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도보 여행

영월 동강 옛길

hadamhalmi 2023. 10. 14. 21:44

2023년 10월 14일(토)

도보 구간: 삼옥1리 베어가 박물관 - 동강 강변길 - 전망대 - 동강 시스타 콘도 - 전망대 - 다리 -거운분교, 7Km
걸린 시간: 3시간 

 

승우여행사 상품으로 간 동강 옛길.

아침에 집을 나설 때 빗방울이 약하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잠실역 9번 출구 교통회관 앞에서 7시 반에 여행사 버스를 타고 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비가 점점 세게 내린다. 세차게 내리던 비는 다행히 치악산 휴게소에 도착할 즈음에 그쳤다. 

버스는 10시 50분 경에 삼옥교를 지나 베어가 박물관 앞에서 멈췄다. 영월 날씨 예보에서는 오늘 오후 2시 이후에 비가 내린다고 했는데 버스에서 내리니 약하게 부슬비가 내린다.  베어가 박물관 근처에 있는 동강 옛길 안내 지도를 본 후 동강 옛길을 걷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동강을 따라 걸었지만 곧 거운분교를 향해 10분 정도 급경사인 산길을 올라가서는 다시 내리막길이다. 

동강 시스타 콘도 앞에는 코스모스 밭이 조성되어 있다. 시스타 둘레의 동강 옛길이 공사 중이라 시스타 콘도 정문으로 올라가 문화재 유적 발굴 중인 곳의 차도 건너편 숲길로 들어서니 다시 동강 옛길로 들어선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아쉽게도 어디에도 동강 옛길의 이 구간이 대공사 중이니 우회해서 가라는 안내는 보이지 않는다.) 

부슬부슬 내리던 비는 두 번째 전망대로 가는 길에 멈췄다. 전망대로 가는 길은 무척 험했다. 특히 경사가 심한 내리막길이 길어 조심해서 걸어야 했다. 내리막길이 너무 위험해서 밧줄을 잡고 내려가야 하는데 밧줄이 오래되고 낡아 장갑을 끼지 않으면 손에 밧줄 가시가 박히기도 하니 조금 위험했다. 치악산 휴게소에서 쉬면서 가이드가 장갑 안 가져온 사람은 꼭 장갑을 사라고 했지만 한 번도 장갑이 필요한 적이 없었기에 흘려들었는데 이 길은 정말  장갑이 필요하다.  

이 전망대에서는 오늘 오후에 갈 목골마을 홍메밀밭이 조금 보인다. 잠시 전망대에서 쉬었다가 거운 분교를 향해 출발했다. 전망대부터 거운분교까지는 지금까지 온 길에 비하면 조금 편안한 길이다. 하지만 이 길도 오르막과 내리막이 여러 번 있고 가끔 너덜길도 있다. 그래도 한적하게 때묻지 않은 산길을 걸을 수 있어 좋았다. 마을에 가까워지니 숲길에는 여기저기 쓰레기가 굴러다녀 보기에 흉하다.    

동강 옛길을 걸어서 거운 분교에 도착하니 영월고 3기 동창모임을 하고 있다. 거운 분교 운동장에 2019년에 함께 환갑잔치를 했다는 동창생들의 사진을 세워 두었는데 아이디어도 참신하고 재미있다. 59년생들의 동창 모임인데 110명의 졸업생 중 10명 정도는 돌아가셨고, 100명의 졸업생 중 오늘은 50명 정도 참가할 것 같다는 3기 졸업생 한 분의 설명을 들었다. 끈끈한 정으로 뭉쳐진 영월고 3기 동창생들의 삶이 귀해 보인다. 

거운 분교를 나와 길 건너편을 보니 삼옥탐방안내소가 있다. 그러고 보니 지난 7월에 동강 잣봉을 걸으러 왔던 곳이다. 30분 정도 지나니 오늘 함께 걸은 사람들 모두 무사히 거운 분교에 도착했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여행사 버스를 타고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홍메밀꽃을 관람하는 목골마을로 가서 목골 부녀회에서 끓여 파는 육개장을 맛있게 먹었다. 무를 넣고 끓인 육개장은 처음 먹어 보았는데 맵지 않고 좋았다.   

점심 후 홍메밀밭과 동강 주변을 산책하며 편안히 자연을 즐긴 후 오후 3시 반에 서울로 출발했다. 조금 전까지 해가 쨍쨍났던 영월 날씨와는 다르게 제천에서 고속도로로 들어서니 갑자기 비가 세차게 내리기 시작한다. 이 비는 여주 휴게소에 도착할 즈음에 그쳤다. 

하루종일 오락가락하던 날씨였지만 운좋게도 도보를 시작할 때 비가 잠깐 내린 것 외에 여행하는 중에 날씨는 좋았다. 동강 옛길은 산길이 험하다. 개나리 봇짐에 짚신을 신고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유난히 험하고 자주 반복되는 이 길을 다니느라 옛사람들의 삶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느껴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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