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7일 (일), Interlaken Ost - Lauterbrunnen - Kleine Scheidegg - Jungfraujoch - Eiger Gletscher - Kleine Scheidegg - Grindewald - Interlaken Ost, 7시간
아침 6시 50분에 프론트 데스크에 내려가 융프라우요흐 날씨를 문의하니 직원은 곧 날씨 사이트에서 정상의 기온은 영상 1도이고 흐리며, 오후 늦게 비 예보가 있다고 알려 준다.
인터라켄까지 와서 융프라우요흐를 안 올라가고 그냥 지나가는 게 아쉬워, 날씨는 하나님에게 맡기고 7시 5분 기차를 타러 바로 옆 인터라켄 동역으로 갔다. 오늘은 매일 메고 다니던 10Kg의 배낭 대신 간단한 아침과 따뜻한 물을 담은 300ml 보온병, 생수 500ml, 간식, 그리고 스틱과 비상약만 든 가벼운 배낭을 메고 길을 나섰다.
먼저 기차역 매표소로 가 한국에서 준비해 간 동신항운의 철도 할인쿠폰을 제출하고 하루 왕복권을 145 프랑을 주고 샀다. (오후 날씨가 안 좋다고 해서 하더쿨룸은 안 가기로 했다.)
이른 아침인데도 기차역에는 융프라우요흐로 가는 사람들이 꽤 많다. 대부분 단체 관광객들이다. 융프라우요흐로 올라 가는 내내 창을 통해 보는 풍경이 너무 아름답다. 특히 아이거 글랫쳐(Eiger Gletscher)의 설산은 경이롭다.
융프라우요흐에 도착하니 높이 때문에 그런지 조금 울렁거린다. 한국 단체 손님들이 많아 복잡한 것이 싫어 역에서 내리자 마자 조용히 창가에 앉아 창 넘어 보이는 설산을 보며 바우처로 제공되는 컵라면을 먹은 후 밖으로 나갔다. 한바탕 사람들이 지나간 후라 예상대로 밖이 조용하다.
날씨는 생각보다 춥지 않았지만 구름 이동이 심해 좋은 풍경을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20분 정도 밖에 머무르며 구름이 이동할 때마다 조금씩 보여주는 설산을 즐기고 Top of Europe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이곳 사정은 더 나쁘다. 구름으로 멋진 풍경을 거의 볼 수가 없다.
인터라켄으로 돌아 오는 길에는 트레킹을 하려고 아이거 글랫처 역에서 내렸다. 원래는 아이거 트레일을 걸을 계획이었지만 역 안내인에게 물어보니 위험해서 폐쇄되었단다. 할 수 없이 아이거 글랫처 역에서 클라이네 샤이덱까지 걷는 Jungfrau Eiger Walk를 걸었다.
아이거 글랫처 역에 내려서 보니 주위 풍경이 정말 멋지다. Kleine Scheidegg까지는 비교적 짧은 도보 구간이지만 걸어 내려오는 길에는 야생화가 지천에 피어 있어 발이 아픈 것도 잊고 즐겁게 걸었다. Kleine Scheidegg 역까지 걸어와 Grindewald로 가는 기타를 타고 오후 2시경 Interlaken Ost 역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별로 많이 걷지도 않았는데 고산에 다녀와서 그런지 몸도 발도 피곤하다.
숙소로 돌아와 내일 가야 할 길을 점검한 후 한 방에서 같이 지내는 러시아에서 온 음악하는 한국유학생에게 한국에서 ee유심을 사왔는데 데이터를 거의 사용할 수 없다고 하니 핸드폰에서 해외이동통신사를 직접 설정하는 법을 가르쳐준다. 자기도 스위스에 오니 데이터 이용이 원활하지 못해 해외이동통신사를 자동 설정에서 직접 설정으로 바꾸어 사용하고 있단다. 역시 젊은 이들에게는 배워야 할 것이 많다. 이 학생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내 핸드폰은 여전히 데이터 이용을 못한다. 정말 기가 막힌 유심이다. (다행히 유스호스텔 숙소에서는 와이파이가 되니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오늘은 일요일이고, 발도 아프니 움직이기 싫어 유스호스텔 식당에 내려가 저녁 메뉴를 시켰는데 또 파스타와 샐러드다. 어제 저녁도 파스타에 샐러드였는데 오늘 저녁도 똑같다. 그래도 샐러드는 맛이 있다. 유스호스텔 메뉴는 다 비슷한가 보다.
내일은 다시 카미노길을 걸어야 하니 발바닥 물집을 치료하고 오늘은 조금 일찍 꿈나라로...
'까미노-스위스길(Jakobsweg)'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위스 까미노: 베른 - 툰 (0) | 2018.06.19 |
---|---|
스위스 까미노: 10. 인터라켄 - 메어링겐 - 슈피츠 - 베른 (0) | 2018.06.18 |
스위스 까미노: 9. 브리엔쯔 - 인터라켄 (0) | 2018.06.16 |
스위스 까미노: 8. 룽에른 - 브리엔츠빌러 - 브리엔츠 (0) | 2018.06.15 |
스위스 까미노: 7. 베타니엔 - 플뤼엘리-란프트 - 룽에른 (0) | 2018.06.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