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미노-스위스길(Jakobsweg)

스위스 까미노: 도보 여행 후기

hadamhalmi 2018. 6. 26. 20:11

스위스 까미노 여행 후기

 

스위스 까미노길에서는 순례자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상크트 갈렌 순례자 숙소에서 만난 헬무트는 브룬넨까지 가는 동안 가끔씩 길을 걷다가 또는 숙소에서 만났고툰에서 만난 로즈비타와는 이틀간 같이 걸었다대부분의 순례자들은 아인지델른 대성당과 플뤼엘리-란프트를 목표로 걷고 있다그래서 콘스탄쯔에서 오는 길과 로르샤흐에서 오는 길이 만나는 라퍼스빌 순례자 숙소에서 가장 많은 순례자들을 만났다 

한국에서 떠날 때는 순례자들이 많지 않은 스위스 까미노길에서 길을 잃을까 염려도 했지만 표시가 잘 되어 있고 GPX를 다운로드 받아 놓고 의심이 들 때마다 확인을 하고 걸은 덕에 큰 문제없이 잘 걸었다. 

하지만 생각하지도 못했던 발바닥 물집으로 큰 고생을 했다아침에 3-4시간을 걸으면 심각해지는 발바닥 통증으로 계획대로 걷지는 못했지만 휴식을 하기 위해 대안으로 간 브리엔쯔 로토론 기차여행은 여행 시작부터 빡빡했던 도보 일정에서 벗어나 긴장을 풀기에 아주 좋은 시간이었다. 

스페인 까미노 여행 때는 보통 아침 6-7시에 도보를 시작해서 늦어도 오후 1-2시면 숙소에 짐을 풀었다. 하지만 스위스 까미노 여행에서는 대부분의 숙소에서는 아침을 늦게 먹어 아침 8-9경에야 출발이 가능했다. 그러니 도보를 마치고 숙소에 도착하면 빨라야 오후 3-4시다. 또한 스페인과 달리 언덕을 오르고 내리느라 예상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         

까미노길에서 만난 사람들은 친절했다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받은 덕에 편안하게안전하게, 그리고 행복한 도보 여행을 할 수 있었다. 숙소는 스페인 알베르게보다 규모가 작았고 숙박 비용은 2-3배 비쌌지만 스페인 알베르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시설과 주변 환경이 좋았다 

인터라켄을 지나 메어링겐부터는 카메라가 고장이 나서 아쉽게도 찍고 싶은 풍경들을 맘껏 찍지 못했다. 게다가 유럽형에 맞는 어댑터를 하나만 가지고 가서 카메라와 핸드폰 배터리를 충전하느라 매일밤 잠을 설쳤다이는 어댑터와 함께 3개짜리 멀티 콘센트를 가져갔으면 해결될 문제를 무게만 줄이는 것에 신경을 쓰다 깊이 생각하지 못한 결과다.   

스위스에서도 된다는 광고를 철떡 같이 믿고 사간 한 달간 유효한 데이터 5G짜리 ee유심은 인터넷 연결이 잘 안 되어 3-4일 정도 밖에 사용할 수 없었다다행히 대부분의 숙소에서 와이파이가 가능해 어려움을 해결했지만 스위스에서는 스위스 유심을 사서 쓰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식품은 COOP Migro에서 구입했지만 작은 마을에는 슈퍼가 없어 COOP Migro 보일 때면 들어가서 비상 식량으로 물과일치즈와 요구르트 등을 조금씩 사가지고 걸었다하지만 배낭이 무겁지 않게 매일 적정한 무게(10Kg)를 유지했다. 참고로, 스위스는 수돗물을 자유롭게 마실 수 있다. 마을 길에는 음용 가능한 샘물도 많다. 하지만 밖에서 물을 마실 때면 꼭 음용 적합한 것인지 확인하고 마셔야 한다 

프라이부르크부터 제네바까지는 불어를 사용한다. 프라이부르크는 독일어를 주로 사용할 줄 알았지만 불어를 더 많이 쓰는 것 같다. 나는 불어를 전혀 할 줄 몰라 조금 걱정을 했지만 대부분 독일어로 소통했고 안 될 경우에만 영어를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