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도보 여행

설악산 서북 능선: 한계령 - 서북능선- 중청대피소- 대청봉

hadamhalmi 2017. 5. 27. 21:51

설악산 공룡능선 도전기

 

도보 구간: 한계령 휴게소  서북능선  중청대피소  대청봉 - 중청대피소, 8.9 Km (실제 걸은 길이: 16 Km)

걸린 시간: 7시간50

 

 

지난 해 9월 초, 여자 셋이서 산행 시간이 길고 힘들지만 풍광이 정말 좋다는 공룡 능선을 하루 일정으로 걷기 위해 설악동 숙소에서 하룻밤을 잤다. 다음날 새벽 숙소를 나서려고 할 때, 갑자기 장대비가 내려 아쉽게도 공룡능선은 포기하고 천불동 계곡만 걷고 돌아 왔다. 서울로 돌아 오면서 올해 5월 주말에 다시 한 번 공룡능선을 시도하기로 미리 일정을 약속해 두었다.

 

개인적으로 대피소를 예약해서 자유롭게 풍광을 즐기며 천천히 공룡 능선을 걸으려고 야심차게 계획했지만 설악산 대피소를 예약하는 데 실패했다. 대피소 예약은 전문가만 할 수 있나 보다. 그래도 아쉬워 공룡 능선을 갈 방안을 찾다 할 수 없이 반더룽 산악회 버스를 타고 가기로... (산악회 버스를 타면 우선 교통편과 대피소는 해결이 되어 편리하다. 단지 공룡 능선 구간을 걸으면서 떠나는 버스 시간에 맞추어 조금 열심히 걸어야 한다.)

 

금요일 오후, 근래에 보기 드문 파란 하늘과 좋은 날씨를 보며 오늘도 날씨가 좋기를 기대했다. 드디어 토요일 아침 7:15분 복정역에서 산악회 버스를 타고 한계령으로 떠났다.

 

한계령 휴게소에 도착해 장비를 점검하고 11시에 중청 대피소를 향해 산행을 시작했다. 한계령 휴게소를 시작으로 서북능선을 향해 올라 가는데 4월에 피는 분홍 산철쭉이 우리를 반긴다. 고도 때문에 이곳의 날씨가 서늘해서 그런지 4월에 피는 봄꽃들이 모습을 드러내느라 바쁘다.

 

한계령에서 시작해 중청 대피소에 도착할 때까지 앵초, 연령초, 두루미꽃, 은방울꽃, 검종덩굴, 세잎종덩굴, 요강나물, 벌깨덩굴, 풀솜대, 자주솜대, 흰숙은 노루오줌, 애기나리, 노랑제비꽃과 나도옥잠화, 금강봄맞이꽃 등 여러 야생화들과 아구장나무 꽃과 털진달래꽃 그리고 중청 대피소로 내려 가기 전에 하얗게 피어 있는 귀룽나무 꽃들 덕분에 서북능선을 걷느라 피곤하고 지친 다리에 힘을 낼 수 있었다.

 

기대했던 대로 날씨도 좋아서 오늘은 금강산까지 보일 정도로 시야가 좋다. 덕분에 서북능선을 걸으며 설악산의 멋진 풍광을 맘껏 즐길 수 있었다. 서북 능선을 걸으며 만난 한 아저씨는 설악산을 자주 오는데 자기도 이런 날씨는 겨우 두 번째라며 오늘은 복 받은 날이란다.

 

이번 산행을 준비하면서 오로지 멋진 풍광의 공룡능선만 생각하고 왔는데 많은 야생화와 멋진 서북 능선을 걸으며 보는 풍광에 입이 다물어 지지 않았다.

 

중청대피소에 배낭을 내려 놓고 대청봉을 올라 갔다 내려 오니 바람이 불고 날씨가 추워 손이 시리다.

 

같이 간 왕언니가 대피소에서 밥을 해 먹는 게 소원이라며 코펠과 버너를 가져온다 길래 무겁게 왜 가져 오냐고 구박을 했지만 그 덕분에 야외에서 저녁 밥을 하고 삼겹살을 구워 가져 간 반찬과 함께 맛있게 먹었다.

 

식사 후 세수도 못하고 이만 겨우 닦고 별을 보려고 나갔는데 9시에 소등한다는 안내 방송이 나온다지도를 보며 내일 걸을 공룡능선 계획을 짠 후 서둘러 배정된 지하 숙소로 가 2층의 공동 마루 침대로 올라가 누웠다. 하지만 숙소가 지하에 있어 냄새가 난다. 남자는 1여자는 2층에 배정을 받아 모포 한 장은 깔고 한 장은 덮고 자는데 춥지는 않다.

 

9시에 소등을 해서 방 안은 어두웠지만 머리 근처에 비상등이 켜 있어 불빛 때문에그리고 쾌쾌한 냄새로 도무지 잠을 잘 수가 없다. 잘 자야 내일 11시간 동안 걸을 수 있을 텐데 걱정이다.

 

 

 

 

울산바위
대청봉 표지석은 인증샷을 찍는 사람들로 늘 인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