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랑길

서해랑길 81코스: 장고항 당진 파출소 - 유곡2 교차로

hadamhalmi 2023. 8. 28. 00:22

2023년 8월 26일 (토)

도보 구간: 장고항 당진파출소 - 마섬 포구 - 석문 방조제 - 석문국가산업단지 - 석문 송산 간척지 - 삼화교 - 백석 3교 - 파인스톤 CC - 유곡2 교차로, 21.5Km
걸린 시간: 5시간 15분 

 

강남터미널 센트럴 시티에서 아침 7시 10분 고속 버스를 타고 당진 터미널에 내리니 8시 40분이다. 당진터미널 시내버스정거장으로 가서 9시에 출발하는 120번 버스를 타고 50분 후 장고항 2리 복지회관 앞에서 내렸다. 장고항 2리 마을회관 정거장과 장고항2리 복지회관은 걸어서 1분 거리에 있는데 가까워서 그런지 버스 기사에게  장고항 2리 마을회관 정거장에서 내린다고 미리 말씀을 드렸지만 장고항2리 복지회관 앞에 차를 세워주었다. 버스에서 내려 바닷가쪽으로 5분 정도 걸어 내려가니 장고항 당진 파출소 옆에 서해랑길 안내판이 서있다. 그런데 무성하게 자란 잡초로 가려져 있어 눈에 잘 안 띄었다.   

오늘 아침 기온은 27도이고 날씨는 흐리다. 인터넷에서 서해랑길 81코스를 검색해 보니 오늘 22Km 정도를 걸어야 한다. 그런데 그늘이 없는 아스팔트 길이고 도중에 점심 먹을 식당도 없을 것 같아 집을 떠나기 전에 1.5리터의 물과 충분한 간식을 배낭에 챙겨 넣었다.  

장고항 당진 파출소를 출발해서 마섬 해안가로 가니 그렇게 좋은 환경이 아닌데도 차박을 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마섬 버스정거장 건너편에 있는 화장실로 들어가 수건에 물을 적시고 나왔다. 더위를 식히기 위해 머리에 쓰고 모자를 썼더니 시원하다. 오늘은 가끔씩  바닷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와 걸을 만하다.

마섬 방조제를 지나 마섬 포구에서 서해랑길 표시를 찾았지만 보이지 않는다. 주위를 둘러보니 마섬 방조제 쪽으로 하얀 서해랑길 화살표가 남아 있다. 방조제 위로 걷는 길이 막혀 있어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옆으로 돌아가 장매물을 넘어 방조제 위를 걸었다. 바닷 바람도 불고 바다 풍경을 즐기며 1Km 정도를 걸어가다 오른편에 보이는 아주 커다란 흰 돔이 궁금해 카카오 지도를 켜고 서해랑길 81코스 검색했더니 길을 잘못 왔다.

서해랑길은 방조제와 나란히 있는데 호수 건너편에 있다. 마섬 포구로 되돌아 가다가 1Km 이상을 돌아가느니 방조제를 내려가 흰 돔과 호수 사이에 있는 시골길로 나가면 석문 산업단지로 연결될 것 같아 가던 길을 되돌아왔다. 방조제를 내려갈 방법을 생각하며 흰 돔 근처까지 걸어가니 누군가 방조제에 큰 밧줄을 매달아 놓았다. 조금 낡았지만 수락산 정상에서 밧줄을 타고 내려오는 방법을 배운 적이 있던지라 배운 것을 기억하며 끈을 잡고 조심해서 도로로 내려 왔다.

