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도보 여행

사려니 숲길 + 제주 오일장

hadamhalmi 2010. 12. 24. 18:46

 

 

어제 아침 숙소 앞에서 만난 아저씨 올레꾼의 말에 솔깃해서

오늘은 계획을 변경해 추자도로 들어 가려고 했다.

 

자기는 아침에 들어가서 다 걷고 오후에 나옸다며 경치가 좋으니 꼭 한 번 가보란다.

어제 저녁 숙소의 주인 아주머니에게 우리 계획을 말하니

4번째 수요일은 정기 휴일이라 추자도 가는 배가 없을 거라신다.

혹시나 하고 아침 7시 경에 제주항에 전화를 거니 역시나 배가 없단다.

 

할 수 없이 오늘은 사려니 숲길과 절물휴양림의 장생이 숲길을 걸을 계획으로 숙소를 나섰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20분마다 있는 남조로행 버스를 타고 '붉은 오름' 정류장에서 내리니

바로 사려니 숲길 안내판이 보인다.

 

 

 

 

 

 

 천남성 열매

숲길 곳곳에 빨간 천남성 열매가 보인다.

 

물찻오름 표지판을 따라 걸어가야 하는 걸 물찻오름이 올해까지 폐쇄 되었다는 플래카드를 보고는  

착실하게 왼쪽 길로 한참을 가다 보니 자주 나오던 착실한 표지판이 안 보인다.

되돌아 가기는 너무 많이 왔다 싶기도 하고

우리가 가는 길도 길이 나 있어 의심을 하며 계속 걸었다.

 

 

 

 너른 풀밭에 햇살이 따뜻하게 내리쬔다.

오늘은 바람도 없고 하늘엔 구름한 점없이 파란 가을 하늘이다.

이곳에 앉아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숙소 아주머니가 싸 주신 샌드위치와 올레길에서 받아 온 귤을 맛있게 먹었다.

 

 삼나무 채종원

 

 

 

 

 아무리 가도 표지판이 안 나오길래 사려니 숲길 담담자에게 전화를 걸려던 차에

같이 간 권사님이 사려니 숲길 리본이 있다고 외치신다.

근데 길이 이상하게도 갈려 있다.

왼쪽으로 가면 다시 돌아갈 것 같아 직진하기로...

 

 

출입금지가 된 이곳을 빠져 나오니  산 중턱에 건물이 보이고 왼쪽에 버스 정류장이 있다.

그제서야 이곳이 성판악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우리는 길을 잘못 들어 사려니 숲길의 다른 길인 5.16 도로 방향으로 나왔다.

버스 정류장에는 남자들이 몇 사람있었는데

한라산에 오르려다 아이젠이 없어 내려 오신 분이 두 명이나 된다.

 

이곳에서 절물 휴양림을 가는 교통편이 애매해 일단 제주시로 나와

절물 휴양림 가는 1번 버스를 타려고 했으나 여의치 않아

제주 오일장이나 어제 걷다만 17코스를 마주 걷기 위해 서일주 도로행 버스를 탔다.

버스를 타며 가는 길에 라디오를 들으니 오늘이 동짓날이란다.

어제 먹은 무우도, 동지 팥죽도 먹고 싶어

오일장에 가기로 결정....

 

 

 

 

 

오일장에 가서 무우를 다듬어 파는 할머니에게

생으로 먹을 무우를 하나만 사고 싶다고 하니 일어나서 다른 푸대로 가신다.

그곳에서 중간 크기의 무우를 가지고 와서는 깍더니 둘로 쪼개 주신다.

값을 지불하려니 할머니는 무슨 돈을 받냐며 그냥 먹으라신다.

맛있게 먹겟다고 인사를 드리고 시장 구경을 하며 깍아 주신 무우를 먹었지만

무가 조금 물렁한 것이 어제 것처럼 맛이 있지는 않다.

동지 팥죽을 먹고 나서 옥수수를 하나 사들고 시장을 둘러 보다

뻥튀기 아저씨께 뻥튀기를 한 봉지 샀다.

돌아 오는 길에 아무래도 아쉬워 천 원짜리 무 한 개를 사들고

오후 4시 경 숙소로 돌아 왔다.

 

오늘 저녁은 오후 늦게 동지 팥죽을 멋었으니 

있는 것으로 대충 때우기로 하고 일단 사 간 무우를 깍아 먹었다.

역시 큰 무가 맛있다.

하나 신기한 것은 제주 사람들은 무우 껍질은 두껍게 깍는 다는 사실이다.

왜 그런가 했더니 무우 껍질이 조금 억세다.

 

무우 윗 부분만 깍아 먹고는 남은 무우 반 개는 반찬해 드시라고 주인 아주머니께 드리니

아주머니와 마침 오늘 절물휴양림을 다녀 온 올레꾼이 크게 웃는다.

대부분의 아가씨 올레꾼들은 남은 것은 쓰레기 통에 버리고 가는데 아줌마들이라 다르단다.

 

오늘 절물휴양림에 안 가길 잘했다.

절물휴양림을 다녀 온 올레꾼은 울상을 지으며

장생이 숲길과 절물 오름이 눈 때문에 폐쇄되었단다.

 

아침에 사려니 숲길에서 길을 잘못들어 장생이 숲길을 못 가 내내 섭섭했는데

오늘 길을 잃어 5.16 도로로 나온 것이 다행이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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