다. 그래도 하루에 한 번은 밥을 먹어야 하니 에너지를 보총하기 위해 그냥 먹었다. 그런데 이런 음식점에 손님이 많아 빈자리가 없다는 게 더 놀랍다.

 

이번에도 불친절한 길 표시 덕분에 더위와 싸우며 알바를 했다. 13코스를 걸으며 남파랑길 표시를 보수하러 다니는 분을 만나고 헤어져 얼마 안 있어 방향 표시가 없는 길에서 우왕좌왕하다 지도를 보고 길을 확인했다. 하지만 길을 잃는 것이 항상 나쁜 것은 아니다. 덕분에 15코스를 걸으며 신거제대교 근처에서 유견마을 쉼터와 화장실을 사용할 수도 있었다. 두리누비 지도 덕분에 길을 잘못 간 걸 알아채고 빨리 남파랑길로 돌아 올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이번 여행에서는 먹는 것에 돈을 가장 안 썼다. 또한 운좋게 대중교통 연결이 잘 되어 택시도 안 탔다. 이렇게 아낀 돈 일부는 거제를 떠나기 전 터미널 김밥천국 앞 좌판에서 복숭아를 파시는 할머니의 복숭아를 사는 데 썼다. 친구와 둘이 다시는 여헹하면서 식품을 사서 힘들어 하며 서울에 가지 말자고 약속했지만 더위에 손님도 없는 식당 앞에서 복숭아를 팔고 계시는 할머니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두 봉지를 사서 친구에게 하나를 주었다. 친구에게 사정을 얘기하니 고맙게도 아무말 없이 배낭에 넣는다. 

 

비록 더위에 걸으며 고생은 했고, 입에 맞는 음식을 먹지는 못했지만 저녁 날씨가 시원해서 잠은 잘 잤다. 너무 시원해서 서울을 떠나기 전에 했던 걱정이 기우였다. 서울보다 서늘한 날씨와 걸으며 만난 멋진 풍경들 덕분에 몸은 피곤했지만 행복했다. 우리에게 어떤 여행인들 싫겠나. 사실 우리는 집만 떠나면 다 좋다고 한다.  

    

 

 

일출
일몰

 

 

2박 3일 여행경비

 

고속버스터미널 서울-통영, 7:00, 우등, 2x 70,000
숙박, 통영 V 모텔, 트윈, 2박 100,000
맥반석 달걀, 호두과자 5,000
통영 편의점, 생수, 김밥, 음료수 6,950
이마트 스무드킹 2x 11,800
이마트, 요구르트, 야채, 유부초밥, 닭강정 37,210
통영 편의점, 대일밴드와 약, 삼다수 2l, 3x 8,000
고성 편의점 바나나우유, 음료수, 옷핀 8,900
버스비 배둔터미널-통영터미널, 2x 8,000
설레임, 생수 3,200
저녁, 죽림 한정식  2x 44,000
통영 편의점, 음료, 도시락, 얼음 9,800
거제터미널 김밥나라 냉면 2x 14,000
옥수수 3,000
복숭아 20,000
거제터미널, 거제-서울남부, 15:25, 우등, 2인 73,800
총액 423,6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