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5일 (토), Brienz-Interlaken (기차 이동)
Brienz Rothorn 관광
아침에 일어나니 7시다. 계획대로라면 오늘은 오버리드를 지나 인터라켄까지 걸어 가야한다. 그런데 발바닥 물집은 조금 작아졌지만 몸이 힘든지 입술도 많이 부르트고 해서 하루 쉬어갈 생각으로 오전에 증기기차를 타고 브리엔쯔 로토른 산에 갔다 와서 기차로 인터라켄으로 가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아침을 먹기 전에 먼저 유스호스텔 근처 주변 호숫가를 돌아보는데 아침 풍경도 좋고, 특히 호숫가 작은 텐트 안에서 들리는 아이들의 행복한 소리가 듣는 나도 즐겁게 한다.
아침 식사 후 체크 아웃을 하고 9시 40분에 출발하는 증기기관차를 타러 가는데 유스호스텔 마당에서 가족과 함께 아침 식사를 하려던 어린 아이가 아침 식판을 챙겨와 자리에 앉으려는 할아버지를 보며 기쁘게 생신을 축하한다고 하는 모습을 보니 괜히 내 기분이 좋다.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뒤로 하고 걸어서 Brienz Rothorn 기차역으로 갔다.
기차역에는 토요일이라 사람들로 만원이다. 멋진 풍경을 보기 위해 열차의 왼쪽 가장자리에 자리를 앉아 한 시간 정도 올라 가 Rothorn Klum역에서 내렸다. 경치가 좋아 한 시간을 타고 올라 가는 길이 전혀 지루하지 않다. 역에서 내린 후 오른쪽 방향으로 계속 올라가면 산 정상(2,350m)이다.
산 정상으로 가는 길에는 아직도 곳곳에 눈이 쌓여 있다. 기차에서 내려 30분 정도 걸어 올라 갔는데 갑자기 잘 보이던 융프라우요흐에 비구름이 끼면서 멀리 선명하게 보이던 알프스 산의 봉우리들도 아쉽게 눈 앞에서 사라진다. ( 비구름을 보니 내일 융프라우요흐에 올라 갈 수 있을 지 걱정이 된다.) 이곳에서는 알프스의 산을 다 볼 수 있고, 브리엔쯔 마을도, 내가 하룻밤을 보냈던 유스호스텔 지역도 작지만 뚜렷하게 보인다.
정상으로 가는 길에 식당이 두 곳이나 있다. 식당에 앉아 알프스 봉우리들의 멋진 풍경을 보며 커피나 식사를 하며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로토른 정상에 이르니 물안개가 심해져 시야가 나쁘다. 날씨도 점점 쌀쌀해져 가져간 얇은 거위털 잠바를 꺼내 입고 걸었다. 하지만 야생화가 지천에 있어 산길을 걷는 게 즐겁다.
내려오는 길에 날씨가 조금 쌀쌀하지만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실내보다는 공기도, 경치도 좋은 야외 식당에서 자유롭게 점심을 먹었다. 오늘의 특선 메뉴를 시켰더니 파스타 국수에 소고기 굴라쉬 소스를 얹은 음식과 후식으로 커피가 나온다.
점심 후 오후 1시 28분 기차를 타고 브리엔쯔 로토른역으로 내려와 먼저 역 근처 coop에 들렸다. 많이 걷지는 않았지만 산 정상까지 오르내렸더니 다시 발바닥이 아프다. 인터라켄 역에 도착해 coop에 가지 않고 곧바로 유스호스텔로 가기 위해 딸기 한 팩, 에비앙 생수 1병, 유럽형 어댑터를 사고 길 건너 기차역으로 가니 오후 3시다. 안내 전광판에는 인터라켄 가는 기차가 3시 2분에 출발한단다. 급하게 자동판매기에서 인터라켄 가는 기차표를 산 후 들어 오는 기차에 타 앉아 있는 아주머니에게 인터라켄 가는 기차가 맞냐고 물으니 웃으시면서 그렇단다. 휴~ 어제 어깨너머로 잘 보아 둔 덕에 어려움 없이 표를 샀다.
32분 만에 인터라켄 오스트 역에 도착했다. 역에서 나가 바로 오른편 옆에 있는 유스호스텔로 가서 체크인을 하고 4인실 방으로 들어 가니 방은 비었지만 어댑터를 보니 투숙객이 모두 한국 사람들이다. 저녁에 보니 예상대로 모두 젊은 한국사람들이다. 이곳 유스호스텔에서는 한국 사람들은 한국사람들끼리 지내도록 한 방에 배정하는 듯하다. 다음날 들어온 여행객도 한국사람이다.
짐을 풀고 잠시 쉰 후 내일 아침 융프라우요흐의 날씨와 기차 시간을 물으러 프론트데스크로 가니 남자 직원이 내일 아침 7시에 정확한 날씨를 알 수 있으니 그때 결정하는 게 좋겠다고 안내를 해 준다. (일기예보에 따르면 내일 비가 온다고 했고, 날씨가 나쁜 날 산 정상에 올라 가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하면서 낼 아침 정확한 날씨를 보고 결정하라고 권한다.) 일요일이라 관광객이 많아 더 일찍 떠나려고 한다니 보통 아침 10시경에 붐비고 아침 7시는 괜찮다고 알려 준다.
방에 올라가 브리엔쯔 coop에서 사 온 어댑터 포장을 뜯어보니 내가 사려던 물건이 아니다. 실망이다. 어댑터가 하나 밖에 없어 핸드폰과 카메라 배터리 충전하느라 항상 바쁘다. 혹시 이곳에 한국에서 가져온 충전기에 맞는 어댑터가 있을까 하고 인터라켄 동역 건너편에 있는 Coop으로 가 보니 브리엔쯔에서 산 것과 동일한 물건만 있다. 그런데 이 슈퍼에는 없는 게 없다. 그냥 나오기가 아쉬워 들어간 김에 오늘 저녁 먹을 샐러드, 탄산수 1병과 낼 아침으로 먹을 작은 샌드 케잌 1개를 사왔다.
오늘 저녁은 공동 휴게실로 가서 coop에서 산 샐러드와 딸기로 간단히 해결하고 다음 까미노길의 GPX 자료를 다운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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