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도보 여행

세화의 집

hadamhalmi 2009. 4. 5. 19:12

 

제주 올레 9, 10코스를 걷고 저녁 9:30분 경에 '세화의 집'에 도착하니 아주머니가 반갑게 맞이해 준다바람이 많이 불어 추웠다고 말씀을 드리니 아저씨는 집밖에 만들어 놓은 노천 숯불가마(?)에 장작불을 때 놓을 테니 짐 풀고 와서 불을 쬐며 피곤한 다리를 풀라신다

 

 

 

 

주인 아저씨는 아주머니 몰래 벌목장에 가서 일을 하다 나무에 다리를 다쳐 힘이 들었는데 한의원 하는 친구가 화강암으로 만든 가마에 후박나무와 삼나무를 쬐며 불꽃을 맞으면 붓기가 나을 거라는 말씀을 듣고 직접 만드셨단다. 그러면서 이 불빛을 쬐고 나니 다리의 붓기도 다 빠졌다며 아저씨의 노천 숯불가마 자랑이 대단하시다.

 

 

이곳에 앉아 아저씨가 주시는 낑깡, 천혜향과 숯불에 맛있게 구운 토란을 먹으며 아저씨가 하라는 대로 불을 가까이 쬐었다. 그런데 내가 싫어하는 토란이 구워 놓으니 이렇게 맛있을 수가. 아저씨는 안경을 벗고 눈도 쬐고 눈물이 나면 닦지 말고 바깥 공기를 쐬라신다. 신기하게도 의심 많은 내가 아저씨 말씀을 그대로 따라서 했다집에 들어 와 거울을 보니 코가 유난히 벌겋다. 생각해 보니 햇빛에 타기도 했지만 아마도 불을 너무 많이 쬐어 화상을 입은 것 같다. 집에 와서 오이와 감자 마사지를 하고 나니 붓기가 빠진다.

 

화강암 열기를 받기 위해 아저씨가 공사장 현장에서 구해 온 돌.

 

땔감으로 사용하는 후박나무와 삼나무 .

 

제주도에서는 후박나무를 베지 못하게 해서 후박 나무를 구할 수 없어 아저씨는 자신의 밭에 있는 후박나무를 한 그루 베어 땔감으로 준비하셨다. 후박나무 껍질은 후박나무 껍질은 한약재로 쓰기 때문에 낫으로 껍질을 벗긴 후 1Kg 8,000원씩 받고 한약재 상인에게 팔아 아주머니와 함께 외식을 하셨단다.

 

 

주인 아저씨가 요즘 새벽마다 가서 따 오는 고사리.

 

 올레길을 편히 걸을 수 있게 해 준 내 신발. 딸 아이가 걷는 것을 좋아하는 나를 위해 생일 선물로 사준 것이다.

 

 

4코스 마치고 돌아와 주인 아저씨가 정석 비행장 근처에 있는 유채꽃 축제 현장에 데리고 가셨다. 700고지라는데 추워서 그런지 아직 벚꽃이 만개하지 않았다. 축제 때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으니 다 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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