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

여행 17: 돌로미티 트레치메 트레킹

hadamhalmi 2024. 7. 12. 18:52

2024년 6월 21일(금)

여행 일정: 트레치메 트레킹(Tre Cime di Laveredo) 

- 도보 구간: 아우론조 주차장 - 아우론조 산장(Rif. Auronzo, 2333m) - 101번길 - 알피나 예배당(2314m) - 전망대 - 알피나 예배당(2314m)  - 라바레도 산장(Rif. Lavaredo, 2344m) - 라바도레 고개(2454m) - 로카델리 산장(Rif. Rocadeli, 2450m) - 1차 세계대전 동굴(Grotta delle Tre Cime) - 로카델리 산장 - 105번길 - 말가 랑알름 산장(Rif. Malga Langalm, 2235m) - 메쪼 능선 고개(Forcella Col di Mezzo, 2332m) - 아우론조 주차장 (반 시계 방향 원점 회귀), 12.5Km, 5 시간

 

어제 도비야코 버스터미널에 있는 안내판에서 오늘 비가 온다고 예보된 것을 보았다. 인터넷으로 예약한 트레치메 버스표는 3일 전에 예약 취소가 가능하다. 그래서 전날 취소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결국 비가 오는 것을 알았지만 행운을 기대하며 예정대로 오늘 트레치메 트레킹을 하기로 했다.

아침에 일어나니 날씨가 잔뜩 흐렸다. 돌로미티 호텔의 아침 식사 시간은 웬지 모르지만 7시 30분에 시작한다. 첫 손님으로 식당에 가서 충분히 먹은 후 트레킹할 때 비가 내릴 것을 대비해 배낭을 잘 꾸렸다.

숙소의 길 건너에 있는 버스터미널로 가서 8:05분 발 444번 버스를 탄 후 맨 앞자리에 앉아 있는데 밖에서 나이 든 아시아인 부부가 차표 문제로 표를 검사하는 직원과 얘기가 잘 안 풀리고 있어 버스 출발이 늦어지고 있다. 가만히 말하시는 걸 들어보니 한국인이다. 도와 드리려고 무슨 일 때문이냐고 물어보니 인터넷으로 버스 예약하는 걸 몰라서 예매를 못했고 내일 트레치메를 가려는데 인터넷 예매하는 방법을 몰라서 직원의 도움을 받아 버스 예약 사이트를 열으려고 했지만 작동이 안 된단다. 그래서 내가 버스 기사와 직원과 얘기하며 도와 줄 다른 방법이 있는 지 물어보니 버스 기사님이 도비아코 여행안내소서 버스 예매를 도와줄 수 있단다. 그런데 11시에 연단다. 일단 한국인 노부부에게 방법을 전해 드리고 나서 버스는 트레치메 주차장을 향해 출발했다.  

아우론조 주차장에서 내려 산장으로 올라가니 온도는 19도이고 흐렸지만 그래도 시야가 나쁘지 않다. 날씨가 좋으면 더 멋진 풍경을 볼 수도 있었겠지만 비가 내리지 않고 이 정도면 그저 감사할 뿐이다. 그런데 처음에는 고도가 높아서 그런지 약간만 경사진 언덕을 걸어가도 다리가 천근만근이다. 이런 체력으로 어떻게 걷나 걱정했는데 걷다 보니 조금씩 적응이 되었는지 예정된 코스를 잘 마쳤다.

힘들게 라바레도 고개를 넘어 바위에 앉아 풍경을 보며 쉬었다 로카델리 산장에 도착했는데 산장은 문이 닫혀 있다. 산장 앞 계단에는 많은 사람들이 계단에 앉아 가져 온 것을 먹고 있다. 나는 산장 앞에 있는 피아니 호수를 보며 언덕에 앉아 비상 식량으로 가져간 케잌과 과일을 점심으로 먹었다. 하지만 친구는 햇볕이 내리쬐는 풀밭에  앉는 것보다 그늘진 대피소 처마밑 의자에 앉길 원해서 각자 떨어져서 앉았다.

