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도보 여행

모슬포와 오일장

hadamhalmi 2011. 5. 6. 23:25

 

 

 

 가파도를 가려고  모슬포 '봄꽃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루를 묵기로 하였다.

그런데 하루 종일 좋던 날씨가 저녁이 되니 갑자기 바람도 세지고 추워지고 있다.

내일 배가 뜰려나...
 

 

 무 썰은 것을 마당 가득 펼쳐 놓고 있다. 볕과 바람이 좋아 하루면 바짝 마른단다.

 

 

 

 

 

아침에 일어나니 날은 잔뜩 흐렸고 바람도 세고 비가 오고 있다.

가파도를 보고 서울로 가려는 일정을 바꿔 아침에 모슬포를 한 번 둘러 보고

1100고지의 고산 습지를 보고 제주 공항으로 가기로 결정.

 

 

1910년 한일합방 전후로 지어졌다는 이 집에서 작곡가 박시춘 선생이 살았단다.

 

 

  

 6일은 모슬포 5일장이 서는 날이다.

이른 아침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는 시장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싶어 오일장에 잠깐 들렸다.

 

 

 

 

 

 

 

 

 

 

 

 

대정 중학교 선생님들이 학생 지도를 하려고 나와 계시길래 모슬포의 옛모습을 보려면 어디로 가면 좋겠냐고 물으니

대정 초등학교 근처로 가라신다.

그래서 물어물어 대정초등학교로...

 

 

 

 

 

 모슬포 시장 뒷골목

 

 

 

100년 전통의 대정 초등학교.

 

 운동장 한번 넓다.

 

비 내리는 날씨에도

교통안전 도우미를 하시는 40회 졸업생 할아버지를 만나

학교 정문 앞 길가에 서서 대정초등학교와 모슬포 역사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 학교에서 제1회 공군사관학교 훈련도 있었단다.

일제 시대나 6.25 전쟁 당시 군사 도시였던 이곳은 그래서 발전이 더디다며 아쉬워 하신다.

당시 이곳의 인구가 10만 명이나 되었다니...

 

산방산 앞 해변가에는 배가 모래 위로 올라올 정도로 모래가 많았지만

모래가 쓸려 내려가 한 20년 전부터는 해변가의 모습이 달라졌단다.

 

1938년 생인 할아버지는 교통안전 도우미를 할 때

어떤 학생이 자신을 보고 선배님이라고 한다며 웃으신다.

비 내리는 길가에서 할아버지의 모슬포 이야기는 끝날 줄 모르신다.

아쉽게도 차 시간이 빠듯해 감사 인사를 드리고 봄꽃 게스트하우스로...

 

게스트 하우스에서 짐을 찾아 버스를 타고 중문 초등학교에서 내려

중문 사거리 1100고지 가는 버스 정류장으로 가니 영실에서 한라산을 가려는 

여자 두 명과 남자 한 명이 버스를 기다리고 서있다.

조금 있으니 택시 한 대가 서더니 한 사람당 만 원씩 내면 영실휴게소까지 편안하게

데려다 주겠다며 호객 행위를 한다.

택시 운전사는 나도 한라산에 가는 줄 알고 가격 흥정을 하다 1100고지 습지에 간다니

이런 날씨에 그 시시한 곳에 뭐하러 가냐고 비아냥 거리신다.

모두들 아저씨의 무례하고 시끄러운 말투를 가만히 듣고 있으니 아저씨는 김이 빠졌는지

뭐라고 혼자 중얼거리시면 차를 몰고 사라졌다.

한 10분쯤 지나고 나서 이번엔 다른 택시 한 대가 서더니

한 사람당 오천 원만 주면 영실 휴게소에 데려다 준다는 택시 기사 제안에

세 사람은 신속하게  택시를 타고 떠났다.

10분만에 택시 가격이 반으로 내려가다니 놀랍고 또 놀랍다.

이곳은 요지경 세상이다.

 

한참을 기다리고 서 있으려니 건너편 아파트에 사시는 아주머니 두 분이 버스 정류장으로 오신다.

고사리를 캐러 한라산 휴양림 근처로 가려고 1100도로 가는 버스를 타신단다.

두 분 덕에 새로 난 한라산 둘레길 입구도 잘 보아 두었으니

다음 제주 방문 때는 한 번 이 길을 걸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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