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랑길

서해랑길 100코스: 곤릉 버스정거장 - 대명항

hadamhalmi 2023. 8. 16. 23:15

2023년 8월 15일 (화)

도보 구간: 곤릉 버스정거장 - 길직리 입구 버스정거장 - 나들길 흙집펜션 - 이규보 선생묘 - 길직1리 마을회관 - 강화 학생 체육관 - 성공회 온수 성당 - 금풍양조 - 전등사 남문 입구 - 길상 낚시터 - 초지대교 - 대명항 60-3번 종점, 16.5Km
걸린 시간: 5시간

 

오늘은 서해랑길을 걷고 서울 집으로 가야한다. 집으로 가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100코스는 역방향으로 걷기로 했다. 어제 101코스를 걷느라 48번 버스를 타고 곤릉 버스정거장에 간 경험이 있어 오늘은 버스 창밖으로 보이는 것이 더 많다. 8시 50분에 버스를 타고 20분 후에 곤릉 버스정거장에서 내렸다

오늘도 폭염주의보가 내렸다. 아침 9시 기온이 벌써 27도다. 오늘은 반나절 이상을 그늘이 없는 도로를 따라 걸어야 한다. 그래서 딸아이 집에서 나오면서 얼음물을 두 병, 물, 오이와 과일도 넉넉히 챙겼다

곤릉 버스정거장에서 길직리 입구 버스정거장까지는 버스를 타고 온 찻길을 따라 걸었다. 길직리 입구에서 마을길을 따라 내려 가니 300년 이상된 길직리 부부 느티나무 두 그루가 멋지게 서 있다. 나들길 흙집 펜션으로 가는 갈림길에서 잠시 길을 잃었다.  초록빛 논 건너편에 보이는 숲이 이규보 묘인 것 같았지만 서해랑길로 돌아가기로 했다. 갈림길로 되돌아가서 나들길 흙집 펜션으로 가니 펜션 뒤쪽에 숲으로 올라가는 좁은 길이 있다. 서해랑길 리본을 따라 숲으로 들어갔다 나와 연등 국제 선원 앞으로 연결된 도로다. 이곳을 지나 언덕을 넘어 한참을 걸어가는데 느낌이 이상하다. 지도를 보니 또 서해랑길을 벗어났다. 되돌아 가면서 보니 이규보 선생 묘 뒷숲으로 이어지는 서해랑길 리본이 보인다.     

다시 서해랑길로 들어섰다. 길직 1리 마을회관을 지나 산촌마을 입구 버스 정거장에서 더위를 피하려고 잠시 쉬었다. 나무그늘이 마땅치 않을 때는 버스 정거장에서 쉬는 것이 편하다. 한 정거장을 더 걸어가니 산촌 버스정거장 근처 시골집 길가에 아주까리가 한무더기 있는데 아주 크고 높게 자랐다. 주인 아주머니에게 기름을 짜려고 키우냐고 물으니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아주까리 새순을 따서 말려 나물로 먹으려고 키우는 것이란다. 아주까리 나물을 먹는 것은 오늘 처음 알았다

산촌마을 언덕을 넘어서니 길정 저수지가 더 가까이 보인다. 곤릉 버스정거장에서 도보를 시작하면서 멀리 보이던 길정 저수지를 반바퀴 돌아왔다. 2009년도에 강화 순례자님의 안내로 전등사에서부터 길정저수지를 끼고 곤릉을 거쳐 외포리까지 걸었는데 서해랑길은 길정저수지를 멀리 돌아오게 만들었다.

강화학생체육관을 지나니 또 한 그루의 큰 느티나무가 서 있다. 큰나무 그늘에서 잠시 쉬었다 성공회 온수 성당에 도착했다. 14년 전에 온수 성당을 방문한 적이 있어 오늘은 그냥 지나치기로 했다. 성당을 지나서 길을 건너야 하는데 또 서해랑길 리본을 못 보고 걸어가다 개구리 참외를 파는 노점을 만났다. 처음 보는 개구리 참외 맛이 궁금했지만 배낭도 무겁고 아직 갈길이 멀어 참기로 했다. 그래도 길을 잃은 덕에 개구리 참외를 볼 수 있었다. 다시 온 길로 되돌아가서 서해랑길 리본을 찾아 걸어 가다 왼쪽을 보니 조금 전 개구리 참외 파는 할머니 노점 근처다.

