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랑길

서해랑길 1코스: 해남 땅끝탑 - 송지면 사무소

hadamhalmi 2022. 8. 9. 20:23

 

2022년 8월 6일(토)

 

도보 구간: 땅끝해남터미널 - 땅끝탑 - 송호 해수욕장 - 송지 저수지 - 마련 버스정거장 -  대죽리 삼거리 - 소죽길 - 송지면 사무소, 16.5Km (실제 걸은 거리 19.8Km)

걸린 시간: 5시간 10분   

 

 

반더룽 투어를 통해 간 도보 여행.

 

2022년 6월 22일 개통한 서해랑길은 땅끝 해남에서 인천 강화도까지 총 길이 1,756Km로 109개 코스로 이루어져 있다. 7월 말 인터넷 검색을 하던 중 반더룽 카페에서 1코스 트레킹 모집을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서해랑길 1코스가 궁금했지만 8월 첫주말이면 한여름 땡볕에 걸어야 하는 것이라 고민을 하고 있는데 아차산 산행을 하다 서해랑길 1코스 얘기를 하니 같이 가자는 사람이 나타났다. 서울서 내려가면 해남에 12시 경에 도착해서 한낮 더위에 5시간을 걷는 것이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같이 걷는 사람이 있으니 고민없이 둘이 걷기로 하고 도보 신청을 했다.

 

양재역에서 아침 6시 50분에 여행 버스를 타고 내려가는데 일기 예보에서는 오후 1-2시부터 비가 온다고 하니 은근히 기대를 했다. 하지만 걷는 내내 비는 한 방울도 안 내리고 8월 한낮 뙤약볕에 땀을 뻘뻘 흘리고 걸으니 발검음이 무겁고 기운이 없다. 같이 간 집사님은 약간 어지럽다고 하시니 더위를 먹을까 걱정이다. 더운 날씨로 인해 걷는 중간에 도보를 포기하고 버스로 가겠다는 사람들도 있었고, 길을 잘못 들었다는 것을 알지만 다시 돌아가기는 시간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들 것 같아 목적지를 향해 차도를 따라 걸어 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서해랑길 1코스 시작점인 땅끝탑은 공사중이라 위험해서 내려가지 않고 그냥 지나쳤다. 그래서 1코스 시작 안내 표지도 보지 못했다. 송호 해수욕장을 지나서는 생각없이 앞에 걷는 사람을 믿고 따라 가다 2번이나 길을 잘못 들어 서해랑길로 되돌와 와야 했고, 또 한번은 송지면사무소를 30분 남겨두고 대죽길 삼거리에서 갈림길의 표지가 안 보여 대죽리 마을로 들어 갔다 나오는 알바를 했다. 다시 삼거리로 되돌아와서 다른 방향의 길을 보니 멀리 리본이 흐릿하게 보인다. 주홍색과 노란색의 서해랑길 리본은 햇볕이 강한 날에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도보를 시작하기 전 인솔 대장은 오후 5시까지 송지면 사무소에 도착해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 4km를 남겨두고 모이기로 한 오후 5시까지는 조금 여유가 있어 미리 도착하면 시원한 콩국수를 먹자고 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두 번의 알바로 인해 5시까지 도착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오후 4시반 경에 대죽리 삼거리에서 소죽리를 향해 걸으며 인솔 대장에게 전화를 해서5시까지 도착이 어려울 것 같다고 미리 상황을 알렸다.

 

야트막한 산길을 걸어 소죽리 마을 쉼터를 지나니 쉼터에서 쉬고 계시는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더운 날 왜 쉬지도 않고 땀을 뻘뻘 흘리고 걷냐고 물으신다. 하지만 도착 시간에 늦었으니 대답할 여유도 없어 웃으며 목 인사만 드리고 부지런히 걸어가니 예쁘고 짧은 숲길이 나온다. 언덕을 넘으니 송지면 사무소가 있는 마을이 보인다. 송지 초등학교를 지날 때쯤 우리를 기다리는 인솔대장의 전화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힘을 내서 조금 더 걸어가 오후 5시 10분에 드디어 종착지인 송지면 사무소에 도착했다. 

 

더위에 목이 너무 말라 먼저 길 건너편에 있는 편의점으로 가서 얼음과 생수 2병을 사서 보온병에 담아 시원한 물을 마시고 나니 갈증이 해소되어 정신이 나고 살 것 같다. 면사무소에 서 있는 버스로 가니 모두가 도보를 마치고 버스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얼마나 미안하던지.

 

우리가 버스에 타자마자 버스는 부지런히 달려 군산 휴게소에 도착했는데 휴식 시간은 달랑 10분이다. 서울 도착 시간이 늦어 저녁 간식을 먹을 시간도 없다. 걸으면서 보니 이 분들은 우리처럼 편안히 앉아 밥도 안 먹고 행동식만 하는 것 같았다. 대단하시다. 서울에 도착하니 밤 10시다. 이번 여행은 경치를 즐기면서 걷는 도보 여행이 아니라 극기 훈련을 하고 온 기분이다. 그래도 무사히 하루 일정을 마칠 수 있어 감사할 뿐이다.

 

 

 

땅끝탑은 공사중이다.
후박나무
독살
순비기 나무
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오면서 본 서해안 낙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