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도보 여행

완도 신지 명사갯길: 강독리 - 완도 해양치유센터

hadamhalmi 2024. 5. 5. 15:55

2024년 4월 28일(일)

도보 구간: 강독리 - 물하태 - 뾰족산 삼거리 - 뾰족산 정상 - 뾰족산 삼거리 - 신리 포구 - 명사십리 해변 - 완도해양치유센터 - 신리 버스 정거장, 7Km
걸린 시간: 4시간 

 

친구와 떠난 3박 4일간의 도보 여행.

고속터미널 센트럴시티에서 아침 7시 40분 발 완도행 고속버스를 타고 5시간 걸려 완도 터미널에 도착했다. 요 며칠간 더웠던 날씨에 비하면 더위는 조금 수그러들었고 오늘 날씨는 흐렸지만 가끔씩 해가 비친다.

완도 터미널에서 나와 숙소인 '르메르 호텔'에 짐을 맡기러 가는 길에 식당을 찾는데 식당이 별로 없다. 마침 큰길 건너에  양평해장국집이 있어 들어가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기로 했다. 뜨거운 음식을 먹느라 땀이 나는데 비교적 큰 식당에 선풍기 하나 돌아가고 있어 땀을 식히는데 도움이 안 된다. 식당 선택을 잘못한 책임은 우리에게 있으니 할 말이 없다.

맛없는 점심을 대충 먹고 나와 완도 해조류 센터 근처에 있는 숙소에 도착하니 프론트데스크 창문이 닫혀 있다. 주인에게 전화를 하려는데 마침 창문이 열리더니 주인이 얼굴을 내민다. 체크인 시간보다 일찍와서 짐을 맡기고 나가려고 한다니 고맙게도 바로 방키를 주신다. 덕분에 방으로 들어가 간단하게 걸을 준비물을 챙긴 후 숙소를 나왔다. 강독리 가는 버스는 언제 있는지도 모르고 시간도 절약할 겸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 타고 강독리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택시비 8,200원). 우리가  완도 첫 여행이고 지금 도착했다고 말씀을 드리니 기사님은 완도 여행 가이드로 변해서 완도군은 256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중 유인도는 51개라고 알려 주셔서 기본 지식을 습득했다. 그러면서 명사십리 해수욕장의 크기와 주변의 해양치유센터와 약산 해양치유의 숲을 한번 가보라고 권하셨다.

여행 준비를 하면서 첫날에는 오후 늦게 시작하는 도보여행이라 신지도 명사십리해수욕장을 가려고 지도를 보는데 걷는 길 표시가 있다. 인터넷 검색을 하니 해안길을 따라 명사십리로 가는 명사 갯길이 있다.  명사 갯길은 이전에 마을 사람들이 바다로 나가는 길이었는데 지금은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아서 조용히 해안 경관을 즐기기에는 딱 좋은 길이다.

강독리 버스정거장에 내리니 바로 명사갯길 안내 표시가 있다. 안내 표시를 따라 해안길을 걸으며물하태를 지나 뾰족산 삼거리 도착했다. 뾰족산 삼거리에서 잠시 명사갯길을 벗어나 산 정상에 올랐지만 팔각정 쉼터는 위험해서 접근이 금지되어 있고 전망대의 안내 표지판에는 아무 것도 안 쓰여 있어 조금 낯설다. 완도군의 문화 행정에 약간 실망했다.

뾰적산 정상에서 갔던 길로 다시 내려와 뾰족산 삼거리에서 신리 포구 방향으로 걸었다. 신리 표구를 지나니 곧 명사십리 해수욕장이다. 해안길로 내려가 신발을 벗었다. 바닷물에 발을 적시며 모래사장을 걸었지만 요즘 초여름 날씨가 계속되서 그런지 물이 차지 않다. 고운 모래로 딱딱하게 만들어진 바닥을 맨발로 한참 동안 걸었더니 발바닥이 아프다.

완도 시내로 나가는 버스를 타기위해 바닷가를 걷고 계신 주민 할머니에게 버스 시간표를 물었더니 본인은 버스를 안 타서 모르겠다며 해양치유센터에 셔틀버스가 있으니 가서 시간을 물어보고 없으면 일반 버스를 타고 나가야 한단다.

완도 해양치유센터로 가서 셔틀 버스 시간을 물으니 직원들이 오늘은 벌써 종료되어 나가는 셔틀버스가 없고 일반 버스는 동고리 종점에서 6시에 출발하니 신리 버스 정거장에는 6시 15분에서 20분 경에 도착할 거라고 친절하게 알려 주신다. 시계를 보니 오후 5시 40분이다. 친구와 부지런히 걸어 신리 마을 버스정거장으로 나오니 5시 50분이다. 

6시 18분 경에 도착한 버스를 타고 완도 시내로 나오는데 기사님이 한손으로 핸드폰을 잡고 전화를 하면서 오른손으로 핸들을 잡고 한참 동안 운전을 하시는데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완도 시내로 나와서는 장보고 마트 앞에서 내려 간단하게 장을 본 후 숙소로 들어 가는 길에 숙소 근처 식당에 들어 갔다. 주인 아주머니가 성게 미역국을 맛있게 끓여 주시겠다고 자신 있게 말씀하셔서 믿음으로 성게 미역국을 주문했다. 그런데 냉동 성게를 마파 두부처럼 작게 잘라서 끓인 미역국은 보기와 같이 맛도 없다. 함께 주신 반찬들도 영 실망스럽다. 전라도는 음식이 맛있다고 했는데 남은 3일을 기대하며 친구와 둘이 그냥 배를 채우기 위해 저녁을 먹고 나왔다.  

 

ⓒ  완도군청
자란
청산도
뒤에 보이는 산이 뾰족산
명사십리 해수욕장
해안 사구
완도 해양치유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