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도보 여행

첫째날: 한라 수목원+제주 오일장

hadamhalmi 2010. 2. 23. 22:21

 

 

5 6일 일정으로 떠난 제주 올레.

 

오늘은 느긋하게 12시 비행기를 타고 제주에 가서 제주시를 둘러보기로 했다. 제주 공항에서 300번을 타고 한라 수목원으로 갔다. 

 

한라 수목원 입구에 있는 안내소에서 수목원 안내 자료를 받으면서 무거운 배낭을 두고 가도 되겠냐니 고맙게도 흔쾌히 그러시란다덕분에 홀가분하게 광이 오름으로 올라갔다.

 

스를 타고 숙소인 '금릉 게스트하우스'로 가기 전에 마침 제주 오일장이 서는 날이라 제주 오일장에 가기로 했다. 수목원 앞에서 버스를 타려니 30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조금 번화한 곳으로 나오면 버스가 있을 것 같아 걷기로 했다한 정거장을 걸어 나와 지나가는 할머니에게 물으니 그냥 기다렸다가 300번 타고 나가라신다갈아타도 괜찮다고 하니 한 정거장 더 걸어가 버스를 타고 한라병원 앞에서 갈아 타란다.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세 분에게 다시 한 번 길을 물으니 나를 도와주려고 모두가 열심히 의견을 나누신다20번 버스를 타고 한라병원에서 내려 길을 건너서 오일장 가는 버스를 타려고 앉아서 기다리는데 옆에 앉아 계신 할머니가 뜬금없이 내 나이를 물으신다나이먹은 사람이 무거운 배낭을 메고 여행하는 게 이상했나 보다내가 타고 갈 37번 버스가 오니 이것을 타고 가라고 친절히 안내해 주신다.

 

오늘은 장날이라 오일장 버스 정류장이 복잡하다버스에서 내리니 사람들이 오른쪽과 왼쪽으로 나뉘어서 장터로 간다어물쩍거리는 나를 본 나이 드신 할머니가 오른쪽으로 가야 빠르다며 따라 오란다여기선 연륜이 중요할 것 같아 할머니와 한 젊은 아주머니를 따라 갔다.

 

한 때 물질도 하셨다는 제주도 할머니는 아들하고 서울에 사시다 아들이 전근을 와서 제주로 다시 내려오셨는데 서울은 못 살으시겠단다낯선 곳에서도 이렇게 좋은 분들과 사는 얘기를 하며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하다.

 

시장 구경을 하고 나와 오일장 버스정류장에서 서부일주회선 버스를 타고 한 시간 정도 오는데 해가 진다유난히도 빨간 해가 지는데 내가 보고 싶어하는 노을 풍경은 오늘도 보기가 힘들다한 시간 정도 걸려 한림공원 다음 정류장인 금릉 해수욕장에서 내리니 날이 어둑어둑하다태어나 처음으로 경험하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이틀 밤을 잘 보내야 할텐데 조금 걱정이다.

 

인터넷에서 본 대로 내가 묶을 방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끝내 준다8명이 자는 방에는 이층 침대 4개가 놓여 있다개장한 지가 얼마되지 않아 이곳의 침대는 깨끗하고 마루 방바닥은 뜨끈뜨끈하다비양도를 바라 보이는 커다란 창가의 책상 위에는 컴퓨터도 있다.

 

내일은 비양도를 갔다 나와 15코스를 걸을 계획이다. 금릉 게스트하우스 사장님께 내일 비양도에서 12시 픽업을 부탁드리려고 내려 갔더니 바베큐 파티를 하느라 사람들이 가득하다. 그런데 내일 비양도 가는 사람이 나뿐이란다. 내일 아침 9 배를 타고 들어가려면 아침 7시부터 걸어서 한림항으로 가야 하니 비교적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하지만 바베큐 파티를 하는 사람들의 소리가 윗 층까지 들려 잠을 잘 수가 없다새벽 2시까지 방을 들락거리는 아이들의 움직임이 나를 괴롭힌다이것도 경험이려니 하고 이틀을 잘 견디기로.

 

한 방을 같이 쓰는 사람들 모두 친절하고 예의 바르다소등 시간은 밤 10시라는데 새벽까지 들리는 소리가 한 가지 흠이다.

 

 

 

비행기 안에서 본 한라산은 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눈이 조금 밖에 안 쌓여 있다. 올 겨울은 눈이 많이 내려 혹시나 눈 덮인 한라산을 볼 수 있으려나 했는데.   
한라 수목원 정류장에서 내려 10분 정도 걸어 들어 가는 길목에는 왕벚꽃나무가 늘어서 있어  벚꽃이 필 때는 장관이겠다.
 복수초가 활짝 피어 있다.
녹나무. 작년 봄 올레길 12코스의 녹남봉에 심어 놓은 어린 나무를 볼 때는 이 앙상한 나무 가지가 어떻게 변할 지 상상이 안 되었다. 하지만 오늘 수목원에서 잘 자란 녹나무를 보니 녹남봉의 녹나무가 만들 숲이 얼마나 멋질 지 상상만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모두들 눈에 띄는 것 들에만 관심을 가지는데 한 사람이 사진기를 들이대고 사철나무를 찍고 있다. 궁금해서 가까이 가 보니 열심히 일하는 꿀벌들을 찍고 계신다. 
산림욕장
당매자나무
 자두 나무 꽃봉오리
목련도 벌써 꽃봉오리가 맺혀있다.
파라칸다
제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털머위 꽃
 석곡
중국 해란
백서향

수목원을 나와 버스를 타고 제주 오일장으로 갔다.

 

누룩
이 무 맛 끝내 준다. 할머니가 무를 예쁘게 깍아서 파시길래 하나만 팔라고 했더니 예쁜 놈 하나를 깍아서는 그냥 먹어 보라신다. 제주도 인심 짱이다.
  역시 옛 장터의 멋은 뻥이요다. 여기에 늘어선 곡식만큼 옆에는 자신들의 뻥튀기가 될 때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앉아 있다.  검은 콩, 누룽지, 흰 가래떡, 땅콩 등 튀기는 종류도 다양하다.
할아버지께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으니 뭐하러 찍으냐신다. 그래도 싫지 않으신지 잘 나오는 것만 쓰란다.
뻥튀기를 할 곡식을 담을 그릇에는 번호표가 붙어 있다. 
 이 집에서 국밥 한그릇을 먹었는데 맛이 좋다. 특히 국밥에 들어 있는 순대가 맛있다. 가격은 4000원. 내 옆에 앉은 아가씨는 이 집의 꼼장어 맛이 이 장터에서 최고라 자주 온단다. 오일장 장터 뒤쪽에 자리하고 있다. 사장 아저씨도 친절하고 남은 반찬은 모두 버리니 걱정하지 말고 편안하게 먹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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