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9일(화), Bern - Thun (기차 이동)
베른 시내 관광: 호스텔 - 시계탑 - 베른 대성당 - 장미공원 - 니덱 교회 - 베른 시립미술관 -호스텔, 4시간 반
오늘은 스위스의 수도인 베른을 관광하는 날이다.
아침 9시에 체크 아웃을 하고 프론트 데스크에 배낭을 맡긴 후 가볍게 베른 관광을 하러 나갔다.
(맡긴 짐은 오후 3시 이후에 오면 찾을 수 있다. 또 체크 아웃 이후라도 부엌, 휴게실과 화장실 이용이 가능하다.) 이 숙소는 구시가지 중심에 있어 관광하기에 적합하다.
먼저 바로 옆 시계탑을 구경한 후 베른 대성당으로 갔다. 이른 아침인데도 여기저기 단체 관광객들과 견학 온 학생들이 많다. 대성당을 나와 걸어서 장미공원으로 올라갔다. 장미 공원이라 장미는 많았지만 아쉽게도 예쁜 장미꽃은 보지 못했다. 장미 공원에서 베른의 구시가지 전경을 본 후 내려와 개혁교회에 들려 기도를 하고 나오니 발바닥 물집 통증이 점점 심해진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베른 시립미술관((Kunst Museum)이 있지만 버스로 가려고 근처 버스 정거장으로 갔다.
버스 정거장에서 만난 스위스 아가씨에게 시립미술관에 가는 버스를 물으니 곧 앱을 이용해 버스 노선과 내리는 정거장을 찾아 알려 주며 내려서 찾아가는 길도 친절하게 알려준다. 안내대로 12번 버스를 타고 Baerenplatz 정거장에서 내려 5분 정도 걸어 스위스에서 가장 크다는 베른 시립미술관을 별 어려움 없이 찾아갔다.
관람표를 사면서 순례자 할인이 있냐고 하니, 판매원이 순례자패스가 있냐고 묻는다. 내 순례자 패스를 보더니 망설임없이 공짜로 관람하라며 1,2,3 층의 전체 관람표를 준다. 순례자 할인이 있냐고 물은 것뿐인데 공짜표라니... 감동이다. 미술관에서 천천히 귀한 그림들과 설치 미술 작품을 보고 지친 다리도 쉴 겸 조금 일찍, 걸어서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 공동 휴게실에 편안히 앉아 점심도 먹고 핸드폰 충전도 하면서 쉬다가 3시에 배낭을 찾은 후 툰으로 가기 위해 베른 역으로 갔다.
베른 역 안내소에서 기차표를 사고 안내를 받으니 3시 42분 기차가 있단다. 안내대로 5번 플랫폼에서 툰(Thun)으로 가는 기차를 탔는데 뭔가 이상하다. 검색한 대로라면 툰까지 20분이면 가는데 20분이 지나도 툰에 도착하지 않고 모르는 지역 이름이 계속 나타난다. 나중에 보니 시골의 작은 역을 돌아 가는 지역 기차로 40분이나 걸려 툰 역에 도착했다.
툰 역에 도착해서는 Maps.me 지도를 보며 10분 정도 걸어 오늘 저녁 숙소인 St. Maria Kirche에 도착했다. (까미노 길표시는 없고 노란 도보 여행자 안내 표시만 있어 조금 헤맸지만 감으로 교회를 잘 찾아갔다. 다음날 아침 마르셀에게 들으니 툰 지역에는 4번 까미노 길표시를 못하게 되어 있단다. 그래서 지금 지역 담당자와 협의 중에 있단다.)
지도는 다 왔다고 알리는데 확신이 없어 교회 마당 앞에서 긴가민가하고 있으니 야외 의자에 앉아 있던 두 남자들이 어서 오라며 반갑게 맞아 준다. 한 사람은 순례자를 담당하는 마르셀이고, 다른 한 남자는 브루노인데 아마도 봉사자인 듯하다. 브루노는 박사 과정을 하는 한국 학생을 도와주었는데, 학위를 마치고 간 후 한 번 연락을 하고는 연락이 끊어졌다며 아쉬워한다. 그러면서 작년 스페인 까미노협회의 한 설문에서 한국 순례자들이 가장 예의 바른 사람들로 뽑혔다고 알려 준다.
야외 의자에 앉아 시원한 물을 마시며 한가하게 담소를 나눈 후, 브루노는 먼저 가고 마르셀이 숙소, 기도처 그리고 샤워실을 안내해 주었다. 짐 정리한 후 샤워를 하고 방으로 가다 Gunten에 있는 집으로 퇴근하는 마르셀을 만났다. 내 카메라가 오작동을 해 A/S를 받아야 할 것 같다니 카메라 상점이 저녁 7시에 문을 닫으니 빨리 가라며 툰 시내에 있는 카메라 상점을 알려준다. (베른에서부터 카메라 렌즈가 안 닫혀 찍고 싶은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 없었다.)
저녁 6시에 발바닥 통증을 참으며 부지런히 걸어 20분 만에 시내 쇼핑가로 가니 여러 가게들이 문을 닫을 준비를 하고 있다. 아마도 이곳 가게들도 저녁 7시가 아니라 6시 반에 묻을 닫는 것 같다.
맥도날드 맞은 편에 있는 카메라 상점에 들어 가 여자 판매원에게 내 카메라를 건네고 문제점을 얘기했다. 이 판매원은 그저 내 카메라를 만져 본 것뿐인데 오전 내내 나를 힘들게 했던 카메라가 멀쩡히 작동한다. 어이가 없다. 여자 판매원은 웃으며 이건 기술적인 오류로 나타나는 카메라 오작동인 듯하니 한국에 가서 A/S를 받아 보라고 권한다.
고맙다고 인사를 한 후 저녁은 간편하게 건너편 맥도널드로 가서 빅맥 세트를 사 먹었다. 감자 튀김이 아주 맛있었는데, 특히 Kraeuter를 첨가한 마요네즈 소스 때문인 듯하다. 여기서는 마요네즈나 케찹도 추가로 돈을 주고 사야 한다.
느긋하게 툰 시내를 구경하며 숙소로 돌아오니 오늘밤 같이 잘 순례자인 로즈비타가 들어와 있다. 체크인할 때 마르셀이 인터라켄에서 온 여자 순례자가 있다고 했는데 대성당에 가서 기도하고 오느라 늦었단다. 로즈비타도 뮌헨에서 온 독일 순례자인데 가능하면 제네바까지 걷고 싶단다. 딸 하나 아들 하나를 둔 61살의 아주머니로 작년에 뮌헨에서 콘스탄쯔까지 걸었고, 이번에 3주 휴가를 내서 콘스탄쯔부터 이어서 걷고 있단다. 오늘은 인터라켄에서 Gunten까지 걷고 힘들어 배를 타고 툰으로 왔단다.
순례자 숙소는 4인실 방이다. 큰 방에 창가 마다 한 개의 침대가 있고, 둥근 탁자 위에는 최근 나온 스위스 카미노 안내책과 방명록이 놓여 있다. 나는 까미노책을 보며 앞으로 걸을 카미노 길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수집하고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 두었다. 그리고 내일 아침에는 쓸 시간이 없을 것 같아 미리 방명록에 잘 쉬고 간다는 감사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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