찻길을 건너 호숫가로 나 있는 한적한 시골길로 들어서니 차들이 다닌 흔적이 있고 조금 더 들어가니 길에 차를 세워두고 낚시를 하는 사람이 있다. 분명 건너편 도로까지 길이 이어질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흙길을 따라 한참 동안 걸어 갔는데 호수가 끝난 부근의 오른쪽에 있는 골프장 근처에서 길이 사라졌고 우거진 풀숲이 나타났다. 되돌아 가기에는 너무 멀리왔고 해서 풀숲을 헤치고 넘어가니 다행히 산업단지의 넓은 공터에 키 낮은 잡초만 자라고 있고 차가 다닌 흔적도 있다. 풀밭 길을 따라 걸어가다 도로로 나가니 서해랑길 리본이 보인다. 다행히 큰 어려움 없이 다시 서해랑길로 들어섰다.   

황량하고 지루한 석문 산업단지를 지나니 석문 송산 간척지이다. 그런데 간젗기에 조성된 논의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간척지를 지나는 길의 왼쪽에는 석문호가 있지만 높은 흙벽을 쌓아 두어 보이지는 않는다. 길 오른쪽에 있는 드넓은 간척지 평야에서 익어가는 벼를 보며 그늘도 없고 주변에 쉼터도 없는 아스팔트길을 1시간 30분 동안 걸었다. 그래도 아무도 없는 드넓은 간척지에서 풀벌레 소리를 맘껏 들으니 좋았다. 또한 가끔 불어오는 바닷 바람이 더위를 식혀 주었다.

간척지 도로를 따라 한 시간 이상 걸어가니 드디어 멀리 북부산업도로가 보인다. 혹시 저 도로 밑에 가면 쉼터가 있을까 하고 힘을 내서 걸어 갔지만 간이 화장실만 있다. 그래도 이곳이 지금 내가 그늘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쉴만한 곳을 찾으며 왼쪽 호숫가 편에 만든 흙벽 위로 올라가 호숫가를 내려다 보니 누군가 버린 쓰레기가 눈에 거슬렸지만 아래를 내려다 보지만 않으면 호수를 보며 피곤한 발도 쉬게 하고 더위를 피해 쉴 수 있을 것 같아 자리를 펴고 잠시 쉬었다 가기로 했다.

쉼터가 없는 최악의 상황에서 한 이 결정은 이곳을 지나 유곡리를 향해 걷다보니 아주 잘한 일이었다. 이곳을 지나면 다시 한 번 광활한 간척지를 지나서 파인스톤 CC 입구까지 1시간 반 정도 더 걸어야 하고 또다시 그늘도 쉼터도 없기 때문이다. 파인스톤 CC 입구로 들어가니 드디어 그늘이 있다. 잠시 길가에 앉아 숨을 돌렸다가 일어나 무수 2교를 지나자마자 있는 오른쪽 길로 들어서니 드디어 나무 그늘이 조금씩 있는 길이다. 이 그늘길은 파인스톤 CC 울타리까지 이어지다 마을로 나가서는 다시 해를 등지고 시골길을 걸었다.

멀리 오늘의 목적지 근처의 아파트 단지가 보인다. 더위에 제대로 쉬지 못해 조금 피곤했지만 기운을 내서 시골 마을길을 지나 언덕을 넘으니 드디어 유곡2리 교차로다. 길을 건너 유곡2리 교차로에 서 있는 서해랑길 안내판을 확인한 후 버스 시간표를 검색해 보니 엠코타운아파트 정거장에서 11분 후에 당진 터미널 가는 버스가 있다. 서둘러 버스 정거장으로 가서 오후 3시 18분에 온 310번 버스를 타고 23분 후 당진 터미널에 도착했다.     

버스를 타고 나오면서 서울가는 버스표를 예매하려고 했지만 당진 터미널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 지 몰라 터미널에서 표를 사기로 했다. 그런데 오후 3시 40분 경에 매표소로 가니 오후 4시 차표는 이미 매진되어 오후 4시 20분 버스를 구입했다.서울로 올라가는 길은 토요일 오후라 차가 많아 센트럴시티 터미널에 도착하니 저녁 6시 반이다.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궁금하다
석문호
간척지 구간을 걷는 중 유일한 그늘인 이 산업도로 아래서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