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랑길

서해랑길 80코스: 삼길포항 - 장고항

hadamhalmi 2023. 9. 24. 22:39

2023년 9월 23일(토)

도보 구간: 삼길포항 - 도비도항 - 대호방조제 - 당진 전력문화홍보관 - 고로 3리 - 왜목마을 해수욕장 - 용무치항 - 장고항 해양경찰서, 17.2 km
걸린 시간: 4시간 20분

 

오늘 아침 집을 나설 때 서울 날씨는 맑았다. 하지만 강남 센트럴시티에서 아침 6시 50분 버스를 타고 내려가며 서해 대교를 지나는 데 날씨가 많이 흐리다. 일기 예보를 보니 서산과 당진의 오늘 날씨는 하루종일 흐리다. 서산으로 내려가는 길이 조금 막혀서 9시 경에 서산 터미널에 도착했다.

서산 터미널에서 9:25분에 삼길포를 거쳐 도비도까지 가는 920번 좌석버스를 타고 80코스 시작점인 삼길포 종점으로 향했다. 50분 정도 지나 버스가 삼길포항 입구에 섰는데 버스에 탔던 모든 승객들이 다 내린다. 버스가 출발하지 않아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기사님이 혼자 남아 있는 나를 보더니 주말에는 혼잡해서 삼길포항으로 안 들어가니 삼길포항으로 가려면 여기서 내려야 한다고 알려 주신다. 기사님의 친절한 안내가 없었더라면 도비도로 갈 뻔 했다. 감사 인사를 드리고 내려서 보니 서해랑길 시작점까지 걸어 들어갔다 다시 이곳으로 나와야 한다. 잠깐 고민을 하다 어차피 79코스를 걸으려면 80코스 시작점을 갔다 오는 게 나을 것 같아 7분 정도 삼길포항으로 걸어 들어가 서해랑길 표지판을 찾았다.

서해랑길 안내 표시를 보며 오늘 걸을 거리를 확인한 후 다시 삼길포항 입구 주차장으로 나와 방조제로 올라가 바다를 보며 도비도항까지 걸었다. 흐린 날씨지만 바닷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 걷기에 딱 좋다. 

방조제에서 내려오니 도비도다. 난지섬 해수욕장 안내판을 보며 왼쪽으로 조금 걸어 들어가니 화장실이 있다. 화장실 건너편의 작은 다리를 건너면 바다를 끼고 걷는데 해안가의 작은 공터에는 야영 및 취사행위 금지라는 농어촌 공사의 안내에도 불구하고 캠핑하는사람들로 북적인다.  

도비도 전망대를 지나 대호 방조제로 올라갔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긴 이 방조제는 당진 전력문화홍보관 입구까지 이어진다. 방조제에서 내려와서는 고로 3리를 지나 왜목해수욕장까지 찻길을 따라 걷는 지루한 길이다.

왜목해수욕장에는 물이 빠지는 시간이라 조개나 바다 생물을 채취하려는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이 열심히 땅을 파고 있다. 바다를 보고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 모래해변에 잠시 배낭을 내려 놓고 발을 담구려고 바닷물로 들어갔지만 발바닥에 걸리는 까칠한 돌들이 많아 위험해서 금방 나왔다. 자리를 깔고 모래해변에 누워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고 나니 오후 2시다. 당진 터미널로 가는 버스를 타려면 늦어도 3시에는 장고항에 도착해야 할 것 같아 짐을 챙기고 일어나 다시 서해랑길로 들어 섰다.

왜목해수욕장을 벗어나니 차도를 따라 걷다 언덕을 넘어 마을길로 들어선다. 누렇게 익어가는 벼를 보며 길을 걷다보니 용무치항이다. 용무치항에서 장고항은 그리 멀지 않다. 장고항에 들어서니 캠핑장 규모가 엄청난데 빈 자리가 없을 정도도 붐빈다. 장고항 해변을 따라 조금 걸어가니 오늘의 종착점인 장고항 파출소다. 지난 여름 풀로 무성해 서해랑길 안내판이 보이지 않았는데 오늘은 주변이 깨끗해서 보기가 좋다. 

도보를 마친 후 버스를 타기 위해 장고항 2리 복지회관 버스정거장으로 걸어 가는데 뒤에서 큰 차가 오는 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보니 143번 버스다. 버스를 타기 위해 급하게 길을 건너 버스정거장으로 가려는데 버스가 장고항 교차로에서 좌회전해서 멈춰 선다. (장고항 파출소에서 도보를 마친 후 길 건너편 버스 정거장의 버스 시간을 보았으면 좋았을텐데 그래도 복지회관 근처에 버스가 자주 있을 것 같아 장고항 교차로로 가던 길이다.) 

버스 기사님의 친절함 덕분에 터미널 가는 버스를 기다리지 않고 바로 탈 수 있었다. (이 버스는 아마도 장고항 파출소 근처 장고항 2리 버스 정거장에서 2시 40분 경에 떠난 것 같다.) 기사님께 세워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드린 후 터미널로 가는 버스 안에서 강남 센트럴시티로 가는 오후 4시 버스를 예매를 했다. 2시 45분 경에 장고항 교차로에서 버스를 탔는데 터미널에 도착하니 3시 30분이다. 

서해랑길 80코스는 워낙 길이 단순해서 길 표시가 잘 되어 있고, 화장실도 적절하게 분포되어 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이 구간의 화장실에는 휴지가 있는 곳이 한 군데도 없다. 이 구간을 걷는 도보 여행객들은 휴지를 꼭 가지고 다녀야겠다. 방조제를 벗어나면 마을이 있는 찻길을 따라 걷다보니 편의점이나 가게도 자주 있다. 

 

삼길포항
삼길포항 입구 주차장에 있는 버스 정거장
삼길포항
도비도항으로 가는 방조제
대호방조제
멀리 왜목해수욕장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