점심 휴식 후 로카델리 산장 뒤에 있는 세계 1차대전 동굴로 올라가는데 길이 거리는 짧지만 경사가 심하고 조금 험하다. 그래도 조금 덜 험한 길로 돌아서 힘들게 올라가니 동굴이 여러 개 있다. 그런데 동굴 안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줄을 서서 기다린다. 조금 깊은 동굴을 찾아서 우리도 사진을 찍은 후 내려올 때는 빨리 내려 가는 길이지만 작은 돌이 구르는 좁은 산길을 조심해서 내려왔다.

이제부터는 트레치메 바위 뒤편을 보며 걸어 아우론조 산장으로 가는 105번길을 걷는다. 길 표시는 잘 되어 있고 걷는 사라들도 제법 있다. 랑알름 산장에 가니 산장 앞에 개울이 흐른다. 난 길을 걷다 물을 보면 항상 발을 담그곤해서 먼저 가능한 자리를 찾았다. 빙하가 녹은 물이라 그런지 물이 너무 차서 오래 발을 담그고 있을 수가 없다. 그래도 참으며 여러 번 짧게 발을 담그고 나니 피곤했던 발이 시원하다. 빗방울이 오락가락해서 갈길이 바쁘지만 주변 풍경이 너무 좋아 개울가에 앉아 그냥 쉬었다.  

다시 일어나 메쪼 고개로 가는 길에 있는 호수가 너무 예쁘다. 앉아서 풍경을 오래 즐기고 싶었지만 비도 더 내리고 바람이 심상치 않아 잠깐만 멈췄다 다시 걸었다. 메쪼 고개에 도착하니 오후 2:50이다. 가능하면 15:05분 버스를 타려고 부지런히 걸어 주차장으로 갔다. 운 좋게도 막 떠나려는 15:05분 발 444번 버스를 보고 혹시나 하고 달려가니 버스 직원이 얼른 타란다. 나도 타고 부지런히 뒤따라 온 친구도 탄 후 버스가 출발하니 갑자기 소나기가 거세게 퍼붓기 시작한다. 친절하신 444번 직원과 버스 기사님 덕분에 큰 비를 피할 수 있었다. 

세차게 내리던 비는 도비야코 호수를 지나니 그쳤다. 도비야코 버스터미널에 내리니 아침에 만났던 한국인 노부부가 계신다. 반가워서 내일 트레치메 가는 버스 예매를 하셨냐고 물으니 구입했단다. 산 칸디도에서 에어앤비 숙소에 지내시는데 오늘 아침에 한 시간 걸어서 도비야코 버스터미널에 오셨고, 3 개월째 해외 여행 중이신 이 부부는 우리가 도비야코에 머무는 동안 매일 버스 터미널에서 만났고, 이 인연으로 이틀 후 친퀘토리 여행도 함께 했다.   

숙소에 돌아와 식사하러 가기 전에 피곤을 풀기 위해 유료로 제공되는 호텔 스파와 사우나를 저녁 8시에 예약해 두었다. (한 사람 당 한 시간에 15유로이다.)  저녁을 식당을 찾다가 Restaurant Winkelkeller로 들어가 직원이 권하는 오늘의 메뉴인 Schweinehaxen을 먹었는데 껍질이 딱딱하지 않고 부드럽다. 그동안 먹은 것 중에 가장 맛있게 먹었다.

지하에 있는 이 호텔 사우나는 규모가 작아 예약제로 운영하며 시간당 한 손님만 받는다. 그런데 두 개의 스파 중 한 개가 작동이 되지 않아 윗층의 프론트 데스크에 가서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하느라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 직원이 스파 장치의 문제점을 확인한 후 수리를 할 수 없자 미안해 하면서 한 사람 이용료만 내고 사용하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 그런데 체크 아웃할 때 스파 사용료인 15유로를 내려고 하니 직원이 안 받겠단다. 아마도 사용할 때 불편하게 해서 서비스로 제공한 듯 싶다. 

 

차량들의 트레치메 하루 입장료
Rif. Auronzo (2,333m)
아우론조 주차장
피아니 호수(Laghi dei Pi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