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도보 여행

설악산 공룡능선: 중청 대피소 - 공룡능선- 마등령 삼거리 -설악산 입구

hadamhalmi 2017. 5. 28. 23:20

도보 구간중청 대피소 - 희운각 대피소 - 무너미고개 -공룡능선 - 마등령 삼거리 - 비선대 - 설악산 국립공원 입구, 12.8 Km (실제 걸은 거리: 22.3 Km)

걸린 시간: 10시간 20

 

 

중청대피소의 낯선 환경에 이리 저리 뒤척이다 겨우 잠이 들었는데 주변에서 알람이 울린다. 이제 겨우 새벽 한 시 반인데 벌써 몇몇 사람들이 일어나 길을 떠나려고 배낭을 싸느라 부스럭거린다. 새벽 세 시가 되니 이번에는 대청봉에 일출 보러 간다고 여러 명이 일어나 남들이 자던 말던 신경도 쓰지 않고 어둠 속에서 친구들과 얘기하듯이 소리내서 서로 잡담을 하기 시작한다. 도대체 공동생활에 대한 배려심이라곤 눈곱만치도 없다.

 

드디어 참고 자려던 사람들이 여기 저기서 잠 좀 자게 조용히 하라고 목소리를 높인 후에야 떠들던 사람들이 조용해졌다. 아무래도 더 잘 수 없을 것 같아 새벽 4시에 일어나기로 했다.

 

우선 사용한 모포를 정리해 매점 앞에 쌓아 놓은 후, 배낭을 가지고 취사장으로 가서 짐을 정리하며 수건에 물을 묻혀 고양이 세수를 했다. 아침으로 구운 스팸과 함께 치즈 라면에 밥을 말아 먹고 후식으로 커피까지 마신 후 새벽 5 4분에 뜨는 해를 본 후 중청 대피소에서 나왔다.

 

오늘은 주일 아침이다. 산행을 시작하며 소청봉으로 가는 길에 우리 세 사람은 천불동 계곡과 동해 바다의 일출을 보며 찬양 예배를 잠시 드렸다. 그 후 늦어도 오후 4시까지는 설악동 C지구 한 식당에 가야 하므로 더는 시간을 지체 할 수 없어 서둘러 공룡능선을 향해 출발했다.

 

오늘은 어제보다 날씨가 좋지 못하다. 공룡 능선을 걸을 때는 바람이 세게 불어 쉴 때는 조금 추웠다. 공룡능선 산행 길에서는 운 좋게도 아주 예쁜 산솜다리(에델바이스) 꽃을 태어나서 처음 보았다. 한 번 보고 확인을 한 후에는 걸을 때마다 바위 틈에 핀 흰 산솜다리가 계속 눈에 들어 온다.

 

이 능선에는 바람이 세게 불어서 그런지 각시 붓꽃도 키가 아주 작다. 나중에 보니 이름이 난장이 붓꽃이란다. 서북 능선 못지 않게 공룡 능선도 야생화 천국이다. 덕분에 고된 산행길이었지만 난장이 붓꽃, 자주 솜대, 산솜다리(에델바이스), 둥굴레, 만주송이풀, 검종덩굴, 요강 나물, 꿩의 다리, 큰앵초, 돌단풍, 금강 봄맞이, 금마타리 등 많은 야생화와 예쁜 함박꽃 나무 군락지와 정향나무, 병꽃나무꽃을 보며 걷느라 행복했다.

 

 

 

 

큰 앵초
정향나무
병꽃나무
풀솜대
금강 봄맞이
닌장이 붓꽃
송이풀
산솜다리

 

둥글레
희운각 대피소에서 5시간을 걸어 공룡 능선을 통과해 드디어 마등령 삼거리에 도착했다. 마등령 삼거리는 야생화 천국이다. 꿩의 다리, 검종덩굴 군락지가 엄청 넓게 분포되어 있다.
함박나무

 

마등령 삼거리에서 땀을 비오듯 흘리며 조심조심 스틱에 의존해 돌계단을 내려오니 오후 3시다. 마등령 삼거리에서 비선대까지 계획대로 3시간 걸렸다.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지만 설악동 C 지구의 모임 장소에 오후 4시까지 가려면 설악산 입구까지 늦어도 3 40분까지 도착해야 하니 비선대에서 쉬자는 소리도 못하고 계속 걸었다. 약속 시간을 지키려고 셋이 모두 아무 생각 없이 무의식적으로 걷다 보니 3 30분에 설악산 입구에 도착했다. 

 

지난 해 설악산에 왔을 때는 비선대까지의 계곡 풍경에도 멋있다고 감탄을 하며 걸었는데 오늘은 버스 출발 시간에 맞추느라 시간에 쫓겨 주위에 눈길을 돌릴 겨를도 없다. 서둘러 설악산 입구에서 택시를 타고 모임 장소로 가니 오후 3 45분이다. 다행히 4시 안에 도착했다. 어제 아침 함께 버스를 타고 온 사람들 중 우리가 마지막으로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