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6일(토)
도보 구간: 은파 호수공원 버스 정거장 – 부곡산 – 월명공원 입구 – 수시탑 – 수덕 공원 - 초원 사진관 - H 모텔, 11 Km
걸린 시간: 3시간
선유봉을 내려와서는 해무가 심해져 섬에서 구불길을 계속 걷기 보다는 지난 번 걸은 구불 6길의 숲길이 나을 것 같아 버스를 타고 비응항 환승장에 내리니 바로 오후 4시에 떠나는 8번 버스가 서있다. 은파호수공원 입구에 오후 4시 반에 도착해 구불 6길을 걷기 시작했다.
2주 전, 군산 방문 때는 샤스타 데이지 꽃이 만발해 있었는데 오늘은 노란 금계국이 군산 어디에나 예쁘게 피어 있다. 월명 제방을 지나 청소년 수련원 근처 노점에서는 상인들이 기른 야채를 파는 곳이 있다. 이틀간 걸으며 간식으로 먹기 위해 긴 파프리카를 한 봉지에 5,000원을 주고 샀다.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숲길을 걷는 사람들이 없어 2주 전과는 다르게 숲길은 조용하다.
수시탑을 지나 해망굴로 내려와 2 주전 길을 잃었던 군산 서초등학교 앞에서 표시를 찾으니 이번에는 나무 밑에 낮게 세워 둔 구불길 안내 표시가 눈에 들어온다. 수덕산 공원을 지나 군산 신흥교회 쪽으로 내려오니 또 구불길의 노란 리본이 사라졌다. 아마 공원에서 얘기를 하며 걷느라 길을 잘못 들었나 보다.
해가 질 때가 되어 여기서 걷기를 마치고 초원 사진관으로 가서 잠깐 관광을 하기로 했다. 초원 사진관 주변에는 젊은 관광객들로 붐벼 이제야 군산이 관광지란 느낌이 든다. 한일옥 근처에서 저녁을 먹으려 했지만 막막하다. 숙소에 전화해 간장게장 집을 추천해 달라고 하니 사장님은 선창가에 있는 ‘유락’으로 가란다. 원래는 밥을 먹고 숙소로 들어 갈 생각이었는데 ‘유락’은 숙소를 지나가야 해서 숙소에 배낭을 두고 가기로 했다.
‘초원 사진관’에서 지도를 보며 숙소를 찾아 들어가니 저녁 7시 40분이다. 숙소 사장님은 유락 식당에서는 보통 저녁 8시까지만 손님을 받는다고 알려 주셔서 저녁을 못 먹을 까봐 깜짝 놀라서 사장님에게 우리가 가는 동안에 식당에 전화를 해 달라고 부탁하고 어둑해 지는 길을 걸어 부지런히 식당에 도착하니 다행히 식당에는 저녁을 먹는 사람들이 아직 많다.
윤기가 자르르하게 지어져 나온 흰 쌀밥에 간장 게장과 서대탕, 그리고 정성들인 밑반찬으로 저녁을 맛있게 먹고 나니 하루 종일 걷느라 피곤했던 몸에 기운이 생긴다. 간장 게장은 삼삼하고 싱싱해서 아주 맛이 있었지만 서대탕은 생선은 맛있었으나 후추 맛이 너무 강하고 탁해 아쉽게도 국물은 거의 못 먹었다. 다행히도 밑반찬이 모두 맛이 있었다.
길을 건너 숙소로 돌아와 숙소 프론트에 두었던 배낭을 챙기며 사장님 부부에게 덕분에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고 인사를 드리니 기뻐하신다. 그러면서 식당 '유락'은 군산에서 유일하게 국내산 재료만 쓰는 곳이고 군산 사람들이 가는 식당이라고 알려 주신다.
숙소에 들어가 오늘 걸은 거리를 보니 19Km다. 새벽부터 일어나 군산으로 내려와 아침 11시 반부터 저녁 8시까지 거의 8시간을 걸었더니 몸이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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