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2일(금), Freiburg – Lausanne (기차 이동)
Freiburg 도보 구간: Convict Salesianum – Freiburg University – Freiburg 구시가지, 2시간
Lausanne 도보 구간: Lausanne 역 - Pac de Milan - Lausanne Youthhostel, Lausanne 구시가지, 3시간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있는데 한 노 교수님이 내 자리로 와서 같이 앉아도 되는지 물으신 후 앉으신다. 아침을 먹으며 둘이서 순례자의 길에 대해 얘기를 하고 있는데 조금 있으니 St. Gallen에서 온 개혁 교회 목사님도 와서 읹으셨다. 이 분들은 오늘 있을 워크샵에 참석하러 오셨는데 노 교수님은 나보고도 환경이 주제인데 전문가들이 모인 워크샵이고 참가자들이 아주 특별한 분들이니 참석해 보라고 권하신다. 하지만 나는 순례자의 길을 걷는 중이라고 말씀을 드리고 식사를 마치고 먼저 일어났다.
오늘은 어제 저녁 검색해 둔대로 지도를 보며 프라이부르크 구시가지를 걸어서 둘러보기로 했다. 어제 내린 버스 정류장으로 가서 언덕을 내려가 프라이브르크 대학 사거리에 도착하니 4번 까미노길 표시가 나온다. 까미노 길 표시는 무시하고 발길 닿는 대로 걸어 Zaehringen 다리를 건너 경치를 구경하기 위해 전망 좋은 곳으로 조금 더 올라 갔다가 다시 숙소로 돌아 오니 10시다. 한 시간가량 방에서 쉰 후 사무실로 가서 체크아웃을 하고 프라이부르크 역으로 걸어 내려 갔다.
역으로 가는 길에 누가 뒤에서 봉쥬르하며 인사를 하는데 돌아보니 학생들과 이들을 인솔하는 선생님이 있다. 경주를 여행하다 외국인이 가면 초등학생들이 핼로우하고 인사하듯이 이들도 똑같이 내게 인사를 하고 있다.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여러 사람들이 나를 보고 인사를 하는 것이 재미있다. 여 선생님은 자기도 Lausanne부터 까미노길을 걸었다며 말을 건낸다. 우리는 잠깐 일상적인 인사를 나누고 서로의 갈 길로 헤어졌다.
오늘 보니 학생 기숙사에서 역까지는 걸어서 10분 정도의 거리에 있지만 계속 오르막 길이라 어젯 저녁 역에서부터 걸어 올라갔다면 무척 힘들었겠다. Freiburg 역 안내소에서 기차표를 사고 12시 56분 기차를 타고 로잔역에 내리니 오후 1시 반이다.
Lausanne 역에서 내려 먼저 역 안내소로 들어가 지도를 얻고 유스호스텔 가는 법을 물으니 지하철을 타고 버스로 환승 후 내려서 조금 오래 걸어야 한다. 거리를 보니 발바닥이 아프기는 하지만 한 시간 정도면 도착할 것 같아 지도를 보고 걸어가기로 했다. 오후 날씨는 햇빛은 따뜻하나 바람이 무척 세게 분다.
유스호스텔을 찾아 가는 길에 Milan 공원에 앉아 점심을 먹고 쉬다가 레만호 호숫가 근처로 걸어 가니 4번 까미노길이 보인다. 까미노길 표시를 따라 무작정 걷다 보니 유스호스텔을 지나친 걸 깨닫고 길 가는 청년에게 길을 물어 다시 유스호스텔을 찾아 갔다. 유스호스텔에 도착하니 오후 2시 반이다. 오후 3시부터 열쇠를 준다고 해서 30분 기다렸다 방 키를 받고 들어 가니 오늘도 4인용 숙소에는 나 혼자인 것 같다.
창가 침대에 배낭을 두고 가벼운 차림으로 방을 나와 안내데스크에서 로잔 대성당 가는 법을 물으니 역에서 알려 준 것과는 다른 정보를 준다. 유스호스텔 가까운 곳에 있는 버스 정류장 ’Bois de Vaux’에서 버스를 타고 ‘Delices’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지하철로 갈아탄다. (버스와 지하철 연계도 편리해서 ‘Delices’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길만 건너면 바로 지하철 입구다.) 이 지하철을 타고 로잔역을 지나 ‘Riponne-M. Béjart’ 역에서 내려 조금 걸어 올라가면 바로 대성당이다. 이렇게 편리한 교통편이 있는데 역 안내소에서는 내게 완전히 다른 정보를 주었다.
유스호스텔 직원의 안내대로 Riponne-M. Béjart’ 역에서 잘 내렸지만 출구를 잘못 나와 대성당이 아닌 시가지로 나갔다 우연히 매시간 정각이 되면 인형과 함께 이야기가 나오는 건물 앞에서 잠시 구경을 한 후 길을 물어 대성당을 찾아 갔다. 성당을 둘러본 후 순례자 도장을 받고 나와 대성당 앞 의자에 앉아 잠시 구시가지의 멋진 풍경을 즐겼다.
로잔 대성당을 둘러보고 숙소로 돌아오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Delices’ 역에서 내리려는데 안전요원 같은 검정색 옷차림을 한 사람들이 두 명씩 서서 두 개의 출입구를 막아서고 있다. 무슨 일이 있나 하고 나가려는데 이들은 알고 보니 불법 승차를 단속하는 사람들이다. 나는 잠시 어디에 승차권을 두었는지 생각이 안 나 여기저기 찾느라 시간이 걸렸다. 이들은 내가 불법 승차를 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지 조금 위압적이다. 다행히 유스호스텔에서 준 무료 승차권을 찾아 보여 주니 그제서야 불친절하던 단속인은 웃으면서 좋은 하루 보내란다. 하마터면 불법 승차를 한 승객이 될 뻔했다.
유스호스텔 식당에서 저녁을 먹기 위해 저녁값을 지불하면서 안내 직원에게 이곳은 순례자 할인이 없냐고 물었다. 직원은 순례자 할인이 있지만 예약 시 말하지 않아서 할인해 줄 수 없단다. 다른 유스호스텔에서도 같은 경우였지만 모두 순례자 할인을 받았다고 하니 그제서야 직원은 자기에게 그럴 권한이 없으니 그 대신 저녁 식사를 순례자 가격으로 해서 먹는게 어떠냐고 제안을 한다. 그래서 17프랑 정도 하는 저녁 식사를 11.40프랑을 내고 먹었다. (식사 순례자 할인은 숙박 할인 보다 더 크다.)
여자 4인실에서 혼자 자는데 자정 경에 갑자기 누가 문을 연다. 처음엔 누가 이렇게 늦게 도착했나보다 했는데 그게 아니다. 웬 남자가 트렁크를 문에 두고 서서는 이 방이 여자 숙소인지 남자 숙소인지 영어로 묻는다. 너무 놀라 잠깐 당황해서 아무 말고 못하다 겨우 여자 숙소라고 얘기하니 이 남자는 데스크에서 뭘 잘못 안 것 같다며 물어보겠다고 문을 닫고 간다. 나는 너무 놀라 혹시 내가 남녀 혼용방을 예약한 것인지 확인을 해 보았다. 나는 분명 여자 4인실을 예약했는데 이건 또 무슨 일인가? 이 일이 있은 후 2시간가량이나 뒤척이다 새벽에 겨우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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