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바다 백리길

소매물도

hadamhalmi 2013. 1. 28. 23:27

2013년 128

 


손이 시릴 정도로 쌀쌀한 영하의 날씨에, 이른 아침 동피랑 벽화 마을을 둘러본 후 중앙로로 내려 와 '오미사 꿀빵'을 사러 서호 시장 방향으로 걸어 가는 길에 약국에 들러 배멀미약을 샀다.

이곳에서 만난 약사님도 아주 친절하시다. 통영분들은 다 친절하신가?

 

약도를 가지고 꿀빵집을 찾던 중 확실하지 않아 꿀빵집 근처 핸드폰 가게에 들러 여점원에게 물어 보는데 이 아가씨도 얼마나 친절하신지. 그런데 아가씨가 알려 준 곳으로 가서 8,000원 주고 꿀빵 하나 사가지고 나오면서 친구와 나는 꿀빵집 할머니만 안 친절하시다는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곱게 준비해 놓은 동그란 모양의 팥앙꼬 모습이 너무 예뻐 사진 한 장 찍어도 되냐고 물으니 퉁명스럽게 안 된다고 하신다.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처음 만든 빵일텐데. 하지만 빵은 맛있다.

 

꿀빵을 사가지고 나와 추운 몸도 녹일 겸 커피 한 잔 마시려고 근처 롯데리아로 가니 문이 닫혀 있다. 9 50분이라 길에서 10분을 기다려야 할 판이라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가게에 전화를 거니 금방 문을 열어 주신다. (가게를 여느라 바쁜 시간인데도 흔쾌히 문을 열어준 직원이 고맙다.)

 

햇살 좋은 창가에 앉아 꿀빵과 함께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시니 새벽부터 시락국 한 그릇 먹고 찬 공기를 맞으며 3시간이나 돌아 다니느라 언 몸이 조금 녹는다.

 

새벽에 통영 여객 터미널에 들려 물때에 맞춰 사 놓은 11시 배를 타러 여객 터미널로 가는 길에 통영사람들이 좋아한다는 '풍화김밥'에 들러 충무 김밥을 사가지고 소매물도로 가는 배를 탔다.

 

 

 

 

비진도
가위도

일요일 오후에 소매물도 근처에 파도가 세서 선착장의 밧줄이 끊어졌는데 우리가 도착한 12 30분까지도 보수가 안 되어 배를 댈 수 있을지 모른다는 안내 방송을 들으니 갑자기 마음이 불안해진다.

 

여러 번의 시도 끝에 간신히 배를 댔지만 오늘 소매물도에서 잘 사람들만 내리라는 안내 방송을 듣고 내일 아침까지 보수가 안 되면 어떻게 할 지 걱정은 되었지만 일단 소매물도에서 내렸다.

우리 둘과 아이 둘과 낚시 여행을 온 한 가족 총 6명이 간신히 배에서 내렸다.

 

배를 타고 내리는 과정이 약간 소란스러웠고 소매물도에 내린 숙박객이 적어서 그런지 손님들을 맞이하러 나온 주민들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민박을 하려던 계획을 바꿔 펜션에서 1박을 하기로 하고 우선 짐을 풀고 배멀미로 지친 몸을 쉬기로 했다. 오늘 등대섬으로 갈 수 있는 물때가 12 50분부터 6시까지이니 조금 쉬고 2시부터 섬 여행에 나섰다.

 

펜션 아주머니가 알려 준대로 등대섬을 가기 위해 폐교로 오르는데 길이 가파르다. 멀미약을 먹었지만 1시간 30분 동안 배를 타고 오느라 약간의 배멀미를 해서인지 가파른 계단을 오르는데 왜 이렇게 힘이 드는지.
이 나무 의자에 앉아 바라 보는 바다 풍경은 예술이다. 오른편 길로 가면 남매 바위로 가는 도보 길이다.
폐교
소매물도에서 보이는 매물도
 매물도 관세역사관

이곳에서 올라온 계단길로 내려 가지 말고 망태봉을 넘어 내려가는 산길에서 바라 본 등대섬의 풍경은 정말 아름답다.

 

등대섬
공룡 바위
남매바위

망태봉을 거쳐 등대섬에 갔다 남매바위 쪽으로 난 도보길을 걸어 숙소까지 다녀 오는데 3시간 정도 걸린다.

 

망태봉에서 등대섬으로 내려 가는 길에 있는 바위 위에서 바라 보는 등대섬과 주변 바다 풍경이 정말 아름다워 그냥 바위에 앉아 시간을 보내고 싶었으나 물때 때문에 할 수 없이 등대섬으로 갔다.

 

소매물도를 한 번 둘러 보고 나니 굳이 물때에 맞춰 등대섬을 가느니 너럭 바위에 앉아 햇살을 맞으며 등대섬 주변의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바다 풍경을 만끽하다 오는 것이 더 낫겠다 싶다.

 

저녁식사는 펜션에서 운영하는 식당에서 멍게 비빔밥과 생선 구이 정식을 각각 10,000원을 주고 먹었는데 소매물도 특유의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식사 후 식당 매점으로 가서 내일 아침에 먹을 라면 2개와 김치를 사가지고 숙소로.

 

소매물도 선착장.

 

다음날 아침 매물도 가는 배를 타러 나오니 다행히도 어제 문제가 되었던 선착장의 밧줄이 수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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