지도를 봤더라면 바로 금풍양조장으로 갔을텐데 게으름을 피우다 더위에 힘들게 더 걸었다.금풍양조장으로 들어가 더위도 식힐겸 탁주와 막걸리를 시음해 보았다. 시음을 도와주시는 분께 아직 8km를 더 걸어야 하니 시음하는 양보다 적게 달라고 해서 맛만 보고 나왔다

금풍양조장을 나와 길상초등학교를 지나니 큰 차도다. 여기서부터 초지대교 김포 구간까지는 차도를 따라 걸어야 한다. 전등사 남문 입구를 지나 장흥리 입구 교차로 쉼터에서 쉬기로 했다. 그늘이 없는 쉼터지만 오르막길을 걷느라 힘도 들고 날씨가 너무 덥다. 빵과 과일을 먹으며 에너지도 보충하고 습기찬 양말도 벗어서 말렸다.

장흥리 입구 교차로를 건너서는 차도 옆 시골길을 따라 걸었다. 그런데 오늘이 광복절 휴일이라 그런지 차량이 많아 초지대교 나가는 차들이 이 길로도 자주 다녀서 차들을 피하며 조심해서 걸어야 했다. 이 길은 나무 그늘이 하나도 없어 더운 날씨에 걷는 게 무척 힘들다. 한 시간 가량 걸으니 초지대교 사거리에 있는 초지광장 쉼터에 도착했다. 쉼터 화장실에 들어가 세수를 하고 나오니 그늘진 쉼터가 있다. 쉼터로 가서 배낭을 베고 누워 쉬었더니 다시 걸을 힘이 생긴다

초지대교를 건너는데 차량이 많아 차가 가다 서다를 반복해서 차량 속도는 내가 걸어가는 것보다 조금 빠르다. 김포로 넘어와서는 길을 건너 철조망이 쳐있는 바다를 보며 걸었다. 60-3번 종점부터 99코스 종점인 대명항 입구까지는 지난 번 99코스를 걸은 후 구래역으로 가는 60-3번을 타기 위해 서해랑길 100코스를 구간을 조금 걸었고, 날씨가 너무 더워서 오늘은 60-3번 종점까지 걷기로 했다. 시계를 보니 오후 2시 10분이다. 

100코스 구간에 있는 60-3번 종점으로 들어가니 마침 버스가 떠나려고 한다. 바로 버스를 타 자리에 앉았지만 에어컨 바람은 미지근하다. 그래도 더위를 식힐 수 있으니 감사하다. 구래역에서 내려 김포 골드라인으로 환승해 김포공항역으로 와서 9호선 급행을 타고 종합운동장역에서 내렸다. 연결이 잘 되어 2시간 걸렸다. 이틀 전 김포로 가면서 종합운동장역 입구에 자전거를 세워두었는데 자전거를 보니 누군가 뒷바퀴 노즐을 빼가서 뒷바퀴 바람이 빠져 있다.

날은 여전히 더웠지만 자전거 수리점까지 자전거를 끌고 가서 노즐도 끼우고 타이어에 바람을 넣으니 다행히 자전거는 다시 멀쩡해졌다. 날이 덥고 힘들다고 100코스 도보 종착점인 대명항까지 안 걷고 왔는데 결국 서울로 돌아와서 그보다 두 배는 더 걸었다. 그래도 무더운 날씨에 무사히 도보를 끝내서 감사할 뿐이다.

 

 

곤릉 버스 정거장
길정 저수지. 저멀리 보이는 마을을 향해 걸어가야 한다.
길직리 부부 느티나무
강화 길상면 까치골 느티나무
나들길 흙집 펜션 뒷마당에 있는 고무신
이규보 선생 묘 뒷숲으로 들어 가는 길
산촌마을입구 버스 정거장

 

아주까리
길정 저수지
성공회 온수 성당
길상 낚시터
초지광장 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