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

군대 간 아들 첫 면회 가기

hadamhalmi 2008. 10. 25. 01:49

 

2008년 10월 25일

 

 

오늘은 감사가 넘치는 날이다.

 

아들 아이가 8 21일에 군대에 갔으니 두 달이 지났다. 7코스 제주 올레길에 있는 혼인지에서 쉬고 있는데 외박이 가능하다며 24일에 면회를 와 달라고 전화를 했다. 그래서 2주간의 휴가를 끝내고 회사에 출근하는 날 다시 하루 휴가를 냈다.

 

대중 교통을 이용해서는 찾아 가기 힘든 곳에 있는 후방 부대라 걱정을 하고 있으니 부산에 사는 대학 친구가 같이 가 주겠단다. 마티즈를 타고 서울, 부산, 예산, 당진을 열심히 오르내리는 친구의 제안이 고마워 덥석 받아 들였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친구 남편은 갑자기 화요일부터 비도 오고 날씨도 안 좋아지자 작은 차로 고속도로를 달리는 게 걱정이 되어 회사에 휴가를 내고는 새벽에 당진에서 친구와 함께 자기 차로 서울에 올라와서 나를 데리고 아들 아이 부대가 있는 황간으로 갔다. 자기는 무료하던 차에 가을 소풍 가는 것이니 미안해 하지 말라며 나를 편안하게 해 주던 친구 남편의 넉넉한 마음씨가 정말 고맙다.

  

작년에 첫 아이를 소문도 안 내고 군대에 보내더니 오늘은 나를 생각해 일부러 시간을 내 준 친구와 친구 남편. 나를 부대에 데려다 주고 되돌아 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하루 종일 함께 해 주며 나와 아들 녀석을 즐겁게 해 주었다.

 

갑작스런 부대 사정으로 체육대회 행사 후 외박이 취소되어 저녁 시간에 특별히 허락된 4시간 동안의 외출까지 동행한 후 아들 녀석을 부대에 데려다 주고는 저녁 9시경에 나를 대전 고속버스터미널에 내려 주면서 서울까지 못 가서 미안하단다

 

새벽 5시부터 약 16시간을 나와 아들 녀석을 위해 기꺼이 시간을 내 준 친구 부부. 더구나 몸이 건강하지 않아 피곤하면 안 되는 친구 남편에게 이렇게 큰 신세를 졌으니. , 난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참호에 물을 받아 놓고 하는 경기. 처음 보았지만 흥미진진하다.  해는 구름에 가리고 바람은 살짝살짝 부는데 경기에 임한 군인들의 태도가 진지하다. 결승전이라 이기면 포상 휴가라는데 안 그럴수 없겠지.
 부대 막사 앞 마당에는 과일 나무가 많다. 누군가 떨어진 모과를 주워 얌전히 올려 놓았다. 
와, 맛있겠다. 가을 햇살에 감은 익어가고.
목련꽃은 화사한데 씨는 조금 징그럽다.  이것으로 술을 담근단다.
이 부대는 산속에 있지만 의외로 야생화는 거의 없다.
 할아버지, 할머니를 따라 아빠(?)를 면회 온 꼬마 녀석이 곤충을 갖고 노느라 보채지도 않는다. 아직 말도 못하는 어린 녀석인데 무섭지도 않나 보다. 할아버지가 양 다리를 떼어 내고 주어서 날지도 못하는데 꼭 잡고는 놔 주질 않는다. 
 이 부대는 가을 정취를 느끼는 데는 딱이다. 산으로 둘러 쌓여 있는 아담한 운동장의 단풍이 정말 예쁘다. 이 부대로 들어 가는 길에 있는 가로수의 단풍은 가히 환상적이다.
 계주를 위한 원을 만들려고 점이 된 군인들.

 

이 시합에서 아들 녀석은 첫 주자로 나서 맨발로 뛰며 두 명을 따라 잡으며 일등으로 들어 왔지만 다른 병사들의 체력이 딸려 우승은 못했다.

 

1등에 5 6일의 포상 휴가가 걸린 단축 마라톤에서 아들 녀석은 4등으로 들어와 휴가의 꿈이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3등까지 2 3일의 휴가를 받으니 맘이 많이 아플 텐데도 잘 참는다. 작년에 중대장이 4, 5등도 휴가를 주었다는 선례에 기대를 걸며.

 

말 많은 아들 녀석이 '. 그렇습니다. 아닙니다.'만 하고 살다 보니 말이 정말 하고 싶었나 보다.

평소에 나랑 별로 얘기를 많이 하지도 않았으면서 옆에 앉기만 하면 말이 끊이질 않는다. 저녁 9시까지 외출이었지만 게임방에서 스타크래프트를 하고 있는 녀석을 데려 와 조금 일찍 부대로 들여 보내도 다행히 불평이 없다. 일찍 포기했나 보다.

 

제깐에는 힘들겠지만 군대에 적응해 가는 아들 녀석이 대견스럽다. (같이 간 친구 남편이 예비군 수준이란다.) , 얘가 군대 가더니 조금 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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