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회사에서 가을 소풍을 가는 날이다.
어제 오후 갑자기 북한산 등반을 하기로 결정을 했다.
오전에 근무를 하고 오후에 가는 산행이라 등산할 채비를 하고 조금 무거운 마음으로 회사에 출근했다.
그런데 동료가 북한산보다 백사골이 어떠냐고 제안을 한다.
간단한 토론을 거친 후 사직 공원에서 출발해 백사골까지 가는 것으로 장소를 바꾸었다.
독일에서 온 손님은 북한산에 가려고 어제 남대문 시장에서 20000원 주고 운동화도 샀는데.....
미안한 마음이 들긴 했지만 결국 탁월한 선택이었다.
가을도 충분히 느끼고 인왕산, 북악산, 북한산을 실컷 보았고 짧은 구간이나마 산행도 했으니 말이다.
북악 스카이웨이 팔각정에서 손님에게 어제는 앞에 보이는 북한산에 가려던 것이었다고 말씀을 드리니 안 가길 잘했단다.
걸은 구간: 사직공원 - 창의문 - 백사실 - 북악스카이웨이 팔각정
인왕산
사직공원 뒤편에서 내려다 본 전경.
경복궁은 아직 단풍이 곱게 물들지 않았다.
창의문에서 올라가는 서울 산성.
너무 가파라서 올라가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
커피프린스 촬영지 '산모퉁이' 카페 입구.
'산모퉁이'를 나와 왼쪽으로 계속 걸어 올라가면 나오는 삼거리.
여기서 왼쪽으로 가면 백사골 마을이 나온다.
겨울을 준비하느라 쌓아 놓은 연탄.
도룡뇽, 가재와 버들치가 사는 백사실 계곡.
날이 너무 가물어 물이 다 말랐다.
백사 이항복의 별장터.
계단으로 올라 가면 별장터 옆에 베드민턴 연습장이 있다.
홍제동으로 내려 가기는 너무 아쉬워 다시 팔각정으로 가는 산길을 택했다.
북악 스카이웨이 팔각정에서 본 북한산.
팔각정까지는 잘 갔는데 택시가 안 올라온다.
날은 어두워지고 성북동 쌈밥집으로 가야 하는데....
걸어 갈까 하다가 하는 수없이 세 명씩 두 팀으로 나누어 히치 하이킹을 하기로 했다.
막 떠나는 에쿠우스 차로 가서 성북동 방향으로 내려가면 차를 좀 얻어 탈 수 있냐고 물으니
운전을 하시는 분은 그러고 싶은데 옆에 앉아 있는 귀부인께서 고개를 흔든다.
실망하고 돌아서는데 수녀 두 분이 차에 올라 타신다.
뛰어가서 부탁을 드리니 어디까지 데려다 주어야 할지 결정을 못하고 계시다
독일 사람인 회사 소장이 한국말로 '아무데라도 좋아요' 말하니 금방 타라신다.
아이고, 이렇게 고마울 데가.
한 팀을 보내고 또 다시 막막한 심정으로 돌아서는데 차 한 대가 내려 온다.
얼른 가서 부탁을 드리니 성북1 동까지 가니 타란다.
차를 타긴 했는데 이 차의 네비게이션이 심상찮다.
성북동을 창의문 방향으로 안내해 네비게이션을 신봉하는 차 주인은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겨우 얻어 탄 차라 반대 방향이라고 우길 수도 없고 조금 참다가
그래도 아니다 싶어 방향이 잘못되었다고 말씀을 드리니 순순히 차를 돌리신다.
덕분에 성북동 동사무소 근처까지 무사히(?) 내려 왔다.
또 택시를 타기도 어정쩡하고 공기도 좋아 쌈밥을 먹으러 10분 정도를 삼청동 방향으로 걸어서 올라갔다.
역시 탁월한 선택이다.
저녁을 맛있게 먹고 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